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출마 공식선언 '파란의 3개월 대장정 열다'

  • 박대웅 bdu@ilyosisa.co.kr
  • 등록 2012.09.19 18: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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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단일화 거론은 시기상조" 민감한 취재진 질문에도 즉답

[일요시사=박대웅 기자]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드디어 말문을 열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의사에서 벤처기업가로, 다시 교수로.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걸었던 안 원장은 네 번째 직업으로 정치인의 삶을 선택했다. 안 원장은 19일 오후 3시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에서 열린 대선 관련 기자회견에서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하며 도전의 연속이 될 제18대 대통령후보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안 원장은 수백의 지지자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치인 안철수' '대통령후보 안철수'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대통령'을 향한 안철수의 도전의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 그리고 한계 등을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안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권단일화 여부에 대해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첫 번째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어 "국민들이 이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적 동의'를 거듭 강조했다.
 
또 정치권의 쇄신과 정화를 연이어 당부했다. 안 원장의 조직력과 세력을 감안할 때 정치 쇄신에 대한 주문은 영향력을 크게 행사할 수 없는 새누리당보다 민주통합당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칙없는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그의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야권단일화의 전제 조건
정치혁신과 국민적 동의
 
아울러 안 원장은 정치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적 동의라는 원칙 아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선거과정부터 국민들이 정치쇄신을 공감할 수 있게 당장 내일이라도 얼굴을 맞대고 앉아 정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간 정치권이 지속적으로 '정치 쇄신'을 주장해 온 만큼 '안철수 후보'의 제안에 선뜻 동의하고 대화 테이블에 앉을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안 원장의 이번 제안은 정치 개혁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확고하게 전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안 원장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전면에 내세운 공약의 핵심은 '정의' '복지' 평화' 이 세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정의와 복지는 최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경제민주화'와 그 맥이 닿아 있다.
 
 
안 원장은 전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 경제 민주화를 향한 '실행파일(exe)'로 '융합적 사고'와 '수평적 리더십'을 제시했다.
 
안 원장은 "한 사람, 한 분야의 전문가, 한 부처만으로 지금의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며 "지금의 문제들이 대부분 복합적 문제를 내포하기에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안 원장은 "문제를 중심에 두고 어떤 분야의 전문가, 정부부처의 사람을 모을지를 생각하는 접근방법인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를 이끌 수평적 리더십(디지틀 마인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안 원장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를 시장에 초첨을 맞춘 시장개혁적 경제민주화라고 정의했으며 민주당은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의 원칙으로 근본주의적 접근이 아닌 점진적인 변화를 주장했다.
 

특히 안 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자전거의 두 바퀴에 비유하며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발생한 재원이 복지로 이어지고 이것이 혁신적 창의의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적 경제시스템이 경제민주화의 요체라고 소신을 밝혔다.

정치초단 안철수의 일침
검증인가 네거티브인가

안 원장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오던 정치와 국정경험이 없다는 검증 논의에 대해 "정치경험과 조직이 없는 것이 맞다"며 "동시에 빚진 것도 없다. 빚진 게 없기 때문에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꼭 정치 경험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의사에서 경영인 그리고 교육자에 이르는 다양한 경험이 자산이 될 것"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또한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위선"이라며 "흑색선전은 이전투구로 서로를 증오하게 해 지지자는 물론 나아가 국민을 분열하게 한다. 결코 흑색선전을 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경제민주화, 정의·복지·평화의 밑그림
안철수의 '실행파일(exe)'은?…'융합적 사고' '수평적 리더십'

안 원장은 또 "정당한 검증에 대해 성실하게 답하겠다. 대선후보는 이런 질문에 답해야할 의무가 있다"라면서도 "악의적 흑색선전은 정치권 최악의 구태"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여러 의혹들에 대해"대통령 후보에게 그런 흠이 있다면 공직자로서 자질이 부족한 결격사유"라며 "의혹을 제기할거면 공개적으로 입증해달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금태섭 변호사가 대선불출마 종용 의혹 과정에서 주장한 사찰 의혹에 대해 "사찰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권력 남용의 최악의 사례"라며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새누리당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아버님(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야기하기 힘든 인간적 고뇌에 대해 이해하지만 대통령후보자로서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새누리당에 네거티브 공세를 멈출 것을 요청함과 동시에 상대 후보를 향한 검증의 칼날을 뽑아드는 '정치초단' 답지 않은 강한 면모를 보였다.  

안철수의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이 주목받은 것은 흔히 '멘토'로 불리는 '안철수의 사람들' 중 누가 기자회견장에 참석하는가 여부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했으며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사회를 맡았다.
 

안 원장은 지난 해 말부터 학계, 경제계, 정치권 전문가 및 원로들을 두루 만나며 멘토단을 꾸려왔다. 이와 관련해 이날 안 원장은 "최대한 예의를 갖춰 점차적으로 함께하는 분들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멘토단에 대한 구체적 실체를 전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멘토단에 대한 아쉬움은 향후 안 원장의 행보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은 줄곧 정치 쇄신을 강조했지만 어떠한 리더십으로 향후 닥칠 난관을 뚫고 나갈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예를들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안 원장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계속될 경우나, 민주당이 안 원장의 정치쇄신 제안과 불협화음을 낼 경우 등이 그렇다. 한마디로 매일매일이 도전이자 과제의 연속이며 쇄신이라는 알맹이를 이끌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약력>

- 출생
*1962년 2월 26일 부산 


- 학력
*부산고 졸
*서울대 의학과 졸
*서울대 의학대학원 졸
*서울대 의학박사
*미국 펜실베니아대 공과대학원 졸
*미국 스탠퍼드대 벤처비지니스과정 수료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최고과정 수료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경영대학원) 졸

-주요경력
1986년 서울대 의대 조교
1980~1991년 단국대 의대 전임강사-의예과 학과장
1992년 <VTOOLS>개발(백신툴키트)
1995~2005년 안철수컴연구소 대표이사 사장
1995년 <V3Pro95>개발
1998년 소프트웨어벤처협의회 회장
1998년 아시아안티바이러스연구협회 부회장(현)
2000~2005년 (주)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사장
2001·2003~2004년 국민은행 사외이사
2001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2003년 한국정보보호산업협의 회장
2005년 포스코 사외이사
2005년 (주)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현)
2008~201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2008년 서울장학재단 이사(현)
2008년 (주)안철수연구소 최고교육책임자(CLO) (현)
2008년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미래경제·산업분과 위원(현)
2010년 지식경제부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비상근단원(현)
2010~2011년 포스코 이사회 의장
2011년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 디지털정보융합학과 교수(현)
2012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현)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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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