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91>도심 웰빙아파트

성냥갑은 가라!…이젠 숲속‘그린 아파트’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답답한 도심에서도 푸른 숲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택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웰빙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부동산 시장에도 웰빙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건설업계도 웰빙 트렌드에 맞춰 도심 아파트에 산책로, 공원, 커뮤니티 등을 강조해 설계함으로써 ‘도심 속 웰빙 아파트’를 속속 선 보이고 있다.

단지내 산책로·공원·커뮤니티 등 갖춰 인기
녹지율 40∼50% 차지…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삼성물산이 최근 강남보금자리에 분양한 ‘래미안 강남힐즈’는 단지 용적률이 159.9%에 불과하다. 웬만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절반 수준으로 단지 내 조경면적만 약 3만㎡에 이른다. 래미안 강남힐즈는 전용 91∼129㎡ 총 1020가구로 구성됐다.

곳곳에 인공폭포
물놀이 놀이터도

동부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에 분양 중인 ‘신봉센트레빌’은 단지 40%가 녹지로 이뤄진 도심 리조트 같은 아파트다. 단지 내 산책로는 인근 성지바위산 산책로와 연결된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인공폭포도 곳곳에 있어 단지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신봉천이 흐르고 있으며 단지 내 물놀이 놀이터는 워터파크를 축소해놓은 형태로 꾸며졌다. 신봉센트레빌은 전용 84∼149㎡ 총 940가구다. 신분당선 연장선 성복역이 2016년 개통예정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파주교하신도시 ‘한라비발디’는 단지 내 녹지율이 단지 절반인 50%에 달해 ‘그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다. 약 1500㎡ 잔디광장과 약 1000㎡ 전나무 삼림욕장, 약 2㎞ 산책로, 약 230m 생태수공간, 전동 옥상 녹화 등 특화된 녹지·조경시설이 풍부하다. 전용 59∼130㎡ 총 823가구로 구성됐다.

반도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 Aa-09블록에서 분양 중인 ‘반도유보라2차’는 단지 내 녹지율이 50%에 달하며 일부 면적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해 쾌적한 주거환경이 기대된다. 전용 59㎡ 단일면적으로 총 1498가구로 구성됐다.

성우종합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 AC-8블록에 분양 중인 ‘현대성우오스타’도 단지 내 녹지율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공원 같은 아파트로 수로가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이 장점이다. 전용 101∼131㎡ 465가구로 구성됐다.

GS건설이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에서 분양하는 ‘일산자이 위시티’는 지구 내 녹지율이 47%에 달한다. 공원을 방불케 하는 단지 내 조경시설로 유명하다. 수령 100년 이상의 적송 1500그루를 포함, 소나무 2200여 그루가 식재돼 마치 오래된 소나무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도록 단지를 꾸몄다. 단지 내외로 약 2.1㎞에 이르는 산책길이 조성됐다. 3호선 정발산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H가 인천 남동구 구월동 보금자리에 건립하는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아파트는 여의도공원에 버금가는 21만5000㎡크기의 지구 내 공원을 조성, 전체 녹지율을 44%로 높였다. 특히 지구 중심을 관통하는 폭 160∼200m 녹지 축에는 8가지 자연풍광을 담아낸 ‘구월팔경’이 꾸며지고 4㎞ 산책로와 순환형 자전거도로가 연결될 예정이다.

부산 북구 만덕동에 들어서는 백양산 ‘동문굿모닝힐’은 단지 내 테마파크가 34곳이 마련된다. 백양산과 금정산을 잇는 50㎞ 둘레길이 꾸며질 예정이며 단지 앞에는 445m 덕천천 생태하천이 조성될 예정이다.

‘대전 도안 아이파크’는 단지 내부에 단지 동쪽과 서쪽 공원과 연계해 중앙 부분에 약 3200㎡ 규모 잔디광장을 들인다. 국제규격 축구장 1.5배 크기로 입주민에게 쾌적함은 물론, 각 동에서 내려다볼 때 탁 트인 시야를 감상할 수 있다. 수변공간과 조형 파고라, 1㎞ 순환 자전거도로, 건강산책로 등도 함께 조성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으로 건강, 웰빙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에 있으면서 단지 내 녹지율이 높아 공원 같은 아파트로 설계된 단지가 미래형 주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심 속 빽빽하게 자리 잡은 아파트 숲이 익숙한 수요자에게 ‘배산임수형’ 아파트도 단연 관심 대상이다. 웰빙바람으로 건강과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자가 점차 늘면서 쾌적한 삶과 더불어 집값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어 인기다. 교통이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도 교통망을 잘 갖춘 단지가 속속 나오면서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텐트 칠 캠핑장에
온천 사우나까지

▲서울권 = 동부건설이 용산구 동자동 37-17번지에서 분양 중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남산 아랫자락에 있는 용산구 전 지역을 한강이 휘감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아파트다. 전용 129∼208㎡ 총 278가구 규모로, 단지 앞 1·4호선, 경의선, KTX,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AREX(공항철도)가 가르는 쿼트리플 역세권 서울역이 있다.

쌍용건설이 강서구 염창동 242-4번지에 분양 중인 ‘쌍용예가’는 총 152가구 전용 59~84㎡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다. 한강과 봉제산이 있어 배산임수 입지를 갖췄으며 9호선 증미역이 도보 거리다.

