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체육진흥공단 50억 사업 '날림 평가'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5.31 15:46:35
  • 호수 1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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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보내고 3분 만에 탈락 통보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잡고 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예산액을 늘리면서 참여하는 기업과 기관이 늘어나 경쟁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평가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술을 담가 숙성해야 할 경우 기존에 쓰던 자루를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다. 새롭게 시작할 때에는 예전 것을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  

스포츠산업
연구개발 지원

과학기술진흥법, 과학기술기본법이 올해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이하 R&D혁신법)으로 바뀌면서 부처마다 수많은 법이 생겼다. ▲기술개발촉진법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보건의료기술진흥법 ▲농림식품과학기술육성법 ▲기상산업진흥법 등이 있었다.

각 부처별로 규정이 달랐기에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여러 법들이 충돌했다. 

그러던 중 국가연구개발사업 추진에 관해 R&D혁신법을 우선 적용했다.


지난해 5월 국회에서 제정된 R&D혁신법과 이번에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R&D혁신법 시행령’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범부처 연구개발 추진에 관한 공통 규정으로 2001년 제정된 지 20여년 만에 법률로 격상돼 정비됐다.

이번 R&D혁신법과 시행령은 국가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복잡한 규정 통합관리, 행정 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이번 법령 시행으로 국가연구개발을 추진할 때 필요한 각종 양식과 절차가 통합·간소화 돼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참여 연구원 변경과 같은 경미한 연구협약의 변경은 연구개발기관이 전문기관에 통보만으로 협약이 변경되도록 절차가 간소화됐다. 이외에도 연차 평가와 정산이 연구 단계별로 이뤄지는 등의 행정 부담 경감 방안이 시행된 것.

이번 법안으로 통합 연구관리시스템(PMS)이 구축됐다. 이 시스템에는 17개 연구비관리시스템, 22개 연구자정보시스템, 20개 과제관리시스템 등 여러 개로 시스템이 통합됐다.

연구윤리와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처분도 범부처 기준으로 통일적으로 적용되며, 부처로부터 제재 처분을 통지받은 대상자는 제3의 기관(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에 제재 처분의 적절성 검토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도 새롭게 도입됐다.

과기부는 올해부터 시행된 R&D혁신법령이 연구현장에서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연구자에 대한 제도 설명과 함께 관계 부처 및 기관과 긴밀한 협업을 추진해나가는 동시에 앞으로도 불필요한 연구 행정 규제를 현장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법이 통합되면서 올해 초 국민체육진공단(이하 체진공)은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스포츠 연구개발비 예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스포츠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해 올해 170억원의 정부지원금을 투입해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고 지난 2월10일 밝혔다. 

예산은 170억원으로 전년 76억원 대비 94억원(123.7%) 증가했으며, 지원 분야는 총 4개(스포츠산업 혁신기반 조성, 장애인 재활운동 서비스 기술개발, 스포츠서비스 사업화지원, 스포츠 창업·선도기업육성 핵심기술개발)이다.

양식 절차
통합·간소

올해 신설된 스포츠산업 혁신기반 조성 사업은 디지털·비대면 스포츠 서비스 및 감염병 예방 관련 실내 스마트체육시설 기술 개발이 목표다. 8개 공모과제에 올해 75억원을 배정해 최소 2년부터 최대 4년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더불어 장애인 재활운동 서비스 기술개발 사업은 스포츠 취약계층의 건강증진을 목표로 2개 과제를 공모해 올해 38억원을 투입해 3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스포츠서비스 사업화 지원 사업(6개 과제, 41억원), 스포츠 창업·선도기업육성 핵심기술개발 사업(3개 과제, 16억원)은 현재 과제 수행기관들을 지원한다. 스포츠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은 이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했다. 

하지만 이 국가사업에서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위법 논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공모과제에서 적법한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고 날림 평가가 이뤄지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체진공은 지난 3월10일 접수를 마감한 뒤 4월12일부터 27일까지 선정평가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8개 지정과제에 지원한 40여개 컨소시엄이 명확한 신분확인 절차 없이 선정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분 확인 절차 없이 평가” 반발
항의 들어오자 뒤늦게 서류 확인

한 업계 관계자는 “발표하는 사람에 대해 신분확인 절차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확인 절차를 생략한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두 푼도 아니고 거금을 들여 진행하는 사업인데도 평가 과정에서 신분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후 A사 측은 4월16일 신분확인 절차와 연구개발계획서와 관련해 상이한 내용이 담긴 발표평가 자료를 사용한 기관이 있을 때 처분 방안에 대해 메일로 요청했다.  


