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2021 신축년이 밝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이날을 기다린 이들이 있으니, 갓 스무살이 된 친구들이다.
포털사이트에 올해 스무살이 되는 ‘02년생’을 검색해봤다.
02년생이라고 검색했을 뿐인데, 술 피시방 담배 모텔? 하지만 모든 02년생이 성인의 기쁨을 누리는 건 아니었다.
한국에는 네 개의 나이가 있다.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는 세는 나이, 생년월일을 따지는 만 나이, 연도 차이만 계산하는 연 나이, 마지막 히든 나이는 빠른 나이다.
초·중등교육법상 6세가 되면 초등학교 입학이 가능하다.
입학은 3월에 진행되는데, 1~2월생들은 자연스레 입학이 가능했다.
족보 브레이커라 불리는 빠른 생일자들은 이러한 제도로 탄생한 혼종들이었다.
예를 들면 92년생과 빠른 93년생은 같은 학년이기 때문에 친구다.
하지만 빠른 93년생은 그냥 93년생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92년생과 93년생은 친구가 될 수 없다.
학교에서는 학년이 우선이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 특이점이 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2009년 입학생부터는 빠른 생일이 폐지되었다.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안에서는 초등학교의 취학기준일을 “만 6세가 된 날의 다음 날 이후의 최초 학년초”에서 “만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 1일”로 변경하여 부작용을 해소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2008년에 초등학교를 입학한 2002년 2월생까지가 빠른년생을 적용받는 마지막 세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럼 빠른 03년생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
국내에는 조기입학 제도가 있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자녀 또는 아동의 보호자는 만 5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또는 만 7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에 그 자녀 또는 아동을 입학시킬 수 있다.
즉, 만 6세가 되면 부모가 직접 신청해 조기입학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빠른년생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날이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