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뽕쟁이’ 돈스파이크

대중도 가족도 속인 추악한 민낯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잘나가던 작곡가 겸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린 돈스파이크가 몰락했다. 지인들과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방송사들도 손절에 나섰다. 최근까지 방송 출연도 활발했던 그가 마약을 투약한 건 결혼 전부터다. 특히 동종 전과가 3번이나 있던 것으로 알려져 상습범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돈스파이크는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김범수의 담당 편곡자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었다. 이외에도 <진짜 사나이> <슈가맨>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보였고 <식신로드 LIVE> 고정 MC로 매주 출연해 먹방을 보여 주기도 했다. 자신의 인기에 취한 탓일까? 잘나가던 셀럽 돈스파이크는 마약 투약으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000회분 소지
한 호텔서 체포

돈스파이크는 1977년 1월24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휘문고를 졸업해 연세대 음대에 진학했으나 제적당했다. 이름의 유래는 스페인어로 귀족을 칭하는 경어 ‘Don’과 ‘긁다’라는 뜻의 ‘스파이크’를 합친 거라고 MBC <라디오스타>에서 설명했으나 사실 돈까스+스파게티+스테이크라고 <슈가맨>에서 밝혔다.

그가 연예계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그룹 포지션 객원 연주자로였다. 그러던 와중에 작곡 능력을 인정받아 가요계 여기저기서 작곡을 의뢰받게 돼 전문적인 대중음악 작곡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한국국제예술원의 교수로 재직 중인 돈스파이크가 작업한 대표 노래로는 엑소의 ‘12월의 기적’, 코요태의 ‘경고’, 브라운아이드소울의 ‘go’, 이석훈의 ‘고백’, 나얼의 ‘귀로’, 김범수의 ‘그댄 행복에 살텐데’, 김연우 ‘중독된 사랑’ 등이 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수입에 대해 “한 달에 대기업 초봉 정도를 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8년경부터는 본격적으로 예능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하며 방송활동을 하게 됐지만 수줍음이 많아 본인이 그런 쪽으로 갈 줄은 몰랐다고 한다. 특히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김범수의 담당 편곡자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같은 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SPP(스포츠 프리젠테이션) 부문 총괄 음악감독으로 선임됐고 당시 경기장 내 선곡되는 모든 음악 및 음향 콘텐츠의 연출을 책임졌다.

그는 작곡가 이전에 미식가이기도 하다. 2017년 10월15 방영된 <미운 우리 새끼>에서 박수홍·윤정수가 돈스파이크 집에 놀러갔는데, 해당 방영분에서 고기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인분쯤 되어 보이는 대형 쇠고기를 거의 자르지 않고 통째로 스테이크로 구워서 세 사람이 나눠 먹었다.

‘고기 방석’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초대규모 스테이크에 먹는 사람들도 목장갑과 비닐장갑을 겹쳐 착용해 양손에 잡고 뜯어 먹었는데 ‘고기 뜯는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돋우며 먹방계의 한 획을 그었다.

당시 돈스파이크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여러 블로거들이나 유튜버들도 돈스파이크 스테이크에 도전하는 등 돈스테이크 열풍이 유행했다. 이를 계기로 돈스파이크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고기 애호가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면서 이마트 스테이크 모델로도 발탁되고, 직접 식당까지 차리면서 여러 푸드 관련 방송에 출연했다.

돈스파이크는 한 인터뷰에서 “언제부터 <미우새>에 나온 것처럼 고기를 먹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미우새> 찍을 때부터”라고 대답했다. 그는 “<미우새>를 찍기 전 펜션으로 MT를 갔는데 거기서 통 바비큐용 큰 갈비짝이 있길래 거기서 장난으로 들고 먹는 것처럼 사진을 찍었다. 그걸 본 <미우새> 작가가 이걸로 가자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유명 톱가수 편곡 담당서 사업가로 변신
2018년부터 예능 출연해 시청자에 관심


돈스파이크 본인 입장에서는 인생 후반전을 바꿔준 아주 고마운 사건이라고 한다.

돈스파이크는 음악 편곡 실력만큼이나 요리 실력도 뛰어나서 여러 가지 향신료를 직접 조제해 카레를 만들고, 고기 요리의 경우 자신만의 레시피로 양념을 만들어 요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초창기 때 식당 운영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방송인 차오루와 함께 충무로에서 프로젝트성이지만 음식 장사를 하기도 했다. 단순히 이벤트성이 아닌, 제대로 하려고 준비를 해오고 그 결과를 보여줘 백종원도 칭찬한 바 있다. 도전 메뉴는 슈니첼이었으며 실전에서도 음식은 맛있었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으로 대접하다 보니 재료가 모자라는 사태가 생기기도 했다.