한화건설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156-29번지에 ‘중계2차 꿈에그린’을 분양 중이다. 전용 59∼121㎡ 총 283가구로 불암산 조망이 가능하며 중랑천이 가깝다. 4호선 상계역이 단지 앞에 있다.

▲경기권 = 동원개발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 A-17블록에 ‘고양 삼송 동원로얄듀크’를 분양 중이다. 전용 84㎡ 300가구, 110㎡ 100가구, 116㎡ 198가구로 총 598가구로 구성됐다. 전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으며, 남동향으로 배치된 동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바로 옆 2만여㎡ 규모 근린공원이 들어서고, 단지 3면을 둘러싼 자연녹지와 창릉천·오금천·공릉천이 어우러져 있다. 3호선 삼송역이 도보 거리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통일로IC를 이용, 서울까지 5분 내 진입할 수 있다. 2013년 완공예정인 원흥역과 GTX가 추진되면 강남권까지 20분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한화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오목천동 824-1번지에 9월 ‘수원 권선 꿈에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81㎡ 2157가구 규모로 인근 고금산이 있고 상수천을 조망할 수 있다. 교육시설로는 오현초, 영신중, 영신여고가 인근에 있다.

GS건설은 김포시 장기동에 ‘한강센트럴자이’를 오는 10월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15㎡ 3503가구 규모로 단지 앞 허산·솔래공원 등 녹지가 잘 조성돼 있다. 단지 앞 한강이 흐르고 있으며 M버스 개통과 김포 지하철 연장노선이 개통 예정이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를 인근 산이나 공원까지 연결해 녹지율을 곱절로 높인 설계가 트렌드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단지 내 녹지 공간을 늘린 사례는 이미 일반화 됐으며 수요자들에 인기도 높다. 이런 아파트들은 녹지율과 조망권을 확보해 다른 단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한 전문가는 “웰빙에 대한 열풍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며 단지 내 산책로와 인근 산을 연계한 아파트의 인기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라며 “이들 아파트는 높은 녹지율로 인한 쾌적성은 물론 조망권도 함께 확보해 다른 단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 가격 차이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다. 같은 단지에서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아시아선수촌은 공원과 바로 맞닿아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 99㎡ 경우 조망이 좋은 최상급은 13억3000만원이며, 하위급은 12억원으로 무려 1억3000만원 차이가 난다.

아파트 단지 내 조경과 커뮤니티도 진화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로 주택은 갈수록 작아지지만 아파트 단지는 다양한 시설을 내부에 갖추면서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단순한 조경·커뮤니티공간을 넘어 삼림욕장이나 캠핑장을 갖춘 아파트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단지와 직접 연결해 아파트를 둘러싼 담벼락을 허물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울산 문수산 푸르지오’에 삼림욕장 기능을 하는 ‘힐링 포리스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힐링 포리스트는 단순한 조경수 몇 그루를 심는 수준을 넘어서 단지 입구부터 나무를 빼곡히 심어 집으로 가는 길을 산길처럼 조성해 입주민들의 피로한 심신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입주가 곧 시작되는 부산 화명의 ‘롯데캐슬 카이저’에도 2.3㎞에 달하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길 주변에 나무를 심어 삼림욕장처럼 만들 예정이다.

단지서 모든 것 해결
‘원스톱 라이프’실현

캠핑장을 단지에 들여놓기도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산 용화 아이파크’에 2000㎡ 규모의 소나무 숲을 조성하고, 이중 약 600㎡를 캠핑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말에는 입주민들이 텐트를 가지고 나와 자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산이나 강·호수 등 주변 환경을 아파트 단지와 직접 연결해 굳이 단지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아도 자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아파트도 늘고 있다. 서울 홍은동 ‘동원 베네스트’는 북한산과 단지 내 산책로를 연결했고, 동부건설의 경기도 용인 ‘신봉 센트레빌’은 단지와 성지바위산 등산로를 직접 연결했다.

강 흐르고 산 있는 ‘배산임수형’주목
조경 갈수록 진화…분양가·관리비 우려

커뮤니티센터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헬스클럽 등 운동시설 위주에서 벗어나 영어마을을 비롯해 카페, 수영장, 미니 워터파크, 온천 등 다양한 시설이 등장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은 돌잔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마련하고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도 단지 안에 들여놓았다. KCC건설은 동탄2신도시 ‘KCC스위첸’에 애견카페를 설치할 예정이다. 경남 진주시 ‘더 퀸즈 웰가’는 여성 입주자를 위한 ‘퀸즈 센터’를 별도로 설치한다.

경기도 용인시 언남동 일대엔 소형 아파트인 ‘구성 스파팰리스 리가’아파트가 특별 분양 중이다. 지상 20층, 8개동 533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5㎡ 383가구, 127㎡ 148가구, 192㎡ 2가구 등 3개 평면 6개 타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전용면적 85㎡에 한해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 최초 온천테마 아파트로 건설 현장에서 약알칼리성 온천 성분수가 발견돼 전 가구에 온천수를 공급하고, 단지 내 사우나와 족욕탕 등 온천 관련 커뮤니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일조권과 조망권을 극대화한 탑상형 설계로, 동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세대 간 사생활 보호에 신경 썼다.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받아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입주민 교류와 지역 공동체의 기반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면서 분양가와 향후 관리비 상승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 이후에는 관리 주체가 주민이 되다 보니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관리비를 줄이면서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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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