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5일, 과거 교수 재직 시절에 언급했던 학생들에 대한 외모 등급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송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기자간담회서 취재진의 관련 질의에 대해 “술을 급하게 마셔서 만취상태였다는 게 후회가 많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팩트 대부분은 맞다.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교수로서 편한 삶을 살아와서 모자란 점이 많다”고도 했다.
이어 “학장단이 처음 바뀌어서 학생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였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술을 마시다가 만취상태에서 아무 얘기나 하게 됐고, 불행한 일이 생겼다”며 고개를 숙였다.
송 후보자는 “다음 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이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고 후회가 많았다.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진실 되게 사과했고, 학생들도 아마 어려웠겠지만 사과를 잘 받아주면서 학장단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은 쪽으로 정리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장)제의를 받았을 때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라 처음부터 (윤석열 대통령에게)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낙마도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송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23기)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상법 분야 전문가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자질이나 능력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일각에서는 송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측에서 제의가 들어오고 과거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더라도 “낙마도 생각하고 있다”는 발언은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해석에 따라 인사청문회 이전 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다른 논란이 불거질 경우 자진사퇴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도 비춰지기 때문이다.
송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공정거래위원장 자리에 앉게 되는데 인사청문회를 위한 국회 일정 등 물리적인 시간 및 비용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송 후보자 개인의 낙마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일각에선 지명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나는 처신이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초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다른 인사들 이름이 오르내리다가 결국 송 교수로 낙점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만취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졌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임명하고 송 후보자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하는 등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