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파트너’에 유독 가혹한 ‘여론 청문회’ 왜?

줄줄이 검증대에 오르는 ‘유라인’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인 유재석은 특별하다.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소시민을 만나도 유려하게 재미를 끌어내는 진행 능력은 물론, 전문 방송인들과 큰 웃음을 만들어내는 재주도 탁월하다. 방송 외적으로도 유재석은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수많은 기부를 해왔으며, 과거를 들춰보면 미담만 나온다. 워낙 깨끗한 이미지의 유재석이다 보니, 함께 방송하는 인물에 대한 검증은 가혹해지는 현상이 보인다. 
 

▲ 방송인 유재석

수십년째 국내 최고 MC라는 타이틀을 지켜온 유재석의 팬덤이 두터운 건 당연한 일이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대다수에 많은 시청자가 몰린다. 누구보다도 그의 프로그램을 사랑하고 아낀다. 때론 그 사랑이 의외의 논란을 만들기도 한다.

청문회

특히 유재석 파트너에 대한 검증이 그 어떤 인사청문회보다 가혹하게 벌어진다. 과거의 잘못된 행동이 드러날 뿐 아니라, 이미 방송에서 여러 번 밝혀진 내용도 재점화된다. 

개그맨 장동민과 가수 데프콘, 배우 조병규의 사례에는 공통된 패턴이 존재한다. 

2015년 장동민은 MBC <무한도전> 새 멤버의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노홍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만들어진 이른바 ‘식스맨’ 프로젝트에서 장동민은 박명수의 기를 꺾는 후배 캐릭터로 색다른 웃음을 선사했다.


다른 후보인 전현무, 최시원, 홍진경, 서장훈, 강균성, 유병재, 광희 중 예능감이 가장 좋았을 뿐 아니라, 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과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무수한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가 준비한 ‘전설의 주먹’ 아이템은 제작진과 기존 멤버로부터 환영을 받았으며, 촬영 중간 후보 동료들을 배려하는 세심한 장면도 포착되는 등 장동민의 <무한도전> 합류는 지극히 당연해 보였다. 
 

▲ 개그맨 장동민 ⓒMBN

하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건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의 발언이었다.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비롯해 인상이 찌푸려질만한 내용이 다수 있었다. 

작금이야 팟캐스트 프로그램에서 한마디 하는 것조차 논란이 되는 게 일상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사적인 공간으로 치부됐다.

장동민에게 논란이 되는 발언은 수년 전에 유세윤, 유상무 등 오랜 친구들끼리 사적인 공간에서 과장해서 떠든 내용이었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일부 ‘문제가 아니다’라는 여론도 강했다는 것. 

그럼에도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장동민은 ‘식스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히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졌다. 당시 <무한도전> 멤버가 되기에 흠결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대세 여론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장동민 사례와 같은 사건이 두 번이나 일어났다. 한 명은 데프콘이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데프콘은 <놀면 뭐하니?>에서 김종민과 함께 유재석의 파트너로 출연했다. 이벤트성 출연일 줄 알았는데, 제작진은 유재석과 특별한 케미를 선보인 두 사람을 중용했다. 


그러다 데프콘의 과거가 재점화됐다. 학창 시절 패싸움을 한 것이 논란이 된 것. 심지어 소년원 출신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장동민 <무한도전> 식스맨 문턱서 좌절
데프콘 <놀면> 출연하자 패싸움 재점화 
조병규 <컴백홈> 앞두고 학교폭력 의혹
 

이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밝힌 내용이 확장돼 벌어진 해프닝이다. 당시 데프콘은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으로 고교시절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패싸움을 했다고 밝혔다. 큰 싸움에 휘말려 유치장에 갇혔다고도 덧붙였다.

데프콘은 그 일로 인해 형사들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면회 온 아버지가 우는 모습을 보고 크게 반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래퍼로 성장한 데프콘은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과 KBS2 <1박2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기지 넘치는 애드리브가 그의 장기며,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면모가 방송 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 가수 데프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과거사 논란이 야기된 것은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면서다. 유재석과 함께 방송하면서 그를 향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 <놀면 뭐하니?>의 인기를 방증하는 사건이었던 셈이다. 

현재까지 논란이 되는 배우 조병규의 학교폭력 의혹 역시 공교롭게도 유재석과 관련이 있을 때 튀어나왔다. 

JTBC <SKY 캐슬> 출연 당시에도 비슷한 의혹이 일었던 조병규는 정성껏 남긴 해명을 통해 의혹에서 벗어났다. 이후 SBS <스토브리그>에 출연하면서 입지를 다졌고, OCN <경이로운 소문>에 출연하며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특히 20대 배우 중 타이틀롤을 맡아 성공으로 이끈 사례는 흔치 않다. 그의 몸값은 훨씬 더 올랐다. 아울러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할 뿐 아니라 유재석과 함께 KBS2 <컴백홈>에도 출연이 예정됐다. 연기와 예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직전이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뉴질랜드 유학 시절 학교폭력 의혹이 재차 불거졌다. 조병규의 소속사에 따르면, 해당 글을 올린 이는 소속사의 법적 대응 소식에 놀라 선처를 부탁했다. “유재석과 함께 방송하는 것에 대한 시기심 때문”이라는 게 허위사실을 쓴 이유였다고 한다. 

이 글쓴이 외에도 조병규로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더 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는 수사를 의뢰한 상황. 현재 진행형인 조병규의 사건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유명인뿐 아니라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나오는 일반 시민들조차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논란이 일어난다.


자동차 유튜버 카걸-피터 부부는 여러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났으며, 과학고등학교 출신 의대생은 과고의 취지와 벗어난 행동을 했다고 비판받았다.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인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영상은 완전히 삭제된 상태다. 

이들 논란은 대부분 시청자의 폭로로 발생했다. 유재석이 MC를 보는 프로그램인만큼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흠결이 있는 행동을 한 사람들을 시청자들이 나서서 잘못을 바로잡는 모양새다.

방송인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에 대한 관심도도 커졌다. 초등학생들이 꿈꾸는 직업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다. 하물며 TV 방송에 등장하는 셀럽의 파급력은 상상을 넘어선다.

왕관의 무게

이 같은 측면에서 방송인에 대한 도덕적 기준도 높아졌다. 공영방송을 넘어 팟캐스트나 유튜브에서도 과거 행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얼굴을 내비치기 힘든 상황이다. 하물며 국내 최고 MC로 불리는 유재석이기에 그의 파트너에 대한 가혹한 검증은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유재석이라는 이름의 왕관의 무게가 무겁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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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