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경험담> 신천지 포교 극적 탈출기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3.24 07:58:04
  • 호수 12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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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풀이로 유인…3명이 붙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인터넷에 올라온 신천지 포교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다. 생생한 경험담이라며 올라온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소설을 읽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진위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남는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신천지 포교를 직접 경험한 오창민씨를 만나 피해담을 들어봤다.
 

▲ 일요시사가 최근 신천지 포교로부터 탈출에 성공했다는 오창민씨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배승환 기자

사람은 일이 잘 안 풀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이름을 바꾸고 싶어 한다. ‘개명하면 인생이 확 달라질 것’이라는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오창민씨도 그런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오씨는 지난해 8월10일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공터서 ‘성명학 무료 상담’이라는 문구를 보고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게 화근이었다. 

무료라더니…

평소 사주풀이에 관심이 많던 오씨는 무심코 천막에 들어가 상담을 받았다. 오씨는 “당시 상담해주던 A씨가 나를 보더니, 육해살과 도화살, 그리고 망신살이 꼈다는 등 안 좋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신경이 쓰여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살풀이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골적인 금전 요구가 없었기에 오씨는 의심을 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살풀이 방법을 묻자 A씨는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아는 스승님을 만났다. 그 스승님에게 도움을 받은 걸 갚는다는 의미로 지금 무료로 상담을 하는 것”이라며 A씨와 따로 약속을 잡게 됐다고 했다.

오씨가 약속장소로 가니 A씨가 B씨를 데리고 나왔는데 당시 A씨는 그를 살풀이 전문 선생님이라고 소개했다. 50대 중후반의 B씨는 박학다식하고 스마트한 모습으로 오씨에게 다가왔다.


오씨는 “B씨는 성경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 모습에 믿음이 가 이후 한 달가량 스터디룸을 빌려 B씨에게 교육을 받았다. 교육과정서 스터디룸 사용료만 내가 냈을 뿐 별도의 교육비가 따로 들진 않았다. 교육을 듣다 보니 성경에 관한 주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B씨는 “원하는 종교에 맞춰 살풀이를 해줄 수 있다”며 오씨를 안심시켰다. B씨가 말하는 포인트는 하나였다. “모든 종교서 말하는 신은 한 명이다. 지역별로, 시기적으로 차별성이 있어 선구자가 달라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달 반 정도 지났을까. B씨는 오씨에게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새로운 곳으로 유인했다고 한다.

오씨는 “B씨가 인문학 강의를 하느라 자신이 좀 버겁다고 말했다. 자신이 아는 전도사가 공개강의를 하는데 같이 가보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 위치는 구로디지털단지역서 가까운 거리였고, 간판 없는 건물이었다. 특강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수업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돈 요구하지 않고 무상 교육
관심사 파악해 짝꿍 붙이기도 

결국 9월26일 처음 강의를 듣기 시작한 오씨는 종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과거 교회를 다녀봤지만 성경 공부가 어렵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했다. 

오씨는 “수업을 듣고 나니 B씨가 괜찮냐고 물어봤다. 성경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예전에 교회를 다녔던 곳에서 DTS라고 집중적으로 성경을 배우는 과정이 있었다. DTS 같은 거냐고 물어보니 비슷한 거라고 답변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된 교육 내용은 성경 관련 내용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을 가지고 설명을 하자 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도 홀린 듯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고 했다.

오씨에 의하면 수강생이 150명 정도 돼 강의실이 가득 찼으며, 수업에 대한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다고 한다.

그는 “7개월 과정이 7만원밖에 하지 않았다. 매달 1만원은 학습자료 복사 비용이라고 했다. 7개월 과정은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 등 3반을 다 합친 기간이었다. 특이한 점은 특강을 진행한 목사님과 1:1 상담을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배승환 기자

수업은 굉장히 타이트하게 이뤄졌다. 매주 월, 화, 목,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해 총 3시간으로 진행됐다. 일을 마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수업을 들으러 간 오씨에게 의지가 된 사람은 C씨였다. 

