<이슈&인물> ‘뽕쟁이’ 돈스파이크

대중도 가족도 속인 추악한 민낯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잘나가던 작곡가 겸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린 돈스파이크가 몰락했다. 지인들과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방송사들도 손절에 나섰다. 최근까지 방송 출연도 활발했던 그가 마약을 투약한 건 결혼 전부터다. 특히 동종 전과가 3번이나 있던 것으로 알려져 상습범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돈스파이크는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김범수의 담당 편곡자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었다. 이외에도 <진짜 사나이> <슈가맨>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보였고 <식신로드 LIVE> 고정 MC로 매주 출연해 먹방을 보여 주기도 했다. 자신의 인기에 취한 탓일까? 잘나가던 셀럽 돈스파이크는 마약 투약으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000회분 소지
한 호텔서 체포

돈스파이크는 1977년 1월24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휘문고를 졸업해 연세대 음대에 진학했으나 제적당했다. 이름의 유래는 스페인어로 귀족을 칭하는 경어 ‘Don’과 ‘긁다’라는 뜻의 ‘스파이크’를 합친 거라고 MBC <라디오스타>에서 설명했으나 사실 돈까스+스파게티+스테이크라고 <슈가맨>에서 밝혔다.

그가 연예계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그룹 포지션 객원 연주자로였다. 그러던 와중에 작곡 능력을 인정받아 가요계 여기저기서 작곡을 의뢰받게 돼 전문적인 대중음악 작곡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한국국제예술원의 교수로 재직 중인 돈스파이크가 작업한 대표 노래로는 엑소의 ‘12월의 기적’, 코요태의 ‘경고’, 브라운아이드소울의 ‘go’, 이석훈의 ‘고백’, 나얼의 ‘귀로’, 김범수의 ‘그댄 행복에 살텐데’, 김연우 ‘중독된 사랑’ 등이 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수입에 대해 “한 달에 대기업 초봉 정도를 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8년경부터는 본격적으로 예능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하며 방송활동을 하게 됐지만 수줍음이 많아 본인이 그런 쪽으로 갈 줄은 몰랐다고 한다. 특히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김범수의 담당 편곡자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같은 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SPP(스포츠 프리젠테이션) 부문 총괄 음악감독으로 선임됐고 당시 경기장 내 선곡되는 모든 음악 및 음향 콘텐츠의 연출을 책임졌다.

그는 작곡가 이전에 미식가이기도 하다. 2017년 10월15 방영된 <미운 우리 새끼>에서 박수홍·윤정수가 돈스파이크 집에 놀러갔는데, 해당 방영분에서 고기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인분쯤 되어 보이는 대형 쇠고기를 거의 자르지 않고 통째로 스테이크로 구워서 세 사람이 나눠 먹었다.

‘고기 방석’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초대규모 스테이크에 먹는 사람들도 목장갑과 비닐장갑을 겹쳐 착용해 양손에 잡고 뜯어 먹었는데 ‘고기 뜯는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돋우며 먹방계의 한 획을 그었다.

당시 돈스파이크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여러 블로거들이나 유튜버들도 돈스파이크 스테이크에 도전하는 등 돈스테이크 열풍이 유행했다. 이를 계기로 돈스파이크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고기 애호가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면서 이마트 스테이크 모델로도 발탁되고, 직접 식당까지 차리면서 여러 푸드 관련 방송에 출연했다.

돈스파이크는 한 인터뷰에서 “언제부터 <미우새>에 나온 것처럼 고기를 먹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미우새> 찍을 때부터”라고 대답했다. 그는 “<미우새>를 찍기 전 펜션으로 MT를 갔는데 거기서 통 바비큐용 큰 갈비짝이 있길래 거기서 장난으로 들고 먹는 것처럼 사진을 찍었다. 그걸 본 <미우새> 작가가 이걸로 가자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유명 톱가수 편곡 담당서 사업가로 변신
2018년부터 예능 출연해 시청자에 관심


돈스파이크 본인 입장에서는 인생 후반전을 바꿔준 아주 고마운 사건이라고 한다.

돈스파이크는 음악 편곡 실력만큼이나 요리 실력도 뛰어나서 여러 가지 향신료를 직접 조제해 카레를 만들고, 고기 요리의 경우 자신만의 레시피로 양념을 만들어 요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초창기 때 식당 운영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방송인 차오루와 함께 충무로에서 프로젝트성이지만 음식 장사를 하기도 했다. 단순히 이벤트성이 아닌, 제대로 하려고 준비를 해오고 그 결과를 보여줘 백종원도 칭찬한 바 있다. 도전 메뉴는 슈니첼이었으며 실전에서도 음식은 맛있었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으로 대접하다 보니 재료가 모자라는 사태가 생기기도 했다.

