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호’ 캘리스코의 위태로운 홀로서기

오빠 잡으려다 빚만 잔뜩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구지은호 캘리스코가 독자생존을 모색 중이다. 혈연으로부터 파생된 거래 관계를 끊고자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했고, 그간 부진했던 실적은 때마침 반등세로 접어들었다. 다만 흠집 나기 시작한 재정건전성이 눈에 밟힌다.
 

▲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

캘리스코는 2009년 10월자로 아워홈의 외식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을 필두로 멕시칸 패스트푸드 ‘타코벨’, 한식 ‘반주’, 카츠 카페 ‘히바린’ 등 4개의 외식 브랜드와 컨세션(휴게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핏줄인데…

캘리스코는 태생부터 아워홈과 밀접한 관계다. 일단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구자학 아워홈 회장 슬하 1남3녀 중 셋째 딸이다. 구 회장 슬하에는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1957년생)을 비롯해 구미현씨, 구명진씨, 구 대표가 있다.

지분구조서도 두 회사 간 연관성이 엿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구 대표는 지분율 46.0%(92만주)로 캘리스코 최대주주에 등재된 상태고, 아워홈 외 4인은 지분 18.5%(37만주) 보유한 상태다. 구 대표는 아워홈 지분 20.7%(471만7400주)를 보유한 2대주주기도 하다. 아워홈 최대주주는 구 부회장(38.5%, 880만주)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두 회사는 결코 원만하지 않다. 구 부회장과 구 대표의 악연 탓이다.


2015년까지 구 대표는 아워홈 경영에 깊숙이 참여한 반면, 구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같은 구도는 이듬해 구 대표가 캘리스코로 이동하고, 구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면서 순식간에 뒤바뀐다. 이후 구 대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캘리스코에 집중하고 있다.

대신 사업상 유대관계는 갈수록 희미해지는 양상이다. 캘리스코는 지난 3월 식자재 공급 업체를 아워홈서 신세계푸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공급처 변경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난해 3월 아워홈은 당해 10월12일부터 상품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캘리스코는 지난해 9월 “일방적인 부당한 거래 거절 행위”라며 법원에 아워홈의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캘리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 지난 4월30일까지 식자재를 공급받기로 결정된 상태였다.

아워홈과의 사업상 연결고리를 끊은 캘리스코는 신사업 확장을 통한 자체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다. 성패 여부에 따라 구 대표의 리더십이 재평가 받을 수 있다. 일단 주요 실적 지표가 회복 기미를 나타낸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2018년 897억1800만원이던 캘리스코의 매출은 지난해 3.2% 감소한 868억2200만원에 머물렀다. 아워홈과의 거래량 감소가 매출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캘리스코가 아워홈서 식자재를 매입하는 데 들인 비용은 62억8100만원으로 전년(86억4300만원) 대비 20억원 이상 줄었다.

대신 수익성은 반등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억4600만원으로 전년(3억3300만원) 대비 4배가량 뛰어올랐다. 23억8500만원을 달성했던 2013년 이래 최대치다.

영업이익 증가와 매출 하락이 발생하면서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3%, 0.4%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6%로 소폭 상승했다. 8%를 상회했던 출범 초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볼품없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는 점은 가시적인 성과다.


시험대 오른 구지은 리더십
실적 찔끔에…부채는 급증

다만 실적 상승세와 별개로 재정건전성은 매년 악화되는 추세다. 과도한 부채가 자칫 회사를 수렁에 빠뜨릴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구 대표 체제의 순항을 위해서라도 풀어야할 숙제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캘리스코의 총자산(총자본+총부채)은 493억700만원으로, 전년(346억7900만원) 대비 42.2% 늘었다. 2018년 198억400만원서 지난해 348억5200원으로 급증한 총부채가 총자산의 증가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총부채의 비약적인 상승은 양호한 수준이던 캘리스코의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을 순식간에 악화시켰다. 2018년 133.1%였던 캘리스코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241.1%로 대폭 뛰어올랐다. 시장에선 부채비율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이나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되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역시 적정치를 하회한다. 2018년 41.6%로 가뜩이나 적정 수준(200% 이상)을 밑돌던 캘리스코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28.5%까지 떨어졌다.
 

▲ 사보텐 ⓒ사보텐

2018년 171억7300만원이던 유동부채가 지난해 261억900만원으로 대폭 증가한 게 유동비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부채·유동비율의 악화는 회계기준 변경에 기인한다. 지난해 1월부터 새롭게 적용된 ‘K-IFRS 제1116호’는 운용리스를 금융리스와 동일하게 재무제표에 리스자산과 리스부채로 계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금융리스 이용자만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해왔다.

K-IFRS 제1116호 적용에 따라, 지난해부터 리스부채 119억원(유동 49억7600만원+비유동 69억2400만원)이 캘리스코 재무제표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계기준 변경은 차입금 항목에도 급격한 변동을 가져왔다. 2018년 106억8000만원이던 캘리스코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246억4700만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된 상황이다. 리스부채 전액이 차임금으로 분류되면서 총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차입금이 급증한 영향으로 차임금의존도(차입금/총자산)는 무섭게 치솟았다. 2018년에 30.8%로 비교적 양호했던 차임금의존도는 지난해 50%로 집계됐다. 통상 차임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총차입금 중에서 1년 내 상환을 필요로 하는 금액은 2018년 89억3000만원서 지난해 말 기준 177억22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단기차임금(127억4600만원), 유동성리스부채(49억7600만원)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단기차입금은 회사의 순이익 감소로 직결된다. 2018년에 3억4400만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했던 캘리스코는 차입금 확대로 인해 이자비용이 지난해 5억7700만원으로 상승했다. 


흠집 난 살림

차입금을 줄이지 않는 한 향후 비슷한 규모로 이자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캘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 13억4600만원을 기록했음에도 이자비용이 커진 탓에 순이익은 3억원에 불과했다. 13억2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2016년에는 순이익 11억6700만원을 올린 바 있다. 당시 단기차입금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64억6000만원이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