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답답한 도심에서도 푸른 숲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택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웰빙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부동산 시장에도 웰빙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건설업계도 웰빙 트렌드에 맞춰 도심 아파트에 산책로, 공원, 커뮤니티 등을 강조해 설계함으로써 ‘도심 속 웰빙 아파트’를 속속 선 보이고 있다.
단지내 산책로·공원·커뮤니티 등 갖춰 인기
녹지율 40∼50% 차지…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삼성물산이 최근 강남보금자리에 분양한 ‘래미안 강남힐즈’는 단지 용적률이 159.9%에 불과하다. 웬만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절반 수준으로 단지 내 조경면적만 약 3만㎡에 이른다. 래미안 강남힐즈는 전용 91∼129㎡ 총 1020가구로 구성됐다.
곳곳에 인공폭포
물놀이 놀이터도
동부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에 분양 중인 ‘신봉센트레빌’은 단지 40%가 녹지로 이뤄진 도심 리조트 같은 아파트다. 단지 내 산책로는 인근 성지바위산 산책로와 연결된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인공폭포도 곳곳에 있어 단지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신봉천이 흐르고 있으며 단지 내 물놀이 놀이터는 워터파크를 축소해놓은 형태로 꾸며졌다. 신봉센트레빌은 전용 84∼149㎡ 총 940가구다. 신분당선 연장선 성복역이 2016년 개통예정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파주교하신도시 ‘한라비발디’는 단지 내 녹지율이 단지 절반인 50%에 달해 ‘그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다. 약 1500㎡ 잔디광장과 약 1000㎡ 전나무 삼림욕장, 약 2㎞ 산책로, 약 230m 생태수공간, 전동 옥상 녹화 등 특화된 녹지·조경시설이 풍부하다. 전용 59∼130㎡ 총 823가구로 구성됐다.
반도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 Aa-09블록에서 분양 중인 ‘반도유보라2차’는 단지 내 녹지율이 50%에 달하며 일부 면적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해 쾌적한 주거환경이 기대된다. 전용 59㎡ 단일면적으로 총 1498가구로 구성됐다.
성우종합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 AC-8블록에 분양 중인 ‘현대성우오스타’도 단지 내 녹지율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공원 같은 아파트로 수로가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이 장점이다. 전용 101∼131㎡ 465가구로 구성됐다.
GS건설이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에서 분양하는 ‘일산자이 위시티’는 지구 내 녹지율이 47%에 달한다. 공원을 방불케 하는 단지 내 조경시설로 유명하다. 수령 100년 이상의 적송 1500그루를 포함, 소나무 2200여 그루가 식재돼 마치 오래된 소나무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도록 단지를 꾸몄다. 단지 내외로 약 2.1㎞에 이르는 산책길이 조성됐다. 3호선 정발산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H가 인천 남동구 구월동 보금자리에 건립하는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아파트는 여의도공원에 버금가는 21만5000㎡크기의 지구 내 공원을 조성, 전체 녹지율을 44%로 높였다. 특히 지구 중심을 관통하는 폭 160∼200m 녹지 축에는 8가지 자연풍광을 담아낸 ‘구월팔경’이 꾸며지고 4㎞ 산책로와 순환형 자전거도로가 연결될 예정이다.
부산 북구 만덕동에 들어서는 백양산 ‘동문굿모닝힐’은 단지 내 테마파크가 34곳이 마련된다. 백양산과 금정산을 잇는 50㎞ 둘레길이 꾸며질 예정이며 단지 앞에는 445m 덕천천 생태하천이 조성될 예정이다.
‘대전 도안 아이파크’는 단지 내부에 단지 동쪽과 서쪽 공원과 연계해 중앙 부분에 약 3200㎡ 규모 잔디광장을 들인다. 국제규격 축구장 1.5배 크기로 입주민에게 쾌적함은 물론, 각 동에서 내려다볼 때 탁 트인 시야를 감상할 수 있다. 수변공간과 조형 파고라, 1㎞ 순환 자전거도로, 건강산책로 등도 함께 조성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으로 건강, 웰빙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에 있으면서 단지 내 녹지율이 높아 공원 같은 아파트로 설계된 단지가 미래형 주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심 속 빽빽하게 자리 잡은 아파트 숲이 익숙한 수요자에게 ‘배산임수형’ 아파트도 단연 관심 대상이다. 웰빙바람으로 건강과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자가 점차 늘면서 쾌적한 삶과 더불어 집값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어 인기다. 교통이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도 교통망을 잘 갖춘 단지가 속속 나오면서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텐트 칠 캠핑장에
온천 사우나까지
▲서울권 = 동부건설이 용산구 동자동 37-17번지에서 분양 중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남산 아랫자락에 있는 용산구 전 지역을 한강이 휘감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아파트다. 전용 129∼208㎡ 총 278가구 규모로, 단지 앞 1·4호선, 경의선, KTX,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AREX(공항철도)가 가르는 쿼트리플 역세권 서울역이 있다.
쌍용건설이 강서구 염창동 242-4번지에 분양 중인 ‘쌍용예가’는 총 152가구 전용 59~84㎡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다. 한강과 봉제산이 있어 배산임수 입지를 갖췄으며 9호선 증미역이 도보 거리다.