2019년 10월 말에는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태원동에 BBQ&스테이크 전문점인 ‘로우 앤 슬로우’를 정식 오픈했다. 오픈 이후 한 유튜브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가게 경영은 여동생이, 자본은 돈스파이크의 지인이, 조리 기술은 본인이 맡았다.

해당 전문점은 보통 하루 매출이 1000만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료비로 많이 빠져나가는 탓인지 실수익 중 남은 돈이 별로 없다고 한다. 본인 주장이긴 하나 돈스파이크도 종업원들과 똑같이 월급은 310만원을 받고 있었다.

큰 체구와 어울리게 상당한 대식가이기도 한 그는 미국에서 스테이크를 한화 120만원어치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주장한 바에 따르면 평상시에는 소식하며 어쩌다 많이 먹고 싶은 날에는 대식을 했다.

돈스파이크는 결혼 두 달 전부터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필로폰을 투약했다. 통상 필로폰은 개인이 아닌 남녀 다수가 모여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임기환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돈스파이크에 대해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돈스파이크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보도방’ 업주 A(37)씨도 함께 구속됐다.

돈스파이크는 A씨와 지난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 일대 호텔 파티룸을 빌려 여성 접객원 2명과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당시에는 호텔에 돈스파이크 혼자 있었지만 경찰은 이전 두 차례 투약 때 A씨, 여성 접객원 등과 함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잘나가던
작곡가가…

돈스파이크 수사에 앞서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A씨와 여성 접객원 등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었다. 조사 과정에서 한 여성 접객원이 ‘돈스파이크와 마약을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해 돈스파이크도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

경찰은 돈스파이크에 대한 수사에 나서 지난달 26일 오후 8시쯤 강남구 한 호텔에서 돈스파이크를 체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도 압수했다. 통상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00회분에 해당한다.


돈스파이크는 체포된 뒤 받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돈스파이크는 마약 투약을 시작한 시점에 관한 질문에 “최근”이라고 답했으나 과거에도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약 한 달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내 머릿속에 4명이 산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돈스파이크는 지난 8월26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옛날부터 삶이 다 꿈속 같았다. 망상이나 공상을 많이 한다”면서 “망상을 많이 해서 머릿속에 민수, 민지, 돈스파이크, 아주바 4명이 회담하면서 산다. 4중 인격”이라고 말했다.

돈스파이크는 머릿속 4명의 캐릭터에 대해 “돈스파이크는 사업가, 민수는 나, 민지는 집에 혼자 있을 때 나온다. 민지는 중3 소녀처럼 호기심 많고 착하다. 해외에서는 아줌바다. 아줌마와 바야바의 합성어”라며 “가끔은 5~6시간이 10분처럼 훅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저는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언급했다.

당시 오은영 박사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 뒤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면 사회적 언어를 사용해 상호간 대화를 주고받기 어렵다”면서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돈스파이크는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해 “임신을 준비 중”이라며 "자녀를 낳는다면 획일적 교육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 학원은 물론 학교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오 박사로부터 “자기 경험만으로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은 안 된다”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최진묵 인천참사랑병원 마약중독 상담실장은 이를 “약물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최 실장은 23년 동안 마약 중독에 시달렸으나, 병원의 도움으로 이를 끊어낸 뒤 병원에서 회복 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다.


최 실장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돈스파이크가)방송에서 ‘의처증이 있다’ ‘너무 집착한다’ 이런 인터뷰를 했더라. 필로폰을 하면 부인을 의심하고 집착한다”며 “그다음에 내 안에 여러 명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이성적인 나, 이성이 다 빠진 본능만 남아 있는 나, 이렇게 여러 사람이 안에 들어가 있다. 그런 것들을 경험한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인기 셀럽
한순간 나락