2019년 10월 말에는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태원동에 BBQ&스테이크 전문점인 ‘로우 앤 슬로우’를 정식 오픈했다. 오픈 이후 한 유튜브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가게 경영은 여동생이, 자본은 돈스파이크의 지인이, 조리 기술은 본인이 맡았다.

해당 전문점은 보통 하루 매출이 1000만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료비로 많이 빠져나가는 탓인지 실수익 중 남은 돈이 별로 없다고 한다. 본인 주장이긴 하나 돈스파이크도 종업원들과 똑같이 월급은 310만원을 받고 있었다.

큰 체구와 어울리게 상당한 대식가이기도 한 그는 미국에서 스테이크를 한화 120만원어치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주장한 바에 따르면 평상시에는 소식하며 어쩌다 많이 먹고 싶은 날에는 대식을 했다.

돈스파이크는 결혼 두 달 전부터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필로폰을 투약했다. 통상 필로폰은 개인이 아닌 남녀 다수가 모여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임기환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돈스파이크에 대해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돈스파이크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보도방’ 업주 A(37)씨도 함께 구속됐다.

돈스파이크는 A씨와 지난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 일대 호텔 파티룸을 빌려 여성 접객원 2명과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당시에는 호텔에 돈스파이크 혼자 있었지만 경찰은 이전 두 차례 투약 때 A씨, 여성 접객원 등과 함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잘나가던
작곡가가…

돈스파이크 수사에 앞서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A씨와 여성 접객원 등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었다. 조사 과정에서 한 여성 접객원이 ‘돈스파이크와 마약을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해 돈스파이크도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

경찰은 돈스파이크에 대한 수사에 나서 지난달 26일 오후 8시쯤 강남구 한 호텔에서 돈스파이크를 체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도 압수했다. 통상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00회분에 해당한다.


돈스파이크는 체포된 뒤 받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돈스파이크는 마약 투약을 시작한 시점에 관한 질문에 “최근”이라고 답했으나 과거에도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약 한 달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내 머릿속에 4명이 산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돈스파이크는 지난 8월26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옛날부터 삶이 다 꿈속 같았다. 망상이나 공상을 많이 한다”면서 “망상을 많이 해서 머릿속에 민수, 민지, 돈스파이크, 아주바 4명이 회담하면서 산다. 4중 인격”이라고 말했다.

돈스파이크는 머릿속 4명의 캐릭터에 대해 “돈스파이크는 사업가, 민수는 나, 민지는 집에 혼자 있을 때 나온다. 민지는 중3 소녀처럼 호기심 많고 착하다. 해외에서는 아줌바다. 아줌마와 바야바의 합성어”라며 “가끔은 5~6시간이 10분처럼 훅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저는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언급했다.

당시 오은영 박사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 뒤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면 사회적 언어를 사용해 상호간 대화를 주고받기 어렵다”면서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돈스파이크는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해 “임신을 준비 중”이라며 "자녀를 낳는다면 획일적 교육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 학원은 물론 학교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오 박사로부터 “자기 경험만으로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은 안 된다”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최진묵 인천참사랑병원 마약중독 상담실장은 이를 “약물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최 실장은 23년 동안 마약 중독에 시달렸으나, 병원의 도움으로 이를 끊어낸 뒤 병원에서 회복 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다.


최 실장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돈스파이크가)방송에서 ‘의처증이 있다’ ‘너무 집착한다’ 이런 인터뷰를 했더라. 필로폰을 하면 부인을 의심하고 집착한다”며 “그다음에 내 안에 여러 명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이성적인 나, 이성이 다 빠진 본능만 남아 있는 나, 이렇게 여러 사람이 안에 들어가 있다. 그런 것들을 경험한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인기 셀럽
한순간 나락