한화건설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156-29번지에 ‘중계2차 꿈에그린’을 분양 중이다. 전용 59∼121㎡ 총 283가구로 불암산 조망이 가능하며 중랑천이 가깝다. 4호선 상계역이 단지 앞에 있다.
▲경기권 = 동원개발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 A-17블록에 ‘고양 삼송 동원로얄듀크’를 분양 중이다. 전용 84㎡ 300가구, 110㎡ 100가구, 116㎡ 198가구로 총 598가구로 구성됐다. 전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으며, 남동향으로 배치된 동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바로 옆 2만여㎡ 규모 근린공원이 들어서고, 단지 3면을 둘러싼 자연녹지와 창릉천·오금천·공릉천이 어우러져 있다. 3호선 삼송역이 도보 거리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통일로IC를 이용, 서울까지 5분 내 진입할 수 있다. 2013년 완공예정인 원흥역과 GTX가 추진되면 강남권까지 20분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한화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오목천동 824-1번지에 9월 ‘수원 권선 꿈에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81㎡ 2157가구 규모로 인근 고금산이 있고 상수천을 조망할 수 있다. 교육시설로는 오현초, 영신중, 영신여고가 인근에 있다.
GS건설은 김포시 장기동에 ‘한강센트럴자이’를 오는 10월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15㎡ 3503가구 규모로 단지 앞 허산·솔래공원 등 녹지가 잘 조성돼 있다. 단지 앞 한강이 흐르고 있으며 M버스 개통과 김포 지하철 연장노선이 개통 예정이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를 인근 산이나 공원까지 연결해 녹지율을 곱절로 높인 설계가 트렌드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단지 내 녹지 공간을 늘린 사례는 이미 일반화 됐으며 수요자들에 인기도 높다. 이런 아파트들은 녹지율과 조망권을 확보해 다른 단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한 전문가는 “웰빙에 대한 열풍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며 단지 내 산책로와 인근 산을 연계한 아파트의 인기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라며 “이들 아파트는 높은 녹지율로 인한 쾌적성은 물론 조망권도 함께 확보해 다른 단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 가격 차이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다. 같은 단지에서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아시아선수촌은 공원과 바로 맞닿아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 99㎡ 경우 조망이 좋은 최상급은 13억3000만원이며, 하위급은 12억원으로 무려 1억3000만원 차이가 난다.
아파트 단지 내 조경과 커뮤니티도 진화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로 주택은 갈수록 작아지지만 아파트 단지는 다양한 시설을 내부에 갖추면서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단순한 조경·커뮤니티공간을 넘어 삼림욕장이나 캠핑장을 갖춘 아파트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단지와 직접 연결해 아파트를 둘러싼 담벼락을 허물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울산 문수산 푸르지오’에 삼림욕장 기능을 하는 ‘힐링 포리스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힐링 포리스트는 단순한 조경수 몇 그루를 심는 수준을 넘어서 단지 입구부터 나무를 빼곡히 심어 집으로 가는 길을 산길처럼 조성해 입주민들의 피로한 심신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입주가 곧 시작되는 부산 화명의 ‘롯데캐슬 카이저’에도 2.3㎞에 달하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길 주변에 나무를 심어 삼림욕장처럼 만들 예정이다.
단지서 모든 것 해결
‘원스톱 라이프’실현
캠핑장을 단지에 들여놓기도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산 용화 아이파크’에 2000㎡ 규모의 소나무 숲을 조성하고, 이중 약 600㎡를 캠핑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말에는 입주민들이 텐트를 가지고 나와 자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산이나 강·호수 등 주변 환경을 아파트 단지와 직접 연결해 굳이 단지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아도 자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아파트도 늘고 있다. 서울 홍은동 ‘동원 베네스트’는 북한산과 단지 내 산책로를 연결했고, 동부건설의 경기도 용인 ‘신봉 센트레빌’은 단지와 성지바위산 등산로를 직접 연결했다.
강 흐르고 산 있는 ‘배산임수형’주목
조경 갈수록 진화…분양가·관리비 우려
커뮤니티센터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헬스클럽 등 운동시설 위주에서 벗어나 영어마을을 비롯해 카페, 수영장, 미니 워터파크, 온천 등 다양한 시설이 등장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은 돌잔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마련하고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도 단지 안에 들여놓았다. KCC건설은 동탄2신도시 ‘KCC스위첸’에 애견카페를 설치할 예정이다. 경남 진주시 ‘더 퀸즈 웰가’는 여성 입주자를 위한 ‘퀸즈 센터’를 별도로 설치한다.
경기도 용인시 언남동 일대엔 소형 아파트인 ‘구성 스파팰리스 리가’아파트가 특별 분양 중이다. 지상 20층, 8개동 533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5㎡ 383가구, 127㎡ 148가구, 192㎡ 2가구 등 3개 평면 6개 타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전용면적 85㎡에 한해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 최초 온천테마 아파트로 건설 현장에서 약알칼리성 온천 성분수가 발견돼 전 가구에 온천수를 공급하고, 단지 내 사우나와 족욕탕 등 온천 관련 커뮤니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일조권과 조망권을 극대화한 탑상형 설계로, 동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세대 간 사생활 보호에 신경 썼다.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받아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입주민 교류와 지역 공동체의 기반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면서 분양가와 향후 관리비 상승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 이후에는 관리 주체가 주민이 되다 보니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관리비를 줄이면서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