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 여행 ①담양 명옥헌 원림

진분홍 배롱나무꽃으로 수놓은 황홀한 여름

‘대나무의 고장’ 담양 하면 초록이 떠오르지만, 여름엔 다르다. 날이 더워지면 배롱나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담양 곳곳이 진분홍빛으로 물든다. 그중에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고서면에 있는 담양 명옥헌 원림(명승 58호)이다.

농염한 배롱나무꽃이 활짝 핀 이곳에 발을 디디면, 별세계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그림처럼 들어앉은 정자와 독야청청 푸른 잎을 자랑하는 소나무, 붉은 꽃이 만발한 배롱나무가 환상적인 소우주를 보여준다. 정자 앞 연못은 이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세상에”와 같은 감탄사가 자동으로 나오고, 여기저기서 “좋다”는 말이 들린다.

조선 시대 정원

배롱나무를 일컫는 이름도 많다. 꽃이 100일 동안 핀다고 해서 ‘백일홍’, 줄기를 간지럽히면 가지가 움직인다고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농부들은 배롱나무꽃이 질 때쯤 쌀밥을 먹는다 해서 ‘쌀밥나무’라고 한다. 배롱나무는 서원이나 사찰에서 흔히 보인다. 100일 동안 피고 지는 배롱나무꽃처럼 끊임없이 학문과 마음을 갈고닦으라는 뜻으로 심는다.

명옥헌 원림은 담양 소쇄원(명승 40호)과 함께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민간 정원이다. 명옥헌의 역사는 조선 시대 선비 오희도에서 출발한다. 벼슬에 큰 관심이 없던 그는 ‘세속을 잊고 사는 집’이라는 뜻의 망재(忘齋)를 지었다. 오희도가 세상을 떠나고 아들 오이정이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정자를 세우고 나무를 심었다. 여름이면 뭇사람을 설레게 하는 명옥헌 배롱나무가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시작한다.

명옥헌 원림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배롱나무 20여그루가 있다. 길에서 보는 가느다란 배롱나무와 차원이 다르다. 긴 세월을 지나온 만큼 굵고 거칠다. 배롱나무는 정자 주변의 소나무, 느티나무, 동백나무와도 어우러진다. 아담한 명옥헌 마루에 앉아 붉은 축제를 보노라면 가슴속에 뜨거움이 올라온다.


명옥헌 원림은 연못을 품고 있다. 입구에 큰 연못이 있고, 정자 뒤에 작은 연못이 있다. 조선 시대 정원에 나타나는 방지원도(方地圓島)형 연못으로, 연못 가운데 자그마한 섬이 있다. 옆에 계곡이 있어 비가 온 뒤에는 청아한 물소리가 들린다. 옥이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해서 ‘명옥헌’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정자 뒤쪽에 ‘명옥헌 계축(鳴玉軒 癸丑)’이라고 새겨진 바위도 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새긴 글씨라고 전해진다.

소박한 명옥헌에 ‘삼고(三顧)’라는 편액이 눈에 띈다.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오희도를 중용하기 위해 세 차례 찾아온 일을 알려준다. 이때 타고 온 말을 묶어둔 은행나무(전남기념물 45호)가 후산마을에 있다. ‘인조대왕 계마행(仁祖大王 繫馬杏)’이라고 불리는 은행나무로, 높이가 30m나 된다.

100일 동안 피고 지는 배롱나무꽃
긴 세월 담아낸 그림같은 풍경들 

효심 깊은 오희도는 당시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는 이유로 인조반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삼년상을 치른 뒤에야 과거를 치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직에 나간 해에 천연두에 걸려 41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희도의 애틋한 효심 때문인지, 아쉬운 죽음 때문인지 명옥헌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배롱나무꽃이 더욱 붉게 다가온다. 명옥헌 부근에 오희도의 16대손 오병철 씨가 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있어, 옛이야기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명옥헌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다. 황지우의 시 ‘물 빠진 연못’, 심상대의 단편 〈명옥헌〉 등 수많은 작가가 명옥헌을 소재로 작품을 남겼다. 여름이면 사진가와 여행객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다. 고즈넉한 명옥헌의 매력을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이른 아침에 찾기를 추천한다. 명옥헌은 담양오방길 4-2코스 싸목싸목누정길에 속해, 입구에 스탬프가 있다. 혼잡도 피하고 주민을 배려하기 위해 자동차는 마을 입구 주차장에 두고 올라가자. 입장료는 없다.

