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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15일 17시38분

사건/사고


'도로 위 시한폭탄' 반복되는 배달 오토바이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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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 폭주’ 생명 건 배달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오토바이는 바퀴 2개 달린 작은 이동수단으로 보행자나 운전자들의 기피 대상 1호다. 인도를 달리거나 대부분이 맨 앞으로 나가 교차로 정지선을 지키지 않으며 신호가 채 바뀌기 전에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간다. 위험한 주행으로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현재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이다. 

선릉역 8번 출구 앞에는 연일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고로 숨진 배달원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해당 사고를 두고 안타까움과 비판이 함께 이어진다. 바로 해당 배달원의 ‘운전행태’ 때문이다.

거부감 

지난달 26일 선릉역 인근 교차로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가 트럭에 치여 숨졌다. 신호 대기 중이던 트럭 앞으로 오토바이가 끼어들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한 트럭 운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럭은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10m가량 나아간 뒤 멈췄다. 

결국 오토바이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현장에는 배달원의 고충을 공감하며 찾아오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이하 배달노조)는 “고인이 겪은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제도를 개선하고 자정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원의 죽음 원인이 험한 운전 때문인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지점 부근에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오토바이끼리의 사고였다. 배달원 A씨는 선정릉역 방향으로 오토바이를 주행하려다 도곡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다른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손목이 골절됐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함께 충돌한 B씨도 손가락을 다쳤다. 해당 사고는 B씨가 신호를 준수하지 않아서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들은 배달원에 대한 혐오로 이어진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행 시 불편을 느끼는 이유로 응답자의 50% 정도가 배달원 등이 모는 이륜차를 선택했다.

운전 중 불편 요소로도 도로 위 이륜차를 탄 배달원을 뽑은 응답 비율은 65%에 달한다. 교통법규를 어기는 등의 행위가 배달원에 대한 혐오감을 불어넣게 된 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배달원(배달 업종, 우체국 등) 취업자 수는 39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 대비 약 12%정도 증가해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배달 수요가 폭증해 배달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배달원을 하면 수익이 많다는 소식에 해당 업종으로 많은 사람이 몰렸기 때문이다.

덩달아 이륜차 사고도 늘었다. 도로교통공단이 집계한 최근 5년간 이륜차 사고 횟수는 2016년 1만3076건에서 지난해 1만8280명으로 약 40% 증가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지난해 각각 439명과 2만3673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통계는 배달원을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지만, 이륜차 사고가 급증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위태위태’ 사고 빈번…기피대상 1호
1초라도 빨리…배달 폭증 경쟁 딜레마

전문가는 오토바이는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돼있어 사망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토바이의 경우 손상 부위가 주로 머리 상해로 나타나 크게 다쳐서 사망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토바이의 문제는 사고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배달 관련 불법 행위도 늘었다. 지난해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은 2019년보다 48% 증가한 23만2923건이었다. 

앞선 2건 사고의 경우도 신호위반, 난폭운전 등 운전자 운전행태 때문이라는 의견이 강세다. 이에 따라 배달원 사고가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함에 따라 안전운행하는 문화가 우선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달 앱에서 요구하는 시간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배달원은 “음식점과 배달지가 직선으로 측정된다”며 “시간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배달 앱상에서의 거리와 배달원이 운전하는 거리의 차이가 존재한다. 앱에서는 구조물 등의 거리는 계산하지 않은 채 직선거리를 측정해 도착 예상 시각이 측정된다.

