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앰버 경보’를 아시나요?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2.08.05 09:52:28
  • 호수 1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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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경보’는 어린이가 납치된 것으로 추정돼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이 납치 용의자와 피랍 어린이와 관련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정보, 시기, 절차 등에 따라 발령하는 경보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목적은 한결같다. 경보를 다수 국민과 공유해 시민들의 제보와 감시를 극대화해 어린이를 구하고 납치범을 검거할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경찰은 시민의 협조와 참여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과거 탈옥수 신창원 사건이 그랬듯이 시민의 신고를 토대로 경찰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봐왔지 않은가.

앰버 경보 제도를 도입해야 할 정도로 시민의 관심, 협조, 참여가 필요한 것은 납치, 유괴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후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에 살해되는 경향이 높아 시간을 다퉈 해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앰버 경보의 영어 표기인 ‘AMBER’는 두 가지를 함축하고 있다. 하나는 AMBER가 1996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시에서 납치돼 살해된 ‘Amber Hagerman’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앰버의 아버지가 어린이 납치에 대한 심포지엄에 참가해 어린이 납치, 유괴, 실종 사건이 경찰의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과 언론의 협조가 있다면 제2의 앰버를 막을 수도 있다고 의견을 피력한 게 시작이었다.


다른 하나는 앰버 경보의 기능과 목적 등에 관해 사실적으로 기술하는 영어 단어 ‘America’s Missing: Broadcast Emergency Response‘, 해석하자면 ’미국의 실종: 긴급 방송 대응‘의 약자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 경보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휴대전화, 라디오 방송으로, 고속도로 등 도로표지판으로, 인터넷방송으로, 문자메시지로도 가능한 거의 모든 정보전달 방식을 동원해 긴급하게 발령되는 것이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납치된 어린이의 75%가 납치 후 3시간 안에 살해된다는 사실이 이런 긴급 경보 발령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말하자면 어린이 납치, 유괴, 실종 사건은 시간을 다투는 사건이기 때문에,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고 경찰만으로 해결하기도 어렵다는 인식 하에 미국의 경우는 법무부가 운영하고, 경찰, 방송, 교통, 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자발적인 파트너십이 맺어져 있다.

그야말로 경찰과 주민, 모든 관계 기관의 합동감시 제도인 것이다. 모든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감시의 눈을 배가시키고, 거의 대부분의 방송통신 수단을 통해 우리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함으로써 납치범이 중간에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경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앰버 경보는 일반 대중에게 신속하게 사건을 알림으로써 대중이 경찰의 추가적인 귀와 눈이 되도록 고안됐다.

다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없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이 경보가 실종되거나 유괴, 납치된 아동의 무사귀환에 확실한 역할을 별로 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이 같은 현실적 평가에는 쟁점이 숨어있다. 신속한 발견을 위한 신속한 경보의 발령과 경보발령 요건 충족 여부의 판단과 결정 사이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 신중하게 경보를 발령하자니 신속성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신속성을 강조하자니 사생활과 인권, 그리고 안전 등의 고려를 경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앰버 경보를 겉으로 보기엔 범죄통제로 보이지만 사실은 범죄통제가 아닌 ’범죄통제 극장‘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아마도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처럼 대중들이 거듭된 경보로 점점 무감각해진다는 우려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종합하자면 앰버 경보의 기본 취재는 분명히 가치가 있고, 꼭 필요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어린이 유괴, 납치, 실종 사건의 특성상 현실적으로는 한계도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앰버 경보가 과연 치료제인가, 아니면 단순히 ’얇은 반창고(Cure or Thin Band-Aid)‘에 지나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실질적 효과가 과대평가됐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우리가 혹시 앰버 경보를 보여준 이익보다는 그 의도에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앰버 경보가 해결한 실적이 얼마이건 단 한 명의 어린이라도 구했다면 앰버 경보는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윤호는?]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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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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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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