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 사퇴 및 당적 포기 선언[전문]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그동안 통합진보당은 당 내분 사태로 국민 앞에 다툼과 추태를 보여드리며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결국 당을 수습하지도 못하고 분당을 막아내지도 못한 결과를 안고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죄의 심정으로 용서를 청합니다. 

사태를 수습하고 당을 혁신하라고 당 최고의결기구의 명을 받고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의 책임을 졌던 저는, 혁신과 단결이라는 양팔을 펼치며 최선의 노력을 다 하였지만, 결국 통합진보당은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르렀습니다. 

분당만은 막아보자는 중간지대 당원들의 간곡한 호소와 당 바깥의 분당에 대한 걱정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절절하고도 상식적인 절규 앞에 저는 고뇌하고 또 고뇌하였습니다. 

양팔을 벌려 이쪽과 저쪽을 손잡고 잡아당겨 보려했지만 손이 닿질 안았습니다. 당내 비민주질서와 조직적 경직성으로 굳어버린 한 쪽과는 이대로는 살 수 없다며 주저앉고 뒷걸음치면서, 양쪽의 거리는 시간이 갈수록 멀어져만 갔습니다. 

저는 행유부득 반구제기의 마음으로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저의 건강을 제물로 삼아 분당을 막기 위한 마지막 기적을 희망하였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 하였지만 그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저는 구당부득 반구제기의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합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그동안 혁신비대위원장을 이어 당 대표를 맡아, 당을 구하기 위하여 혼신을 다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족함과 과오에 대하여 삼가 고개 숙여 용서를 청합니다. 

온 국민들에게 비난과 지탄 받는 동지들을 강자인 줄만 알고 약자임을 깨닫지 못한 나머지, 그들 곁으로 다가가 같이 울고 괴로워하며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발휘하지 못하였음을 회억을 통하여 반성하며 통감합니다. 

이제 나가는 쪽도 남아있는 쪽도 모두가 서민과 약자의 한숨과 눈물을 나의 것으로 끌어안고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진보정당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서로에 대한 대립과 반목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국민 대중의 기본적 상식의 범주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검증받고 성장하여, 언젠가는 진보의 역사 속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시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이 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통합진보당을 용서해 주십시오. 

진보정당을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통합진보당 당적정리에 관한 입장] 

저의 통합진보당 당적에 대하여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10여년의 지나간 세월을 되돌아보면 지금도 가슴이 설레고 용기가 치솟습니다. 노동자, 농어민, 도시빈민, 청년학생들이 똘똘 뭉쳐 어깨를 걸었고 버림받고 소외받고 힘없어 고통 받는 자들에 대한 열정과 정의심을 바탕으로 한, 그 기개와 기상은 더한층 높았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늘 이용당해온 농민들의 정치불신은, 이제 농민이 직접 정책의 요구자에서 입안자로 나서고 정치의 객체에서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과 절박감을 키워왔습니다. 결국 농민들의 정치세력화 바람을 타고 저는 2004년도 어느 날 갑자기 국회 안으로 삽질당해 던져졌습니다. 

서민과 노동자, 특히 국민의 어머니인 농어민들의 입장과 절규와 분노를 국회에 쏟으며 온 몸으로 좌충우돌하면서 달렸습니다. 4년 동안 86일의 단식을 결행하고 외통위, 법사위를 숱하게 점거하며 쌀개방 저지, WTO 반대, 한미FTA 반대, 광우병 쇠고기 저지를 외치며 홍콩, 멕시코 칸쿤, 워싱턴, 시애틀, 프랑스 등 이국땅에서 양극화의 주범인 신자유주의의 망상을 쫓으며 삼보일배 풍찬노숙의 길을 민중들과 함께 했습니다. 

18대 국회에서는, 선거 때만 서민 찾고 끝나면 언제나 재벌품에서 놀아나며, 국민 앞에 물구나무서버리는 국회를 재벌의 품에서 서민의 품으로 찾아오기 위하여 호통도 치고, 책상도 치고, 공중부양까지 하며 몸부림 쳤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손가락질하고 비난하였지만 저는 긍지를 잃지 않았고 행복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진보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희생과 헌신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실천한다는 제 소신이 너무도 확실했고 행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도 드렸지만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당 내분으로 인한 5.12 중앙위 사태를 겪으며 저의 지난 8년간의 의정활동의 소신과 긍지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며, 자괴감에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진보의 순결성이 진보의 발길에 짓밟히는 모습에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무엇보다,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 하는 진보는 결코 대중정당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간곡한 호소도 무위로 끝나버린 지금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이 순간 수많은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2004년 진보정당 원내진출 그 감격의 순간, 2008년 분열분당의 아픔, 2011년 통합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그 보람과 행복, 기대와 환희에 이어졌던 4.11 총선과 그 이후의 4년보다 더 길고 괴로웠던 4개월간의 파열음은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아픔으로 덮쳐옵니다. 