배달원들은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지속적으로 배달을 거부하면 1주일 배달 정지와 같은 불이익이 발생해서다. 사실상 무리한 운행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배달노조는 개선책으로 시간제 급여 체계 도입을 제시했다. 김영수 배달노조 지부장은 “배달원이 시급을 받게 되면 무리하지 않는다”며 “배정된 콜만 배달원들이 무리하게 배달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럴 경우 더 많은 라이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간제가 도입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배달원의 수입 산정 방식은 건수마다 금액을 측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정된 시간 내에 무리하게 많은 배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플랫폼 간 과도한 경쟁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쿠팡이 배달원 한 명당 한 곳에만 배달하는 서비스를 내놓자 배달의민족도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배달원들이 배달을 재빨리 마치고, 다음 건을 서둘러 확보해야 하는 환경에 놓인 탓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배달 플랫폼의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배달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범정부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배달노동자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속도 경쟁을 하면서 근무하는 현실이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돼있다“고 말했다.

구조적 원인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원이 바쁘게 움직이느라 안전을 충분히 지킬 수 없다”며 “배달원들은 특수고용 형태라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플랫폼 기업이 안전 등 기본적인 부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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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매질에 정신병원까지…<br>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고발

[단독] 매질에 정신병원까지…
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고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제부터 이곳이 나의 집이라 했다. 이제부터 이 사람들이 나의 부모라 했다. 하지만 철들기 전부터 알았다. 집에는 온기가 없었고 부모는 사랑이 없었다. 약하면 잡아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 집의 탈을 쓴 정글, 부모의 탈을 쓴 사육사. 사육사의 손가락이 나를 향하는 순간, 나는 ‘투명인간’이 됐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보육원에 있었다. 엄마는 나를 낳고 사라졌다. 얼굴,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부모 없는 아이, 나는 고아였다. 보육원을 집이라 배웠고, 보육교사와 수녀·수사들은 부모를 자처했다. 18세, 보호 종료가 되자마자 집을 떠났다. 그리고 지금, 나는 부모를 고소했다. 버린 부모 학대한 부모 지훈이(가명)에게 부모란 그저 희박한 개념이다. 낳아준 부모는 지훈이를 버렸다. 박지훈이라는 이름은 그 유래조차 알 수 없다. 땅 지(地), 공 훈(勳). 한글 프로그램에서 지와 훈을 한자로 변환했을 때 첫 번째로 나오는 글자를 조합했다. 박씨라는 성도 어떻게 붙게 됐는지 모른다. 지훈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꿈나무마을(옛 소년의집)로 옮겨졌다. 그리고 18세가 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지훈이에게 꿈나무마을에서의 10여년은 ‘진절머리’가 나는 기억으로 얼룩져 있다. 그는 18세 이후 꿈나무마을은커녕 은평구에도 잘 가지 않는다. 당시에 하도 울어서 이제는 눈물도 말라 버렸다. ‘맞고 있다’고 자각한 순간부터 자신에게 가해지는 행위가 ‘학대’라는 것을 알았다. 10여명의 소년이 모여 있는 방은 정글이었다. 누구는 호랑이, 누구는 사자, 누구는 토끼. 보육교사는 사람, 사육사였다. 보육교사가 부여한 역할을 소년들은 충실히 이행했다. 힘이 약하고 몸이 왜소했던 지훈이는 토끼였다. 사육사의 ‘토끼몰이’는 집요하고 잔인했다. 당시의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몸에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상처가 새겨졌다. 마음도 망가졌다. 무엇보다 괴로운 점은 같이 망가져 가는 친구들의 모습이었다. 지훈이와 같이 꿈나무마을에서 생활했던 윤수(가명)는 밤이면 길거리를 한없이 배회하다 경찰에 붙잡히는 일을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112로 신고 전화를 걸어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소리를 질렀다. 장난전화가 아니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져버릴 듯한 답답함이 윤수를 지배했다. 방구석에 처박혀 종일 휴대폰만 보다 견딜 수 없을 때 뛰쳐나갔다. 새벽에 몇 번이나 경찰의 전화를 받은 지훈이는 “10년 뒤에 윤수가 정신병원에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윤수는 누구보다 빠르게 포기와 체념을 배웠다. 보육교사들과 그들에게 특권을 부여받은 아이들이 휘두르는 대로 휘둘렸다. 