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93>‘LTV 공포’대책은?

주택담보대출 비상…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경보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주택담보대출이 위험 수위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도 사정은 마찬가지. 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만큼 ‘가계부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심상치 않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뒷짐만 지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집 저당 잡힌 서민 늘어
시중은행들 여전히 미련…부실 확대 재생산

빚을 과도하게 진 채 집을 보유 중인 하우스푸어의 부실이 사회문제화 되고 집값마저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집을 저당 잡혀 생활자금 융통에 나선 서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 5%까지 치솟아
일부 은행 10%에 육박

여기에 새로운 먹거리 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볼륨 확대에 목을 매고 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의 50∼60%를 차지하는 중도금대출 연체율이 3∼5%까지 치솟고 일부 은행은 연체율이 1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부실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하우스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방책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 신용대출로 전환하는 것으로, 이는 실상 부실을 연장하거나 또 다른 악성부채를 만드는 것이나 진배없다. 비약일 수 있지만 은행과 금융당국이 나서서 부실을 방조·확대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중 기업 및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됐다는 한국은행 통계 자료에 반가워했다. 급작스런 대출 볼륨 감소는 중소기업 및 서민들의 자금 융통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계대출 부실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들의 7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연초 대비 최대 1조7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수도권에 미분양 단지가 넘쳐나고 올해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46만4727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보다 3만여 건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금융시장에서 주택 구입을 위해 자금을 빌리려는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는 의미인데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가계에서 최후의 보루라고 인식하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을 융통하려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실제 국민은행에 따르면 2009년과 올해 7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73조3586억원과 76조5719억원으로 3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올해 7월 말 기준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은 44조1240억원으로 2009년(46조407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줄었다.

“환매조건부 임대 등 집값하락 대비책 절실”

반면 주택구입(거주목적+거주 이외 부동산 구입) 이외의 대출, 예컨대 사업자금 마련이나 생활비 목적 등의 대출은 2009년 27조3179억원에서 32조4479억원으로 늘어 전체 비중 역시 37.2%에서 42.3%로 증가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영세 자영업자들은 까다로운 기업대출 대신 주택담보대출로 자금을 융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수익률 악화에 따른 위기감에 줄줄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민은행이 증가세에 불을 댕기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수년간 주력 자산이던 주택담보대출 증가 비중이 둔화되며 7월부터 수도권보다 부동산 경기가 양호한 지방 등에서 되레 영업확대 전략에 돌입했다.

시중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10년 넘게 주택담보대출로 자산 확대에 골몰했던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규 먹거리 확보가 딱히 없다”며 “올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쉽사리 줄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국내 가계부채 및 자금시장에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만을 내놓고 있다. 가계부채로 시름하는 서민들에게 빚을 내서 당장의 빚을 갚아 현재의 상환부담을 미래로 떠넘기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집값 하락에 따른 LTV 상승으로 부채상환 압박이 거세지자 LTV 초과분을 신용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집값 하락으로 LTV 한도를 초과한 ‘위험대출’은 3월 말 현재 잔액 기준으로 44조원에 달한다. 또 올 들어 5월까지 담보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원금을 일부 상환한 대출규모는 1만5000건, 3000억원에 이른다. 또 다른 시중은행 한 고위임원은 “정부의 시나리오대로 경기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미래로 이월한 가계부채는 오히려 더 큰 폭발력을 지닌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급락한 아파트가 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만 12만 가구 넘게 쏟아질 전망이다. ‘깡통 아파트’우려에 입주자들은 집단 반발하고 있지만, ‘기획소송’에 휘말려 입주자 피해만 커진다는 논란도 있다.

“현재의 상환부담
 미래로 떠넘기기”

금융권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판교·동탄·김포·광교·파주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입주물량은 12만2860가구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주한 게 8만34가구, 올해부터 2015년까지 입주할 예정인 게 4만2826가구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형성된 시점이나 가격이 가장 높았던 시점보다 평균 10% 가량 하락했다.

