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도 못 살리는 <컴백홈>의 문제점

국민 MC 뭉갠 KBS 복귀작
속내 뻔히 드러난 ‘청춘 코인’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민 MC 유재석은 국내 예능인 중 가장 독보적인 포지션을 점하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와 SBS <런닝맨>,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을 주축으로 예능인 중 강력한 브랜딩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꽃길만 걷던’ 유재석조차 살려내지 못하고 있는 예능이 있다. KBS2 <컴백홈>이다. 

2011년을 기점으로 KBS 내 유명 PD들이 대거 이적한 후 KBS 예능의 품질은 꾸준히 하락했다. 이후 트렌드를 주도한 예능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품질 하락의 만성화로 인해 KBS 예능국을 향한 언론의 날선 비판이 사라진 지는 꽤 오래다. KBS의 재미 없는 예능은 뉴스로서도 가치를 잃고 있다.

촌스러운 콘셉트

MBC와 tvN, JTBC가 새로운 예능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도전하고 있으며, TV조선 역시 트로트 오디션으로 새로운 지평을 여는 등 여러 방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반대로 KBS 예능국은 다른 채널에서 주도한 장르를 따라 하거나, 촌스러운 옛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 외에 뚜렷한 장점이 없다. 

그나마 관심을 받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MBC <아빠 어디가!>에서 시작된 관찰 예능 신드롬에 탑승한 프로그램이며,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살림하는 남자들>도 관찰 예능의 작은 변형에 그친다. KBS2 <불후의 명곡> <1박2일>은 큰 변화 없는 장수 프로그램일 뿐이다.

<개는 훌륭하다>만이 그나마 다른 예능과 차별화를 둔 예능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KBS 예능은 유독 촌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너무 강한 탓에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 

유재석 역시 KBS 예능에서 실패한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4월 종영한 <해피투게더>다. 최근 10년간 유재석의 유일한 실패작으로 꼽힌다. “유재석마저 심폐소생에 실패한 예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붙었다.

연예인들의 가십을 바탕으로 한 토크쇼가 생명력을 잃은 지 10여년이 넘어갔다. 게스트 특성에 따라 재미의 기복이 클 뿐 아니라, 스타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그저 뻔한 홍보의 장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MBC <라디오스타>마저 근간이 흔들리는 중에도 <해피투게더>는 끝까지 변화를 주지 않았다. 결과는 종영으로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KBS2에서 새로운 예능 <컴백홈>을 론칭했다. 유재석과 최근 <놀면 뭐하니?> 등에서 히트한 이영지, 각종 버라이어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용진이 MC로 가세했다. 배우 조병규가 캐스팅된 이후 학교폭력 논란으로 인해 하차하는 등 문제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유재석의 KBS 복귀작이라는 측면에서 기대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컴백홈>은 청춘이라는 테마만 억지로 삽입한 <해피투게더>에 지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은 부실한 기획력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컴백홈>은 스타들이 낯선 서울살이의 첫걸음을 시작한 보금자리로 돌아가 그곳에 사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하겠다는 기획 의도가 있다. 


부실한 기획력으로 시청자 외면
청춘의 마음을 무시한 청춘 예능

마치 청춘을 위로하는 듯 보이지만, 콘텐츠의 핵심은 가수와 연기자 등 다양한 연예인들의 추억팔이다. 변화된 MC진과 인원수가 적어진 게스트라는 점을 제외하면 <해피투게더>의 형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청춘이라는 테마를 내세운 만큼 20대 일반인을 직접 만나 대화를 시도하지만, 위로는 공허할 뿐이다.

과거 스타들의 집에 살고 있는 청춘들에게 리모델링해주면서 위로를 전하지만, 월세를 내고 있는 청춘들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선물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리모델링을 하면 이득을 얻는 건 건물주와 방송 효과로 집값과 땅값이 오른 부동산 주인이기 때문이다. 

무려 1년여간 준비했다고 한 <컴백홈>은 오랜 준비 기간이 무색하게 출연진의 브랜드에만 기대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저 유재석의 안정된 진행과 최근 뛰어난 예능감을 보인 이영지, 이용진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콘셉트다.

청춘을 위로하겠다는 슬로건을 빼는 것이 차라리 프로그램 색감과 더 어울린다.

청춘의 불안을 위로하겠다고 하면서 <컴백홈>이 섭외한 게스트들은 대부분 불안을 극복한 유명 연예인들이다. 

M.net 오디션 <프로듀스 101>을 통해 성공한 뒤 음반·연기·예능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 중인 김세정이 스무살의 김세정에게 전한 말은 “오디션을 겁내지 말고 운을 잡아라”였다.

아이돌 중에서도 매우 특수하게 성공한 김세정의 말에 깊은 공감을 얻을 20대가 몇이나 있을까. 결국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벌 때 벌어야 한다” 등 그들만의 리그에서나 통하는 흔한 말만 남는다.

