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호령할 무서운 신예들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선배들과 치열한 경쟁 예고

올 시즌 KPGA 투어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기존 선수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신예 선수들이 예사롭지 않은 기량을 갖춘 까닭이다. 정식 데뷔를 앞둔 배용준과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투어에 복귀한 중고 신예들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배용준(21, CJ온스타일)이 20 22시즌 K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다. 그는 “신인으로 투어에 데뷔하게 되어 설렌다”며 “현재 개막 준비에 맞춰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더 큰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장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한 배용준은 2018년 ‘호심배 아마추어골프대회’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2019년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매경솔라고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배용준은 2020년 KPGA 투어 프로(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지난해부터 2부 투어인 ‘스릭슨 투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KPGA 투어 시드가 없던 그는 추천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직전 대회 5위 이내 선수에게 다음 대회 출전권이 주어지는 원칙에 따라 ‘YAMAHA·HONORS K 오픈 with 솔라고CC’에 나서 단독 3위를 차지했다.

배용준, 떡잎부터 다른 실력
신인왕 목표로 구슬땀 흘려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 출전한 배용준은 ‘신한동해 오픈’에 추천 선수로 다시 나왔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에는 ‘스릭슨 투어 통합 포인트’ 상위자 자격으로 참가했다.

배용준은 시즌 초 참가한 ‘GS칼텍스 매경 오픈’부터 ‘제네시스 챔피언십’까지 매 대회 컷 통과에 성공했고, 최종전인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출전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결국 배용준은 2021시즌 KPGA 코리안 투어 총 7개 대회서 ‘톱10’ 3회 진입을 포함해 매 대회에서 컷 통과하며, 제네시스 상금 순위 37위와 함께 이번 시즌 K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배용준은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 오픈’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한 후 자신감이 생겼다”며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부담감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경기하는 데 집중력이 높아지는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용준은 본인의 강한 무기를 ‘정교한 아이언샷’이라고 전했다. 2021시즌 K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도 쇼트게임 때문이었다고 한다.

올해 배용준의 목표는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의 주인공이다. 배용준은 “2021년 활약으로 많은 골프 팬이 나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인 선수다운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올해보다 더 강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역한 선수들 역시 KPGA 투어에서 돌풍을 예고한 상태다. 올 시즌 KPGA 투어에는 황중곤(29)과 이상희(29) 등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2022시즌 투어에 복귀한다. 박준섭(29), 김태우(28), 장태형(23)도 군가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2020년 2월28일 입대했던 황중곤은 지난해 12월30일 전역을 알렸다. 황중곤은 “건강하게 군 복무를 끝내 기쁘다. 군 생활 동안 골프 선수로서 활동했던 것이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느꼈다”며 “TV 중계를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팬분들이 대회장에 계시지 않는 상황도 아쉽기도 했다”고 밝혔다.


황중곤은 2011년 일본 투어, 2012년 KPGA 코리안 투어에 각각 데뷔해 현재까지 통산 6승(국내 2승, 일본투어 4승)을 쌓고 있다. 일본 투어에서는 2011년 ‘미즈노 오픈’, 2012년과 2015년 ‘카시오월드 오픈’, 2019년 ‘마이나비 ABC 챔피언십’서 우승했다. KPGA 투어에서는 2014년 ‘매일유업 오픈’, 2017년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군입대 전이었던 2019년 맹활약을 펼쳤다. 일본에서는 우승 1회 및 준우승 2회 포함 TOP10에 총 8회나 진입하며 시즌 상금랭킹 5위를 차지했고, 국내서는 ‘SK telecom OPEN’ 4위,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황중곤은 “현재 컨디션이 좋다.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2022년이 기대된다”며 “두 시즌을 쉬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 회복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 욕심을 내보자면 복귀 해에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2020년 3월31일 입대해 육군 7사단에서 박격포병과 관측병으로 근무한 KPGA 투어 4승의 이상희도 지난해 10월6일 전역했다. 2011년 KPGA 투어에 입성한 이상희는 데뷔 첫해 ‘NH 농협 오픈’에서 19세6개월10일의 나이로 우승하며 당시 역대 KPGA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써냈다.

이상희는 2012년에는 ‘KPGA 선수권대회’서 우승하며 ‘KPGA 대상’을 수상했고, 그해 연말에는 일본 투어 Q스쿨에 응시해 수석 합격을 차지했다. 2013년부터 국내 무대와 일본 투어를 병행했고, 2016년 ‘SK telecom OPEN’,  2017년 ‘GS칼텍스 매경 오픈’서 각각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방 의무 마친 다크호스
“더 강한 돌풍 일으킬 것”

이상희는 “보람찬 시간이었다. 18년 동안 골프에만 집중했기에 새로운 경험들이 쉽지 않았지만 이내 잘 적응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휴가도 많이 나오지 못해 복무하는 동안 골프채를 손에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역한 다음 날부터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복귀 준비를 하는 데 여념이 없다. 샷감은 어느 정도 돌아왔다고 느끼지만 쇼트게임은 아직 부족하다”며 “복귀 시즌이라는 부담감은 떨쳐낼 것이다. 정신적으로도 강해진 만큼 2017년 이후 약 5년 만의 우승을 향해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섭, 장태형도 투어 복귀가 확정된 상태다. 박준섭은 2018년 KPGA 투어 최종전 ‘골프존·DYB교육 투어챔피언십(파70)’에서 최종일 버디 1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0언더파 60타로 역대 KPGA 투어 18홀 최저타수 타이 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장태형은 2019년 ‘KPGA 코리안 투어 QT’에서 공동 5위에 올라 2020년 투어 시드를 확보했으나, 군에 입대했다.

패기 만발

반면 입대로 KPGA 투어를 잠시 떠나야 하는 선수도 여럿 보인다. 통산 2승의 서형석(24), 지난해 부활을 알린 통산 2승(국내 1승, 아마추어 1승)의 이창우(28), 2020년‘신한동해 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올랐던 박정환(28) 등은 군 입대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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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