2009년 입주가 본격화한 판교신도시 아파트 2만1410가구는 현재 3.3㎡당 2270만원이다. 2010년 9월보다 약 13% 내렸다.

동탄신도시(2만308가구)와 파주신도시(2만6238가구)의 매매가격도 고점 대비 약 6%와 5% 내렸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10∼20% 하락한 단지가 수두룩하다. 그나마 거래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신도시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분양가를 기준으로 LTV가 책정된다. 서울과 수도권은 LTV 한도가 60%다. 집값이 내리면 LTV는 상승하고, 한도를 넘으면 만기 때 집을 팔아서라도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가계부채·자금시장 불안 가중
금융당국 주먹구구 땜질 처방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분당, 과천 등 1기 신도시의 LTV가 급등해 상환위험이 커진 것처럼 2기 신도시도 이런 추세로 가격이 내리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신도시는 분양가보다 하락할 가능성에 LTV를 탄력적으로 운용하지만, 가격이 너무 내린 곳까지 위험을 떠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세가 분양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깡통 아파트로 전락할 우려에 입주자들은 집단 민원과 소송을 내고 있다. 올 들어 손해배상소송이나 분양계약해제소송 등이 벌써 90여 건 제기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소문해보니 소송을 준비 중인 단지도 100곳을 넘는다”고 전했다.

특히 입주한 아파트가 계약 내용과 다르다는 분양계약해제소송은 대출금을 갚지 않는 채무부존재확인소송과 함께 제기돼 대출자의 연체이자 부담이 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몇몇 변호사와 브로커가 승소 확률이 높다며 입주자들을 모아 소송을 거는 기획소송 탓에 대출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가, 오피스텔, 공장 등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도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 경제 뇌관으로 자리 잡은 주택담보대출보다 대출 규모나 연체율 등에서 위험성이 높아 자칫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로 인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태 파악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대출자들이 자영업자들이어서 대출 규제를 할 경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의 부실 위험이 높아지자 19개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지역별, 담보 형태별로 LTV를 비롯한 부실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사실상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LTV 규제가 없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부실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금감원은 상업용 부동산대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시장의 침체로 이어져 신중히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실태조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하겠다는 의지지만 LTV 도입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상업용 대출의 LTV는 평균 60∼80%대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48.5%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만큼 상업용 대출이 또 다른 가계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LTV 기준을 강화할 것이란 시각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자영업에 나선 사례가 급증해 최근 3년간 상업용 부동산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9년 1.2%에 불과했던 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하나은행 등 6개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율은 2010년 8.0%, 2011년 11.9%로 높아졌다.

5월 말 기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19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9% 증가했다. 연체율 역시 5월 말 기준 1.44%로 지난해 말보다 0.4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상업용 대출 가운데 약 4분의 1(49조5000억원)을 차지하는 상가 대출의 경우, 상가를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 상가’가 25.6%(1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대출 가운데 18.5%가 시가의 70%를 넘는 대출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더 하락하거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우리경제의 뇌관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과 은행들은 최근 LTV 한도 초과 대출을 상환하는 대신 장기분할이나 신용대출로 전환하기로 했다. 집값 하락과 대출 상환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예방하는 취지지만, 원리금 상환부담을 미루는 효과밖에 없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가계 부도’뇌관
빨리 대책 내놔야

국내도 고령화와 핵가족화 등을 고려하면 집값 하락을 장기적인 추세로 받아들여 선진국처럼 임대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를 겪은 미국에선 ‘바이백 리스(Buyback Lease)’가 도입됐다. 담보가치가 급락한 아파트의 소유권을 은행이 넘겨받고 통상 임대료보다 싼 값에 3년 단위로 빌려주면서 원래 집주인이 기회를 봐서 되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뉴욕,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일부 주에서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해 2500건을 성사시켰다. 1990년대 주택시장의 ‘버블(거품) 붕괴’를 겪은 일본에서도 주택임대 전문회사가 등장해 매매보다 임대 시장이 활성화했다. 다만 금감원 측은 “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는 현행 법령을 고려하면 국내 도입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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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