최 실장은 돈스파이크의 이 같은 행동이 마약 중독의 기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번의 투약으로 일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쾌락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뇌에서(마약을) 더 원한다”며 “(마약을 하기 위해)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싸움을 걸고 화를 낸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만들어낸 다음에 ‘너 때문에 약을 하는 거야’ 탓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 실장은 마약으로 인해 악순환이 반복되는 과정을 놓고 “지옥행 티켓을 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이번만 하고 그만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안 된다”며 “계속 빠져드는 거다. 전두엽이 망가진다고 보면 된다. 기억력도 없어지고 감정기복이 생기고 남의 감정을 읽지 못하고 나만 생각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다 폐인이 된다”며 “마약은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호기심에 한 번 해보는 것조차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돈스파이크의 마약 투약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건 방송사들이다. 4년 전 방송분까지 다시 보기 중단에 나서며 돈스파이크의 흔적을 지우고, 편성 자체를 취소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방송사들은 먼저 돈스파이크의 출연분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특히 돈스파이크가 여동생이나 아내 등 가족들과 등장한 방송분이 다수 온라인상에 남아있어, 더욱 다급하게 삭제에 나선 모양새다.

MBC 예능프로그램 <호적메이트> 제작진은 돈스파이크가 여동생과 함께 출연한 지난 5월 방송분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포털사이트 클립 영상 또한 빠르게 지웠다. KBS도 지난 2월 방송된 <자본주의학교>와 지난해 6월 전파를 탄 <랜선장터> 등의 다시 보기 콘텐츠를 삭제했다. 2년 전의 <1박2일 시즌 4>, 3년 전의 <편스토랑> 두 회분까지 말끔히 모든 콘텐츠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채널A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 8월 말 방송된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와 지난 5월 방송된 <서민갑부>의 VOD를 삭제하고 재방송 또한 편성에서 제외했다. JTBC <착하게 살자>는 무려 4년 전에 전파를 탄 예능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의 빠른 대처로 현재 다시 보기 서비스가 사라진 상태다.

돈스파이크가 예능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했던 터라, 대다수의 방송국이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다. 그중에서도 IHQ가 가장 큰 손해를 봤다. 편성 자체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맛있는 녀석들> <돈쭐내러 왔습니다>의 돈스파이크 출연 회차를 향후 편성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고, 특히 IHQ의 OTT <바바요>에서 공개된 <벗겨진 녀석들>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편성을 전면 취소했다.

10년 전부터 마약 투약…동종 전과3범
유흥업소 종업원과 수차례 필로폰 투약

언론에는 마약 관련 뉴스가 거의 매일 보도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보도된 마약사건 범죄 중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면, 20대 남성 A씨가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죽여버리겠다”며 아버지와 할머니를 흉기로 위협한 일이 있었다.

경찰이 자택을 수색하자 주사기 2개가 발견됐고, A씨를 대상으로 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

추석 당일 호텔에서 마약을 투약한 20대 여성 B씨도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환각 증세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살려 달라” “누군가 나를 해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SNS를 통해 알게 된 남성과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학병원에선 30대 여성이 마약 추정 물질이 담긴 4개의 봉지와 흡입기를 가지고 있다가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 여성을 임의 동행해 조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실이 지난 16일 법무부를 통해 확보한 ‘마약사범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마약사범은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2018년과 지난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10대와 20대의 마약사범 수의 증가율이 가파르다는 점이다. 10대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50명으로 4년 만에 3.8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20대는 2112명에서 5077명으로 2.4배 늘었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의 증가세는 모든 마약사범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지난달 말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검거한 마약 구매자 대부분도 20~30대 청년층이었다. 이들은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으로만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과 가상자산을 이용해 마약을 구매했다.

경찰은 젊은 마약사범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구매 방법이 다양해진 영향으로 풀이했다. 마약 거래가 주로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에 익숙한 청년층이 마약을 쉽게 구매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지난 15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인터넷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마약사범 중 인터넷 사범은 12.4%였지만 지난해에는 24%로 증가했다.

일반인 다수가 마약을 구매·투약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에는 마약 투약 시 처벌 수위를 구체적으로 묻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고 트위터에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거래 글도 난무하고 있다. 구매 성공을 인증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마약사범 증가세를 꺾기 위해서는 예방 교육과 더불어 마약 중독에서 벗어난 재활자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시스템(체계)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에서 마약 관련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관련 민원을 접수하거나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내 서버의 게시글은 곧바로 삭제하고 트위터 등 해외 서버의 글은 국내 IP주소(인터넷규약주소) 접근을 차단하는 동시에 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로 글을 삭제하고 있다.

방송가 영상
지우기 나서

하지만 실제 단속과 검거 성과엔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만들 수 있고, 경찰 인력은 제한적이라 일망타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해당 게시 글이 사기가 아닌 진짜 판매 글인지 확인이 필요해 처리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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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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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