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 윤석열에 바란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5.23 11:36:56
  • 호수 13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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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발전했으면 이젠 환경이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오늘날 환경·기후 문제는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을 정도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한국은 1960년대 급속한 공업화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환경운동연합에서 20여년간 활동한 김춘이 사무총장은 “환경운동연합은 공해가 심했던 1980년에 생겼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경제성장에 주력했다. 지금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료들은 처리할 문제가 쌓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현장에 다 방문할 수 없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과 정책은 이미 마련돼있지만, 법을 이행해야 하는 환경현장과 법은 괴리가 크다. 이런 상황에 환경현장과 정책을 둘 다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환경운동연합이다. 환경현장을 직접 다니기 때문에 알 수 있다. 윤석열정부는 시민단체와 함께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의 말이다. 그는 20여년 동안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했다. 전남 광양에서 태어난 김 사무총장은 초·중·고 시절을 고향에서 컸다. 그리고 지금 고향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엔 안타까움이 서린다.

김 사무총장은 “내가 어렸을 때 광양제철이 들어와 광양을 개발시켰다. 덤프트럭도 엄청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지금 광양에는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는다. 관광객들은 모두 순천이나 여수로 놀러간다. 땅값만 비교해도 광양보다 공장이 하나도 없고 깨끗한 남해가 훨씬 비싸다. 그런데 여태까지는 어떤 정부건 지역의 민심을 얻어 표를 획득하기 위해 지역 개발을 우선시한다. 이제는 이런 방향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부 환경 정책은 나쁘지 않지만…
윤 대통령 당선 때 “환경단체 우려”

김 사무총장이 오랜 시간 환경현장을 누비며 느낀 점은 ‘환경현장에는 예측할 수 없는 난관이 있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이 윤석열정부에 무엇을 바라는지 <일요시사>를 통해 밝혔다. 그는 ▲4대강 ▲원전 ▲탄소 중립 ▲가덕도 ▲코로나19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음은 김 사무총장과 일문일답. 


-문재인정부의 환경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세먼지 해결’과 ‘수자원 일원화’가 문재인정부의 2호 정책이었다. 미세먼지 관리 대응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고 수자원 관리 일원화로 삼은 것은 매우 좋았다. 또 환경 시민단체 입장에서 정부가 탈핵을 선언한 것도 좋았다. 그런데 실제로 탈핵이 된 건 아니다. 미세먼지도 정부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 때문에 완화됐다. 

-환경문제에 4대강이 빠지지 않는데

▲문재인정부에서 4대강 재자연화를 했는데, 실제로 생태계가 많이 회복된 것이 확인됐다. 그런데 윤석열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폐기했다. 특히 낙동강은 식수원이다. 그런데 녹조로 발암물질이 생겼고 인근 농수산물에서도 발암물질이 생겼다. 물은 먹거리고 밥상이다. 4대강은 수문 개방을 해야 하고, 종국에는 보를 패기해야 한다. 이명박정부가 4대강 보를 만들어 파생된 결과를 잊으면 안 된다.

-원전은 어떻게 돼야 하나?

▲한국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다. 우리보다 훨씬 땅이 넓은 독일도 일본 후쿠시마 사태를 목격하고 탈핵을 진행하고 있다. 윤정부가 추가 핵 개발을 하지 않아야 한다. 핵 발전소를 건설하면 재생에너지는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핵 발전소가 생긴 지역주민들의 피해는 어떡하냐. 만약 서울 여의도에 핵 발전소를 짓는다고 하면 서울 사람이 모두 반대할 것이다.

-코로나19도 환경 때문에 발생했다고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창궐한 것은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즉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야생동물 서식지가 잘 보전돼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은 왜 반대하는지?

▲가덕도에 가봤는데 일본의 막사나 전쟁 유적지 등 문화재들이 엄청 많았다. 가덕도에서 배를 타고 나가면 쉽게 상괭이를 볼 수 있다. 지역주민 역시 떠나기 싫어하지만 “정부가 원하면 해야지”라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가덕도에서 상괭이나 조류·식물 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너무 많이 개발됐는데 무리하게 개발을 해야 할까. 

꼭 재앙 뒤 중요성 인식
“현장 목소리 집중해달라”

-윤석열정부가 환경규제를 완화한다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환경단체들은 걱정을 많이 했다. 이미 이명박정부 때 환경규제가 완화돼 지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나는 윤정부가 반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기업들에 반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에너지 사용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정당하게 전기요금을 부과해야 한다. 지금은 지구를 살리는 게 중요한 때다. 

-환경정책이 수립될 때 가장 등한시되는 것은?

▲환경에는 숨겨진 비용(Hidden cost)이 있다. 이런 숨겨진 비용은 결국 국민이 모르는 사이 세금으로 처리한다. 원자력과 핵도 사용 시 발생하는 실제 비용을 확인해봐야 한다. 그런데 숨겨진 비용은 무시하고 마지막 생산 단가만 가져온다.

플라스틱도 마찬가지다.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것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 그러니 그 비용은 비싸게 산정돼야 맞다. 하지만 이 비용을 부각시키지 않는다.

그렇게 따지면 재생에너지가 얼마나 저렴하냐. 재생에너지는 비용이 높게 측정되는데, 전체적 비용을 따지면 훨씬 원자력이 높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피해 이런 것을 산정하지 않는다. 환경문제가 안타까운 것은 재앙이 있어야만 인식하고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환경보존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환경정책은 여러 부서가 합쳐 만드는데, 보통 부처마다 입장이 다 다르다.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부 장관이 부총리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산 권한을 가진 부총리나 기후환경 부총리가 팔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과 관련해서는 노동자들이 먼저 탄소중립을 이야기한다. 해외 기업은 국내 기업에 탄소중립이 얼마나 잘 돼있는지 요구한다. 결국 환경을 잘 지키는 게 우리가 먹고 살 길이다. 


-시민들이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먼저 환경단체에 가입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떨까. 대부분은 결혼하고 부모가 되면 자식 때문에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인식한다. 또 탄소중립이 이슈인데, 우리 실생활에 너무 많은 것이 전기로 움직인다. 시민들이 직접 태양광도 직접 깔고 했으면 좋겠다. 태양광 발전 조합 연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실제로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절전이 된다. 나도 집에서 나올 때는 항상 스위치를 끄고 나온다. 절전 운동을 제5의 발전소라고 할만큼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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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