꿈나무마을에서 체득한 무기력함은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꼬리표처럼 윤수를 따라붙었다. 지훈이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윤수와 친구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나서기로 결심했다. 통제 빙자 고문에 가까운 기합·폭행 밤마다 불러 마사지시키고 보복까지 사실 지훈이는 꿈나무마을에 있을 때부터 내부 상황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꿈나무마을 보육교사들에게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고, 보호 종료 이후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도 제소했다. 인권위는 해당 내용이 1년 이상 경과된 사건이라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만 전해왔다. 결국 지훈이는 고아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는 단체인 고아권익연대를 찾아 자문을 받고 법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지훈이는 지난달 2일 꿈나무마을 보육교사 성모씨, 장모씨, 정모씨 등 3명을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지훈이를 만나 들은 피해 사실이 고소장에 빼곡하게 기록돼있었다. 지훈이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또렷하게 기억했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행동을 했는지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해 말했다. 가 단독으로 입수한 고소장에는 3명의 보육교사가 지훈이를 신체·정서적으로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고문에 가까운 기합이 ‘통제’라는 이름으로 서슴없이 행해졌다. 피고소인들은 몇몇 아이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다른 아이들을 때리도록 지시했다. 피고소인들의 조종 아래 소년들은 훼손돼갔다. 지훈이는 나무 몽둥이, 대걸레 자루, 플라스틱 빗자루 등으로 엉덩이, 머리, 팔 등을 무차별적으로 맞았다. 피고소인이 휴대폰으로 지훈이의 머리를 찍어 남은 열상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샤워장 구석에 몰아넣고 호스와 샤워기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가며 수십분간 뿌리기도 했다. 지훈이와 소년들은 화장실에서 전과를 들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500~1만번 반복해야 했다. 지훈이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좁은 곳에 애들이 모여 기합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더웠겠나. 애들이 쓰러져도 기합은 끝나지 않았다”고 진저리를 쳤다. 엎드려뻗쳐나 기마 자세로 1~2시간씩 있는 일은 예사였다. 망가진 몸과 마음 장궤(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꿇어앉음) 자세로 종일 기도를 하도록 시킨 일도 있었다. 천주교에서 하는 묵주기도를 10시간 가까이 하기도 했다. 한 여성 피고소인은 밤마다 지훈이를 불러 자신의 어깨와 허벅지, 다리 등을 매일 마사지시켰다. 마사지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음날 어김없이 보복이 이어졌다. 피고소인은 다른 아이들에게 지훈이가 ‘지능이 낮은 아이’ ‘장애인’이라고 말하며 모욕했다. ‘투명인간’이라는 벌을 만들기도 했다. 투명인간으로 지목되면 꿈나무마을의 어떤 아이와도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이다. 밥을 먹을 때도 혼자 먹어야 했고, 그마저도 그릇을 엎어버리는 등 눈치를 줬다. 벌은 한 달간 지속됐다. 피고소인들은 교대근무를 했기 때문에 지훈이는 늘상 학대에 노출돼있는 셈이었다. 엉덩이가 찢어지고 곪아 터진 상황에서도 매질은 멈추지 않았다. ‘도대체 왜 때리느냐’는 반항에, 친구와 다퉜다는 이유로 지훈이는 정신병원에 행정입원(강제입원) 당하기도 했다. 모두 부모를 자처한 이들이 한 행위였다. 지훈이는 “원장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원장님하고 사무국장님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네 발로 곱게 (정신병원에)들어갈래, 강제로 (정신병원에)끌려갈래’라면서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정신병원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며칠 뒤 진짜로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훈이에 따르면 정신병원에 끌려갈 당시 원장실에는 경찰, 119구급대원, 구청 관계자 등이 있었다. 그는 “스타렉스 봉고차에 타고 30분 정도 가서 고양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됐다. 너무 무섭고 끔찍한 기억이었다”며 “(정신병원에 있는)간호사 누나들한테도 자초지종을 말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지훈이를 정신병원에서 구한 건 학교 선생님이었다. 