비교적 어린 나이인 20대 초반부터 커다란 성공을 이룬 스타들이, 막막한 현실 앞에 놓인 청춘들에게 오히려 박탈감만 안긴다는 걸 제작진만 모르는 듯하다.

청춘을 위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청춘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떤 해결책을 바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실제 20대들은 서울에서 월세 생활조차도 빠듯하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일자리를 전전하기도 하며, 생존을 위해 개인의 욕망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결혼은커녕 연애마저 사치스럽다고 여기는 20대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일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나오기 힘든 기획이다.


‘청춘코인’이나 타보려는 속내가 드러나는 것 같아 불쾌감만 커진다.

상대적 박탈감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촌스럽고 예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는 KBS2 예능국은 <컴백홈>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 증명했다. 시청률은 2~3%를 전전하고 있다. 오히려 <유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 진정성 있게 다수를 위로하는 유재석의 이미지에 해만 끼치고 있는 듯 보인다. 부끄러울 정도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컴백홈>, 10부작에서 멈추는 것이 올바른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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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발 윤석열 탄핵 시계

‘비상계엄 선포’발 윤석열 탄핵 시계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6당이 4일, ‘비상계엄령 선포’를 선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탄핵안에 포함된 인사는 윤 대통령 외에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포함됐으며 내란죄가 적용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김 장관의 건의로 이뤄졌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김용현 장관이 계엄을 건의한 게 맞느냐’는 질의에 “맞다”고 답변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제출됨에 따라 헌법 및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보고 및 표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의결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오전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긴급 의원총회 직후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윤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을 시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부대표는 “오늘 자정이 지난 시점에 국회 본회의를 개의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의원들에게 공지했다. 박 원내부대표는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해야 하니 토요일(7일)까지는 비상 대기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탄핵소추안의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으로, 민주당 및 범야권 의석(192석)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가에선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소수 야당들도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이탈표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만약 국민의힘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며, 대통령의 직무도 즉시 정지된다. 물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해서 탄핵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정지되며,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헌재 탄핵은 재판관 9인 중 6인이 찬성할 경우 인용되나 현재 6인 체제인 만큼 즉시 탄핵 심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 농단’이 화두가 되면서 인용됐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나오기까지 3개월1일이 소요됐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폭거는 대한민국 국가재정을 농락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런 민주당의 입법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며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의원 전원을 긴급 소집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한 후 본회의 표결에 부쳐 190명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선포 6시간 만인 오전 4시30분께 전격 해제됐다. 이날 계엄작전은 미리 계획돼있었다는 듯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졌다. 계엄령 선포와 함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으며 11시께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 포고령엔 국회, 지방의회 등의 정당‧정치 활동은 물론, 파업, 태업, 집회 행위 등을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언론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을 것도 명했다. 이날 현장을 찾았다는 시민 등에 따르면, 국회에 투입됐던 경찰 병력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및 시민들의 경내 진입을 막아섰으나 자리를 지키는 정도로 격렬하게 대응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간혹 큰소리를 내며 국회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민을 향해선 ‘지금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니 자제해달라’고 고지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다만 공수부대, 특전사로 구성됐던 계엄군은 국회 본관 내 진입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직자 등에 따르면, 계엄군은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등의 유리창을 깬 후 본관 안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회 및 민주당 당직자들의 거센 저지를 받았다. 이러는 사이 우 의장 직권으로 비상계엄 해제 결의요구안이 본회의서 가결 처리됐고, 계엄군을 막고 있던 이들은 “당신들은 반란군”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자, 윤 대통령도 4시29분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하면서 긴박했던 12·3 비상계엄 6시간은 막을 내렸다. 의아스러운 부분은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계엄군은 경기도 과천시 소재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투입됐다. 매체는 제보받았다는 영상을 근거로 “어젯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본청 뿐 아니라 또다른 주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까지 장악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늘 새벽 비상등을 켠 버스서 내린 무장 군인들이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로 진입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중앙선관위 청사에 투입된 2~30명의 계엄군은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10시20분경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폭거는 대한민국 국가재정을 농락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런 민주당의 입법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자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 야당 대표 방탄으로 국정은 마비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고, 입법 족대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기반이 돼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북한 공산 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또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며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계엄 선포로 인해 자유 대한민국 의 헌법 가치를 믿고 따라주신 선량한 국민들게 다소 불편이 있겠지만, 자유 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며 대통령으로서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념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워딩 어디서도 의료나 전공의라는 단어는 물론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비상계엄 후폭풍의 영향으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 내각 총사퇴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서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해임, 대통령 탈당을 요청해야 한다”며 “최고위원들도 이 의견에 공감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위기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kangjoom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