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두려움 없는 배우 공유

삶과 죽음에 대해 묻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공유에게는 특별한 특징이 있다. 드라마에서는 스타성을 극대화하는 반면, 영화에서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는 것. <도가니>를 시작으로 <밀정> <부산행> <남과 여> <82년생 김지영>까지, 누군가가 선뜻 발 딛기 어려운 작품을 주저 없이 선택한 그다. 신작 <서복>에서도 실험정신을 발휘한다. 이번에는 삶과 죽음에 대해 묻는다. 

부귀영화의 극단을 누린 진시황이 마지막에 바라본 것은 ‘생명 연장’이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욕망을 만끽한 그가 마지막으로 바란 것은 수명이었다.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희생된 인물이 진시황의 신하인 서복이다. 

욕망의 끝

약 8000여명의 일행을 이끌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불로초를 구하려 했던 서복은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전설을 남겼다. 

이용주 감독의 신작 제목이 <서복>인 이유는 기원전 200여년 전 서복의 삶과 연결된다. 과거의 서복이 진시황의 죽지 않는 삶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 듯, 영화 속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은 인간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 태어났다.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했다. 그의 존재 이유는 무수한 인간에게 무한한 생명을 주는 것. 마치 돼지에서 인슐린을 빼내듯, 연구원들은 서복으로부터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매일 추출한다. 


이성과 감정이 모두 존재할 뿐 아니라 생김새도 인간과 똑같은 서복은 그를 탄생시킨 과학자들로부터 개·돼지와 다름없는 수준의 대우를 받는다. 

이 영화에서 공유가 맡은 배역은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전직 정보부 출신 기헌이다. 매일 머리가 깨지는 고통 속에서 마약 수준의 진통제로 하루를 견디는 인물이다. 과거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도 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 

기헌은 선배 정보원으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서복을 다른 지역까지 운송해달라는 요청이다. 일이 잘되면 서복을 통해 목숨을 구제해주겠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서복의 삶을 알게 된다. 그에게도 희노애락이 존재함을 깨닫는다.

서복은 기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민한 질문을 이어간다. “너를 내가 왜 살려줘야 하지? 너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시나리오에 있는 이 대사가 자연인 공유를 자극했다. 이는 “인간은 무한히 살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서복>의 주제 의식에 해당한다. 

“<서복> 시나리오를 읽고 저한테 이 질문이 던져졌어요. 어떻게 보면 답이 있는 당연한 질문 같은데, 대답하려니 대답이 잘 안 나왔어요. ‘영화를 찍다 보면 답이 나오겠지’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아직도 답을 못 얻었어요. 죽을 때까지 물어봐야 하는 질문이 아닐까 싶네요.”

<서복>서 시한부 선고 받은 국정원 요원
“소모적인 시나리오는 손이 가질 않네요”
“우리의 삶은 어떤 가치를 지니나요?”

이번 작품에서 공유는 많은 것을 준비했다. 먼저 엄청난 체중 감량에 돌입했다. 그 결과 퀭한 낯빛으로 스크린에 나온다. 죽어가는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과거 동료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자신 때문에 동료가 죽었다는 것에 심하게 자책한다. 그 괴로움과 예민함이 기저에 깔려 있다. 스스로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삶에 대한 의지는 놓지 못하는 인물이다.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자연인 공유가 어떤 인물화가 된다는 게 아직도 재밌어서 배우를 놓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살을 빼고 힘겨운 감정을 상상하는 등의 행위가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제가 살아있음을 느껴요. 모든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살잖아요. 기헌은 특히 죽을 날짜를 받고 기다리는 존재죠. 저도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거라 그게 얼마만큼의 고통인지는 헤아리지 못했어요. 그저 작은 일에도 예민하지 않을까 싶었고, 평소와 어떤 순간의 반응이 막 오락가락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을 표현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긴 했는데, 대답이 쉽지 않네요.”

영화는 끊임없이 역설적이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탄생한 서복은, 누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재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인간의 존엄에 차별성을 갖는 사람의 손에서 활용된다면 세상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지옥이 될 테다. 누구는 영원히 살고, 누구는 죽게 될 테니까. 

서복이 평생 실험체로써 유전자를 만들어 내 수많은 사람을 살려내는 일을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서복이 느끼는 불행함은 누가 대신해줄 수 있을까. 인간은 가치가 있는 존재이고, 인간과 다름없는 존재는 가치가 없는 것일까. 영화는 2시간 내내 삶과 죽음, 인간의 가치에 대해 물어본다. 

“저 역시 연기를 하면서 끊임없이 생각했어요. 나의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매일을 소중히 살려고 해요.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고 과거에서 허우적대는 일도 많았어요. 이제는 되도록 감사함을 갖고 충실한 하루를 보내려고 하죠. 요즘 전 세계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지금의 정답은 주어진 24시간을 잘 쓰자입니다.”

공유는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는 배우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어떤 채널에서든 자신의 역량 이상을 발휘한다. 그가 출연하는 작품은 언제나 이슈가 된다. 그런 공유에게서 변화하는 점이 있다면 시나리오를 고르는 것이다. 점점 더 어려운 작품에 손이 간다는 그다. 

주제의식

“단순 소모적인 이야기에는 손이 잘안가요. 시나리오가 저에게 울림과 깊은 고민을 주는 작품에 흥미가 생겨요. 예전보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요. 아마 앞으로도 계속 깊은 주제의식이 있는 작품으로 찾아뵙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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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