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동물원 '쥬쥬' 특혜 의혹 공방

동물 대신 의혹만 키웠다?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서 운영 중인 ‘테마동물원 쥬쥬’가 잇단 특혜 논란으로 시끄럽다. 시민옴부즈맨에 따르면 ‘쥬쥬’의 실소유자인 최실경 대표가 도와 시의 경비를 들여 동물원 운영에 따른 편의를 제공받고 있다. 반면 쥬쥬 측은 정당한 행정절차를 밟아 동물원을 운영 중이라며 강력히 반박해 양측의 진실공방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02년 5월 개장한 이후 10년 동안 고양시에 거주하는, 또 타지역에서 거주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테마동물원 쥬쥬. 최근 이곳이 지자체의 특혜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도 안팎으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공무원들 10년간 모르쇠

쥬쥬가 특혜를 받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건 시민옴부즈맨공동체. 이 단체는 김형오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운영되는 일종의 민원조사관으로 국민을 대신해 정부나 기업, 사회단체 등 공공조직의 활동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옴부즈맨단체는 ‘고양 쥬쥬동물원 특혜 놀랄만한 의혹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게시판에 올려 쥬쥬의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들은 개발제한구역에 개설된 불법시설물 방치에 대한 감사요청과 관련 공무원들의 직무유기에 따른 형사고발을 시도했으나 되레 쥬쥬 측으로부터 허위사실유포죄로 고소당했다.

이들은 왜 이런 진흙탕 싸움을 하게 된 것일까. 김 대표 측이 주장한 쥬쥬의 특혜의혹은 과연 무엇일까. 김 대표 측의 입장은 이렇다.

첫 번째로 개발제한구역에 불법으로 건축물과 지장물이 설치됐다는 점이다. 현재 쥬쥬동물원이 소재한 부지 중 약 600평에 달하는 부지에 공연장과 전시관 등이 무허가로 개설됐고 이후 공무원들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쥬쥬에 단 한 번의 사법처리 혹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쥬쥬가 오랜 기간 동안 위법을 행하고 있음에도 공무원은 나 몰라라 방치했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는 그린벨트 해제에 있다. 동물원이 법적 굴레에서 벗어나 더욱더 활발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경기도청에 그린벨트 해제의뢰를 마쳤다. 만약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관리지역변경 승인이 난다면 현재 공시지가인 평당 30~40만원이 400~500만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평가차익이 생긴다. 그 엄청난 차익은 오롯이 쥬쥬의 소유자인 최실경 대표의 사유재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농후해 경기도와 관련 공무원들이 권력자와 가진 자에게 특혜를 몰아준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세 번째로는 쥬쥬의 매입과정이다. 쥬쥬동물원이 들어선 부지는 1970년과 1980년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 290·292번지 일대 하천 언저리의 약 1만8000평에 달하는 황무지였다. 최 대표는 이 부지를 벽제레저낚시터로 시작해 사슴농장 등의 운영을 거쳤고 경기도청으로부터 불하를 받은 후 일부 토지를 추가 매입해 오늘의 테마동물원 쥬쥬를 탄생시켰다.

마지막으로 공영주차장 건설문제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쥬쥬동물원과 고양화훼단지 사이 약 2만여평 부지를 약 200억원 규모의 거금을 들여 공영주차장을 만들 예정이다. 화훼단지 내에 있는 주차장이라면 차고 남을 만큼 충분한데 굳이 그곳에 2만여평의 새로운 공영주차장을 개설하는 데는 뭔가 구린데가 있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시민옴부즈맨은 막대한 부지에 공영주차장을 신설하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시의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고양시에서 일방적·독자적으로 추진한 점에 대해서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민·고양시민의 막대한 혈세와 그린벨트 훼손, 쥬쥬동물원 이용객을 제외하고는 실용성을 찾아볼 수 없는 2만여 평의 공영주차장 건립 필요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개발제한구역에 버젓이 공연전시관 운영
“행정절차 잘못됐다면 감사원 결정 따를 것”

연이은 시민옴부즈맨의 특혜의혹 보도에 쥬쥬동물원 측은 민사고소를 감행하며 강력하게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쥬쥬 측 경영 관계자에 따르면 시민옴부즈맨공동체의 김 대표가 제기하고 있는 특혜의혹들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으며 사실 확인도 채 안 된 상황에서 김 대표의 억측만 난무할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공영주차장 건립에 관한 사항은 시민의 판단으로 공론화 돼야 할 문제지 한 사람의 판단으로 왈가왈부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쥬쥬동물원이 반론한 내용은 이렇다. “먼저 최 대표가 1만8000평에 달하는 부지를 경기도로부터 불하받았다는 것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추측임에도 마치 진실인 것처럼 단정 짓는 어조로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 사건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와 시민옴부즈맨이 강력히 주장해왔던 쥬쥬가 10년 간 개발제한구역에 무허가 시설물을 설치·운영했고 권력의 비호로 단 한 차례의 형사고발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충분히 오류가 있다.

이 주장에는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많다. 현재 쥬쥬에 대한 공무원들의 권력비호와 관련 형사 및 행정벌을 받은 사실 확인은 이미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특혜의혹으로 간주하는 김 대표 측 입장표명에 공감할 수 없다. 또한 그들은 최초의 글에서 쥬쥬동물원 내 공연장·전시관 등을 무허가시설이라며 특혜비리로 확대시켰지만 후에 관리계획변경을 통한 합법적 시설임을 확인 했는지, 가만히 있는 국토해양부까지 들먹이며 특혜시비로 몰아갔다. 이런 점은 이들의 자료수집과 확인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논란거리를 만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계획 또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은 국가개정법에 등록돼있는 사회기반시설만 가능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각계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서 결정되는 것이지 단 몇 명의 특혜로 가능한 사안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정확한 근거 어디에?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이 가중되자 쥬쥬 측 관계자는 김 대표와 시민옴부즈맨 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김 대표와 옴부즈맨 측은 “애초 유포했던 기고문과 특혜의혹이 쥬쥬동물원을 겨냥하고 보도한 게 아니라는 이유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개토론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에 쥬쥬동물원 경영 관계자는 “공개토론장에 못 나오는 이유는 주장을 뒷받침할 정확한 근거가 부족해서다. 김 대표는 1인 시위나 서명운동에 연연하지 말고 공영주차장 특혜의혹과 사실관계에 대해 시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공개토론에 협조하라. 우리 쥬쥬는 행정절차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응당히 따르고 책임지겠다”고 대응했다.

테마동물원 쥬쥬와 시민옴부즈맨공동체의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진실공방전이 과연 언제쯤 끝을 맺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