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청년을 위한 정치" 젊은 의원 용혜인을 만나다

[기사 전문]

Q. LGBTQ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주변에 퀴어 친구들이 생기고 그때부터 그냥 좀 자연스럽게 퀴어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 같아요.

딱 어느 이슈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Q. 생활동반자법이란?

‘생활동반자법’은 진선미 의원님이 발의를 시도하셨던 거고, 이게 이제 결혼 관계가 아니더라도 어떤 파트너로서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인데요.


프랑스 같은 해외 나라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에요.

이게 비단 성소수자 커플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족 관계, 그리고 가족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떤 생활에서 필요한 파트너십들이 있잖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성애적 관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가족과 같은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 건데, 그런 다양한 관계들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포괄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담은 법안(입니다).

 

Q. 동성애 반대여론을 어떻게 바라보나.

(동성애 반대자들과)대화를 나누다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이는 것처럼 법리상의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계속 대화하다 보면 결국에는 ‘동성애만 빠지면 괜찮은 거냐’라는 질문을 제가 던지게 돼요.

그러면 ‘그렇다’고 얘기하세요.


'동성애만 빠지면 자기는 법안을(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말은, 앞에 무슨 법리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동성애가 싫어서 이 법안을 반대한다는 이야기인 거잖아요.

법리적으로 맞지 않고 이런 것들은 다 가져와서 하는 이야기들이고, 핵심은 동성애에 대한 것이더라고요.

그런데 싫고 좋고의 문제는 사실 합의 불가능한 영역이거든요.

이건 인권의 문제이고,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입장을 설득하거나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부동층이라고 할까요? 대부분의 관심이 없거나 이러나저러나 상관없는 분들은 그냥 있는 거고, 워낙 강경하게 반대하시는 분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이분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거죠.

 

Q. 성소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방송 토론에 나가서 이야기하거나 할 때 저만 나가지 않거든요.

보통은 반대하시는 분들이 같이 나가서 이야기하게 되잖아요.

근데 그런 걸 볼 때마다 이 성소수자 당사자분들이 너무 견디기 힘든 거죠.

그럴 때 저나 혹은 장혜영 의원님이나 권인숙 의원님이나 이런 국회의원들이 뭔가 토론회에 나가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들을 보고 ‘그래도 국회라는 공간이 나를 대표하는 사람도 한 명쯤은 있구나는 생각을 했다’는 메일을 한 통 받은 적이 있어요.

누군가 한 명이라도 뾰족하게 이야기를 해준다고 느낄 때, 제가 국회의원 기본소득당 한 석이지만 ‘참 국회에 들어오기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한국정치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느리죠. 저는 정치가 가장 느리다고 생각하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죠.

근데 정치가 하나의 직업군이 되어 버렸어요.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딱 국회의원이라는 분들을 생각하면 50대 이상의 넥타이 맨 남성들이 생각나잖아요.

이분들이 대부분 386세대, 그러니까 386세대라는 것이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모든 사람들을 다 의미하는 게 아니잖아요.

386이라는 건 특정하게 80년대에 학생운동이라는 것을 했고 그 네트워크 속에 들어가 있는 이들을 386이라고 부르는 건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이 386이거나 아니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자신의 어떤 본업에서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정치를 독점하고 있는 것, 그리고 이들 안에서의 교체만 이루어지지 어떤 다른 세력이라거나 다른 세대로서의 정치세력 교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저는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이 직업화된 사람들이 이 직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법안들에 소신을 가지거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선거에서 도움이 될 것 같은 쪽으로 움직이게 되는 거죠.

동시에 이들이 가진 한계가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정치제도 개혁이 이런 어떤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정치개혁을 통해서 더 다양한 정당들이나 정치 세력들이 국회에 더 많이 들어오게 되었을 때 이런 법안들도 조금 더 쉽게 좀 더 빨리 논의되고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청년세대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의견은?

저는 사실 청년들은 언제나 그때그때 그 시기에 필요한 정치적 활동을 해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있었던 ‘반값등록금 투쟁’이 그랬고, 그전에 있었던 ‘한미FTA 반대’도 그랬고, 2014년에 세월호 참사 이후에 있었던 ‘세월호 관련된 진상규명 싸움’ 그리고 2016년과 2017년에 있었던 ‘박근혜 퇴진 투쟁’.

이때 ‘언제나 청년들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본인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근데 그 목소리들이 결과적으로 많은 경우에 실패해왔던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계속해서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냈지만 실패해왔던 경험들이 ‘목소리를 내봤자 뭐가 안되는구나’라는 걸 끊임없이 학습하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실망하고 좌절하고 ‘뭘 해도 되지 않는다’라는 확신들이 생겨나고.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청년들의 이야기가 정치에 반영된 적이 없어서 기성정치 혹은 기성세대가 져야 할 책임이지, 청년들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아름답고 보기 좋은 꽃처럼 청년들을 세워놓으려고 하다 보니 제가 만나는 청년들과 굉장히 다른 청년들이 양당의 인재로 영입이 되더라고요.

밑바닥에서 4대보험도 되지 않는 곳에서 최저임금 받으면서 일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결국에 그렇게만 끝난다면 이전에 뭐 ‘한미FTA 반대’ ‘반값등록금’ ‘세월호 진상규명 싸움’ 이것들을 반복했던 것처럼 다시 또 실망하게 되겠죠.

 

Q. 청년을 위한 정책이란?

기성세대와 지금 청년들이 갖는 삶의 차이점 중 이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음’ ‘절망’이 가장 큰 폐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안정적인 삶, 오늘 내가 무언가에 도전했지만 조금 부족해서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내일이 삶의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기본 소득을 저는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그냥 단순히 청년기에 기본소득을 주는 청년기본소득 같은 것보다 '전국민 기본소득’으로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청년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정인균
촬영: 배승환/김미나
기획&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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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