4일 뒤인 20일 오후 3시42분 체진공 관계자는 “연구 책임자가 발표를 진행하지 않았을 경우 선정 제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배석자 관련 부분은 현재 확인했을 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한 번 심의 전에 확인해 과제와 관련없는 인물이 들어와 평가를 마쳤을 경우 위와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발표 자료 관련해 관계자는 “PPT와 연구개발계획서를 다 체크해봤지만, 구성상 순서가 변경된 것은 있지만 추가되거나 하는 부분은 없었다. 이 부분은 협약 전 심의 때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체진공 관계자는 답변을 통해 심의위원회 구성을 암시했다. 체진공은 질의서 답변을 전송하고 3분 뒤인 3시45분에 불합격을 통보했다. 불과 3분 만에 당락 결과가 전송된 것. 

이처럼 체진공은 선정평가 후에도 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평가 결과를 참여자에게 통보했다. 

체진공은 올해 1일부터 시행된 ‘R&D혁신법’에 따르면 선정평가 후 심의위원회를 거쳐 평가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선정 평가 후 바로 선정 평가 결과를 참여기관에 통보한 것이다. 

제14조(연구개발과제의 평가) 4번 규정에 따르면 ‘국가연구개발사업별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평가단의 평가 결과를 확정해야 한다. 다만,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칠 필요다고 없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문체부
구두협의 

신분확인과 관련해 체진공 관계자는 “발표자가 입장을 하면 평가위원회 위원장이 ‘소속, 이름에 대해서 맞냐’고 확인한다. 이 모든 과정이 녹화로 이뤄지고 있다. 녹화 후에 기록을 확보해놓고(이의 제기가 들어오자) 이들에게 신분증 사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분확인 절차나 방법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특별히 한 건 아니다. 녹화가 진행됐기 때문에 연구책임자가 선정되면 계속 볼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한 규정은 마련하지 않았다.(신분확인에 관한) 규정은 없지만 공문을 보낼 때 연구책임자가 발표해야 한다는 명시는 해놨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단서 조항을 보면 뒤에 내용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구두협의를 통해 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판단했다.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해 결정했다”며 “결국 6월 초 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심의위원회는 문체부가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의 신청과 관련해서는 “이의 신청이 총 5건이 있었다. 적다고도 많다고도 보기 어렵지만 예산액이 늘어나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간 생략한 심의 왜?
위원회 구성하지 않아

과기부 측은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건 명백히 잘못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과기부 관계자는 “R&D혁신법 평가에 관한 절차와 규정이 있다. 법을 보면 제 14조 과제평가에 대해서 정하는 바가 있다.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을 어겼을 시 조치에 관해서는 “처벌에 관한 법률은 없다. 해당 부처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R&D혁신법은 과기부가 만들면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과기부는 이전부터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서 진행했다. 하지만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면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있어 체진공은 문체부와 협의한 것.

문체부는 이전에 한 번도 심의위원회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스포츠산업 분야뿐 아니라 관광부, 저작권 관련해서도 별도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적이 없고 해당사항은 부처 재량사항이라 구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꼭 심의위원회를 구성했으면 하는 요청사항이 있어 (심의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D혁신법 
위법 논란

업계 한 관계자는 "평가 절차뿐 아니라 발표평가 과정에서도 RFP 취지와 상관없는 질문으로 제안 내용이 크게 잘못된 것처럼 지적하는 등 의도적인 폄하 등에 대한 배경에 대해서도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본 과제 평가과정이 단순한 평가절차에 대한 잘못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배후에 다른 세력들이 연관돼있는 것은 아닌지 금번 기회에 명백히 의혹을 해소하고, 공정하게 재평가할 수 있도록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포츠토토 이외 모두 불법?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가 국내 합법 스포츠 베팅은 ‘스포츠토토’만이 유일하며, 이외 모든 유사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는 행위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스포츠 베팅은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와 공식 인터넷 발매사이트 베트맨만이 유일하다.

이 외에 유사 사이트 및 발매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적발될 경우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불법스포츠도박은 운영자뿐만 아니라 참여한 사람에게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여되는 등 공정한 스포츠문화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임을 명시하고 있다.

해외에서 허가를 받아 운영 중인 사설 스포츠베팅 업체를 국내에서 이용한다면 이 역시 국민체육진흥법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유럽의 경우 사설 베팅 업체가 세계적인 스포츠 클럽들을 꾸준히 후원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유니폼, 경기장의 광고판 등을 통해 브랜드를 익숙하게 느낄 수 있지만, 국민체육진흥법에서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 외에는 해외 사설 스포츠베팅 업체의 이용 역시 허가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스포츠토토코리아 관계자는 “합법 사업인 스포츠토토의 경우, 수익금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쓰이고 있다”며 “스포츠토토의 이용은 곧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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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