지훈이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되면서 학교에 나오지 않자 꿈나무마을에 자초지종을 확인하고, 담당 의사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항의한 것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당시 선생님은 “(지훈이의)학교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꿈나무마을 안에서만 그런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문제 제기 해도 끝내 묵살 실제 가 확인한 지훈이의 생활기록부에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꺼리는 일을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해주는 아주 듬직하고 든든한 학생’ ‘힘든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해 행동하는 유쾌한 학생’ ‘자기 생각과 주장을 적절히 표현할 줄 알고 약속을 중요시 여기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큼’ 등 긍정적인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지훈이의 고소를 대리하고 있는 유정화 한강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고아들은 세상천지 그냥 자기 혼자뿐이다. 보육원에는 그렇게 세상천지 자기 밖에 없는 아이들이 모여 있다 보니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약자는 바로 이 아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훈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반복된 학대로 감정 조절 기능이 죽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변호사는 “이 문제가 과연 보육교사 3명만의 문제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 주체인 꿈나무마을 관리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꿈나무마을을 관리하는 수녀와 사무국장 등은 지훈이에 대한 피고소인들의 학대 행위를 알고 있었다. 지훈이가 여러 차례 보육교사들에게 학대 피해 사실을 언급했던 것. 이번 사건에서 더 충격적인 점은 꿈나무마을의 운영 주체가 수녀, 수사 등 천주교 수도자들을 중심으로 창설된 재단이라는 사실이다. 서울시는 꿈나무마을을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2019년), 한국 예수회 산하 재단법인 기쁨나눔(2020년~ ) 등에 위탁, 운영을 맡겼다. 지훈이가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꿈나무마을의 운영 주체는 마리아수녀회였다. 반항하면 시설에 강제입원 피해자 고소…증언도 이어져 꿈나무마을 심모 사무국장은 와의 통화에서 “재단이 바뀌어서 해당 내용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직원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심 국장은 자신도 꿈나무마을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고 털어놨다. 지훈이가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심 국장도 꿈나무마을에 있었던 셈이다. 마리아수녀회가 꿈나무마을 운영에서 손을 뗀 시점인 2019년 말까지 서울분원장을 맡았던 권모 수녀는 취재 전까지 피소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권 수녀는 당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수녀를 관리하는 수녀’라고만 말했다. 권 수녀는 현재 마리아수녀회 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권 수녀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저희가 알 길이 없지만 저희 집에 머물렀던 아이에 대한 일이라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저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현재의 아이들이나 이곳에서 저희와 가족이 돼 생활을 같이했던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곳은 ‘집’입니다. 집에서 일어난 아픈 기억에 대해 저희도 귀와 마음을 기울이겠습니다”라고 전해왔다. 권 수녀를 비롯한 당시 사무국장 등 꿈나무마을 관계자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정말 몰랐다면 직무유기, 알았다면 아동학대 방조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가지 공교로운 부분은 꿈나무마을 관계자들은 물론 권 수녀까지 지훈이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는 점이다. 심 국장은 로 전화를 걸어와 “(지훈이의)친구가 잠을 깨우는 과정에서 (지훈이가)가구 등 기물을 파손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서 정신병원 행정입원 절차를 밟았다”며 “절차를 확실하게 지켰다”고 강조했다. 권 수녀 역시 “강제입원에 대해 문제가 됐던 점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훈이는 “당시 가구는 내가 부순 게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 원장님과 사무국장님께 명확하게 이야기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며 “정신병원에서 나온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무엇에 대한 무혐의 처분인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에 대한 조사도 없이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수녀·수사들 관리 책임은? 유 변호사는 “피고소인들의 반인륜적인 범죄 행위는 1975년 ‘소년의집’으로 설립된 보육시설의 존립 이유를 의심케 한다”며 “확실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훈이는 고소 이후 오히려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꿈나무마을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훤칠하게 자란 그는 이제 더 이상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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