오씨는 “처음 갈 때 저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서 수강생 C씨를 소개해줬다. 짝꿍처럼 C씨와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금방 친해졌다. 수업을 듣고 나서 어땠는지 이야기도 같이 하고 간식도 챙겨주는 등 의지가 됐다. 그때만 해도 C씨를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으며 형이라고 부를 만큼 가까워졌다”고 한다. 

수업 내용의 대부분은 비유를 통한 성경 공부였다. 포도주는 어떤 걸 의미하는지, 벼가 자라날 때 추수를 해서 창고로 가져가는 행위가 어떤 걸 의미하는지 등을 해석해줬다.

비유에 대한 뜻풀이가 그들만의 생각이냐고 묻자 오씨는 “그 사람만의 생각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설명을 매우 잘했다. 특히 추수에 관한 내용이 정말 많았다. 구약에 나온 내용과 신약에 나온 내용이 매칭이 잘 돼있었고 성경 내용만을 설명하는 수업방식으로 신뢰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2주 넘게 수업을 들은 오씨에게 특별한 날이 있었다. 토요일 보충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버스서 이상한 문구 하나를 발견한 것이다. ‘추수 날을 기다리며’라는 문구를 본 오씨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수업을 통해 들은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간판도 없는 건물서 수업
성경과 다른 구절로 특강

오씨는 “그 문구는 수업 내내 전도사님이 한 말이었다. 교육받을 당시 전도사님들은 ‘공부한 내용을 밖에 얘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들을 때만 해도 왜 좋은 걸 밖에 말하지 말라고 할까 의아해했다. 그 뿐만 아니라 필기한 노트를 밖으로 못 가져가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의심이 든 오씨는 스마트폰으로 ‘성경공부 비유풀이’라고 검색했다. 알고 보니 수많은 신천지 포교 수법 중 한 가지였다. 사주풀이를 통해 포교활동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었다. 수강하러 온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관심분야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이용해 포교한 다음 성경 공부로 이어지게끔 유도한 것이다.

오씨도 사주에 대한 관심으로 이용당한 것이었다.


오씨는 “교육 받기 전에 B씨와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 그들은 내가 원하는 부분을 캐치한 다음 이용한 것뿐이었다”며 “짝꿍이었던 C씨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C씨에게 수업 관련해 할 얘기가 있다고 한 뒤 만나자고 했다. 약속시간 10분 전에 맨 처음 저에게 이름풀이를 해줬던 A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지만 이들 모두 한통속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씨는 C씨를 만나 처음부터 신천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사정이 생겨서 수업을 듣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자, C씨는 아쉬워하며 가끔 연락이나 하자며 오씨를 위로했다. 이때만 해도 오씨는 C씨가 신천지와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C씨에게 조심스레 이들 무리가 신천지 교도인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C씨는 놀라지 않았다.

오씨는 “C씨는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고 했다. 그래도 자기는 뭔가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보겠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형(C씨)이 안 했으면 좋겠는데 한다고 해도 말리진 않을 거라고 했다. 종교가 진짜고 아니고를 떠나 나를 속였다는 게 너무 짜증이 난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조치를 하려다가 참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언급은 C씨를 통해 전달하고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였다. 그 이후로 전화번호도 다 차단했다”고 했다. 

정체 숨기고

이어 “그 사건이 있고 난 뒤 타로, 사주에 관심이 많아 관련 모임에 많이 나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신천지 사태가 터지고 난 뒤 아무런 공지도 없이 그 모임은 해체돼 황당했다. 유튜브만 검색해봐도 신천지가 하는 포교수법은 굉장히 치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천지가 무서운 건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신천지라는 것을 알았을 땐 시간을 많이 허비한 상태”라며 “나도 한 달 반이란 시간 동안 공부한 게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주위서 비슷한 경향을 겼고 있다면 지체없이 빠져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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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