최 실장은 돈스파이크의 이 같은 행동이 마약 중독의 기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번의 투약으로 일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쾌락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뇌에서(마약을) 더 원한다”며 “(마약을 하기 위해)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싸움을 걸고 화를 낸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만들어낸 다음에 ‘너 때문에 약을 하는 거야’ 탓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 실장은 마약으로 인해 악순환이 반복되는 과정을 놓고 “지옥행 티켓을 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이번만 하고 그만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안 된다”며 “계속 빠져드는 거다. 전두엽이 망가진다고 보면 된다. 기억력도 없어지고 감정기복이 생기고 남의 감정을 읽지 못하고 나만 생각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다 폐인이 된다”며 “마약은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호기심에 한 번 해보는 것조차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돈스파이크의 마약 투약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건 방송사들이다. 4년 전 방송분까지 다시 보기 중단에 나서며 돈스파이크의 흔적을 지우고, 편성 자체를 취소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방송사들은 먼저 돈스파이크의 출연분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특히 돈스파이크가 여동생이나 아내 등 가족들과 등장한 방송분이 다수 온라인상에 남아있어, 더욱 다급하게 삭제에 나선 모양새다.

MBC 예능프로그램 <호적메이트> 제작진은 돈스파이크가 여동생과 함께 출연한 지난 5월 방송분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포털사이트 클립 영상 또한 빠르게 지웠다. KBS도 지난 2월 방송된 <자본주의학교>와 지난해 6월 전파를 탄 <랜선장터> 등의 다시 보기 콘텐츠를 삭제했다. 2년 전의 <1박2일 시즌 4>, 3년 전의 <편스토랑> 두 회분까지 말끔히 모든 콘텐츠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채널A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 8월 말 방송된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와 지난 5월 방송된 <서민갑부>의 VOD를 삭제하고 재방송 또한 편성에서 제외했다. JTBC <착하게 살자>는 무려 4년 전에 전파를 탄 예능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의 빠른 대처로 현재 다시 보기 서비스가 사라진 상태다.

돈스파이크가 예능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했던 터라, 대다수의 방송국이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다. 그중에서도 IHQ가 가장 큰 손해를 봤다. 편성 자체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맛있는 녀석들> <돈쭐내러 왔습니다>의 돈스파이크 출연 회차를 향후 편성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고, 특히 IHQ의 OTT <바바요>에서 공개된 <벗겨진 녀석들>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편성을 전면 취소했다.

10년 전부터 마약 투약…동종 전과3범
유흥업소 종업원과 수차례 필로폰 투약

언론에는 마약 관련 뉴스가 거의 매일 보도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보도된 마약사건 범죄 중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면, 20대 남성 A씨가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죽여버리겠다”며 아버지와 할머니를 흉기로 위협한 일이 있었다.

경찰이 자택을 수색하자 주사기 2개가 발견됐고, A씨를 대상으로 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

추석 당일 호텔에서 마약을 투약한 20대 여성 B씨도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환각 증세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살려 달라” “누군가 나를 해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SNS를 통해 알게 된 남성과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학병원에선 30대 여성이 마약 추정 물질이 담긴 4개의 봉지와 흡입기를 가지고 있다가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 여성을 임의 동행해 조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실이 지난 16일 법무부를 통해 확보한 ‘마약사범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마약사범은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2018년과 지난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10대와 20대의 마약사범 수의 증가율이 가파르다는 점이다. 10대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50명으로 4년 만에 3.8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20대는 2112명에서 5077명으로 2.4배 늘었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의 증가세는 모든 마약사범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지난달 말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검거한 마약 구매자 대부분도 20~30대 청년층이었다. 이들은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으로만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과 가상자산을 이용해 마약을 구매했다.

경찰은 젊은 마약사범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구매 방법이 다양해진 영향으로 풀이했다. 마약 거래가 주로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에 익숙한 청년층이 마약을 쉽게 구매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지난 15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인터넷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마약사범 중 인터넷 사범은 12.4%였지만 지난해에는 24%로 증가했다.

일반인 다수가 마약을 구매·투약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에는 마약 투약 시 처벌 수위를 구체적으로 묻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고 트위터에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거래 글도 난무하고 있다. 구매 성공을 인증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마약사범 증가세를 꺾기 위해서는 예방 교육과 더불어 마약 중독에서 벗어난 재활자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시스템(체계)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에서 마약 관련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관련 민원을 접수하거나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내 서버의 게시글은 곧바로 삭제하고 트위터 등 해외 서버의 글은 국내 IP주소(인터넷규약주소) 접근을 차단하는 동시에 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로 글을 삭제하고 있다.

방송가 영상
지우기 나서

하지만 실제 단속과 검거 성과엔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만들 수 있고, 경찰 인력은 제한적이라 일망타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해당 게시 글이 사기가 아닌 진짜 판매 글인지 확인이 필요해 처리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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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