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이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및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신기록을 세우며 올해 처음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고진영은 지난달 6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 674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7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공동 2위 전인지(28)와 이민지(호주)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에 이은 2연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 장기 집권 및 상금왕 4연패 도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1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고진영은 7번 홀까지 파만 기록하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8·9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12번 홀(파4)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13~16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60대 타수 라운드 수 경신
랭킹 1위 장기 집권 청신호
특히 15번 홀(파3)에서는 그린 밖에서 약 15m가 넘는 거리에서 그림 같은 퍼팅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뒤쪽으로 보낸 뒤, 3.5m 버디를 잡아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시즌 첫 출전한 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고진영은 LPGA 투어 통산 우승 승수를 ‘13’으로 늘렸다. 특히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골프사에 남을 2가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자신을 비롯해 소렌스탐, 유소연이 보유하고 있던 60대 타수 연속 라운드 수를 15라운드로 1라운드 늘렸다. 소렌스탐과 리디아 고가 보유한 연속 언더파 라운드 수 기록도 30라운드로 갈아 치웠다.
고진영은 지난해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를 시작으로 60대 타수 기록 행진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 69타, 2라운드 67타, 3라운드 69타를 쳐 기록 행진을 14라운드로 늘리는 등 LPGA 투어 역대 최장 타이기록을 썼다.
고진영은 지난해에도 14라운드 연속 기록을 쓴 적이 있는데 새 기록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이날 4라운드에서도 60대 타수를 기록하면서 마침내 LPGA 투어 신기록을 수립했다.
경기 후 고진영은 “기록은 항상 깨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내가 깼지만 누군가가 또 깰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