혁신은 실패했고 셀 수 없이 많은 당원들이 이 당을 떠나갔고 당의 근본인 노동자들이 지지를 철회했고, 농어민 빈민들이 지지철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제 탓입니다. 모든 것이 지나간 지금 그동안 당원동지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날을 기억하며 이제 민주노동당에 이어져 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비록 몸은 떠나가지만 이기와 탐욕에 심화되는 양극화 사회에서 희생과 헌신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굳게 움켜쥐시고 실천하는 행복한 진보 일꾼이 되시길 늘 두 손 모으겠습니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에 관한 입장] 

중단없는 혁신과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향해 고난의 길을 떠날 것을 결단한 동지들께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희생과 헌신이라는 숭고하도고 위대한 진보적 가치를 실현시키는 새로운 길에 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쉼 없는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끝없는 자기개혁을 시도하며 가정과 이웃, 생활터전과 직장에서, 사회 곳곳 전국으로 퍼져가는 신바람 나는 진보정당의 길은 보람과 긍지를 넘어 참으로 행복한 길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소외받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눈물과 한숨을 진보의 고통으로 끌어안고 그들의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대변자가 되는 정치를 국민은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진보라는 본질의 항아리를 끌어안고 그들만의 논쟁과 다툼으로 아까운 세월 보내는 진보, 자기주장만 하는 강직성과 진보라는 우월성에 갇혀 대중성과 민심에 다가가지 못하는 진보는 이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갈망을 채워줄 수 없습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분열하는 진보와 힘없는 진보라는 국민의 따가운 지적에 우리는 숱한 아픔과 진통을 무릅쓰고 탄생시킨 통합진보당의 꿈이 5개월 동안의 비상식적 내분 앞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저와 함께 혁신이라는 깃발을 들고 당을 혁신하자며 손잡은 동지들이 좌절하고 망설일 때 저는 국민을 믿고 민생을 향하여 달려가자며 동지들을 격려하며 앞장서 외쳤습니다. 

이제 지푸라기 같은 한 가닥 희망의 끈마저 끊어져 버리고 분당이라는 산사태가 덮쳐오는 이 순간, 쓰라린 분열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진보의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임을 잘 압니다. 

저 역시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고난의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가진 것 없어도 맨발로 사금파리 험한 길을 피 흘리며 상생의 세상을 위하여 생활 속에서 작은 것에서부터 이웃을 위한 행복의 발전소가 되자고 동지들에게 호소한 저였습니다. 그렇기에 함께 해야 할 원죄와 책임이 저에게 막중히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는 분열한다는 역사의 규정을 다시 증명하고 확인해 버린 이 과오에 대하여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정치는 실천으로 말하고 책임은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정치도리를 지켜야 하다는 엄중한 요구 앞에, 진보의 분열을 막지 못한 총체적 책임자는 그 누구도 아닌 혁신비대위원장에 이어진 당대표인 저 자신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동지들이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함을 통감합니다. 참으로 면목 없습니다. 

저는 평소 정치인으로 정치를 했다기보다 신앙인으로 정치를 했노라 자평하고 있습니다. 희생과 헌신인 진보정치의 가치와 약자와 소외된 자를 위한 진보정치의 정체성과 상생세상 실현이라는 진보정치의 목적이 신앙의 궁극적인 사랑의 실현과 너무도 일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진보정치가 저에게는 너무도 보람찼고 행복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떠나는 동지여러분. 

너무도 죄송스럽습니다. 저 강기갑은 물러나지만 대중적 진보정당의 꿈은 동지들께서 꼭 실현시켜주시리 믿습니다. 진보정치는 우리 사회 서럽고 힘들고 약한 이웃들을 위해 반드시 부활해야만 합니다. 국민에게 신뢰받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과 민주진보시민이 지지하는 진보정치를 다시 세우기 위해 혁신의 길에서 주춤거릴 수 없습니다. 

새로운 진보정치는 이기와 탐욕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 성찰과 개혁이라는 광야로 향하는 고난의 행군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아닙니다. 땀 냄새와 흙냄새 나는 민중들의 애환이 솟아나는 노동현장, 농민현장 빈민현장에서 씨를 뿌려야 합니다. 

진보는 더 큰 공동의 선과 더 많은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스스로 가진 것을 내려놓는 희생과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만이 진보정치를 국민대중의 마음속에 다시 뿌리 내리게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용서 받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상식이 존중받고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진보정치, 진보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되 진보의 미래 또한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 처음의 마음으로 출발합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진보당원 동지 여러분! 

정치는 공기와 같고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절감하고 농사꾼 강기갑이 정치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상생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상생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시작한 정치농사 9년 동안 부족한 저를 돕느라 여념이 없었던 보좌관들께 감사의 정을 보냅니다. 그동안 함께 한 당직자들과 지역일꾼들, 선후배 동료의원 여러분들과 숱한 민생 현장에서 함께 투쟁해온 노동자 농어민 도시빈민, 청년학생들, 함께 만난 모든 동지들 한 사람 한사람 소중하지 않는 분이 없습니다. 

그동안 강기갑을 사랑하고 아껴주시고 때로는 혼내고 비판해 주셨지만 이 모든 것이 저와 진보정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애정에 보담하지 못하고 진보정당 역사에 죄인이 된 저는 속죄와 보속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저는 이제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진보정당이 국민들을 위한 행복의 발전소가 되기를 늘 삶으로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9월 10일 

강 기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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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