명옥헌에서 배롱나무를 본 뒤에는 수국을 만나러 갈 차례다. 봉산면 유산리에 자리한 죽화경은 전라남도 2호 민간 정원으로, 장미와 수국이 볼 만하다. 담양의 특징을 살려 꽃이 대나무 줄기를 타고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정원 끝자락에 오르면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는 5일부터 9월20일까지 유럽수국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으로, 차 한 잔이 포함된다.

해동문화예술촌은 막걸리 주조장을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이다. ‘예술로 문화를 빚는다’는 슬로건 아래 각종 공연과 전시가 열린다. 건물마다 독특한 벽화가 있어 포토 존으로 인기다. 해동문화예술촌 옆 옛 교회 건물도 놓치지 말자. 현재 공연 연습 공간으로 사용하는데, 내부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이다. 담양의 각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담았다.


플라타너스길

푸조나무와 팽나무, 벚나무 등이 어우러진 담양 관방제림(천연기념물 366호)은 걷기 좋다. 산림청과 사단법인 생명의숲, 유한킴벌리가 공동 주최한 아름다운숲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곳이다. 관방제림은 연인들이 많이 찾으며, 유명한 국수거리도 여기에 있다. 해가 지면 관방제림 건너편 플라타너스길에 가보자. 300m 가로수 길에 조명을 설치해, 별이 쏟아지는 듯한 경관이 연출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담양 명옥헌 원림→죽화경→해동문화예술촌→담양 관방제림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담양 명옥헌 원림→삼지내마을→죽화경 
둘째 날: 해동문화예술촌→죽녹원→담양 관방제림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천년담양 문화관광 www.damyang.go.kr/tour/index.damyang
- 죽화경 www.bambooflower.co.kr
- 해동문화예술촌 www.facebook.com/haedongart

문의 전화
- 담양 명옥헌 원림 061)380-3752
- 담양군관광안내소 061)380-3114
- 죽화경 010-8665-7884
- 해동문화예술촌 061)383-8246 

대중교통
[버스] 서울-광주,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수시(05:30~다음 날 02:00)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311-1번 좌석버스 이용, 서방시장(남) 정류장에서 7-1번 농어촌버스 환승, 연동(담양) 정류장 하차, 명옥헌 원림까지 도보 약 1km.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천안 JC에서 광주·전주·세종 방면→장성 JC에서 고창담양고속도로, 순천·고창 방면→담양 JC에서 광주·고서 JC 방면→창평 IC에서 광주·무등산국립공원·소쇄원 방면→후산길 방면 좌회전→명옥헌 원림 주차장

숙박 정보
- 언노운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담양읍 담주1길, 061)382-2600 
- 대나무이야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담양읍 지침리, 061)382-1335 
- 고택한옥에서(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담양읍 창평면 돌담길, 061)382-3832 
- 담양리조트: 금성면 금성산길, 061)380-5000 
- 부호텔: 담양읍 무정로, 061)381-2200 
- 매화나무집: 창평면 돌담길, 010-7130-3002 
- 소아르호텔: 담양읍 메타프로방스3길, 070-4938-8700 
- 담양금성산성오토캠핑장: 금성면 새덕굴길, 061)383-7272

식당 정보
- 덕인관(떡갈비): 담양읍 죽향대로, 061)381-7881 
- 남도예담(떡갈비정식): 월산면 담장로, 061)381-7766 
- 전통창평국밥(암뽕순대국밥·선지국밥): 창평면 사동길, 061)381-8253
- 미소댓잎국수(죽순비빔국수·물국수): 담양읍 객사3길, 061)381-9789 
- 승일식당(숯불돼지갈비·냉면): 담양읍 중앙로, 061)382-9011 
- 한상근대통밥집(대통밥정식·돼지숯불갈비): 월산면 담장로, 061)382-1999 

주변 볼거리
한국가사문학관, 담양 소쇄원, 담양 식영정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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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