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허균, 서른셋의 반란 (28) 인연

사명당이라는 고승

허균을 <홍길동전>의 저자로만 알고 있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조선시대에 흔치않은 인물이었다. 기생과 어울리기도 했고, 당시 천대받던 불교를 신봉하기도 했다. 사고방식부터 행동거지까지 그의 행동은 조선의 모든 질서에 반(反)했다. 다른 사람들과 결코 같을 수 없었던 그는 기인(奇人)이었다. 소설 <허균, 서른셋의 반란>은 허균의 기인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파격적인 삶을 표현한다.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그의 의지 속에 태어나는 ‘홍길동’과 무릉도원 ‘율도국’. <허균, 서른셋의 반란>은 조선시대에 21세기의 시대상을 꿈꿨던 기인의 세상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허균이 어머니께 그리고 갓 혼인한 부인에게 초시 급제를 핑계로, 더 많은 공부를 위해 형에게 지도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길을 나섰다.

스승인 이달을 통해 허봉이 포천의 한 산, 백운산에 기거한다고 전해 들었다. 그곳에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곁들였다.

백운산으로

길을 가면서 형을 생각해보았다.

스승인 이달의 말에 따르면, 형은 문재와 관련하여서는 이달을 최고로 평가했었지만, 형이 조선 땅에서는 감히 그 벽을 넘을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지에 올라 있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었다.

허균이 바라본 형의 행동은 매사에 유별나게 보였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못했었다.

끝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현재의 틀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런 연유로 자연스럽게 동인의 입장에 서게 되고 기존의 관습을 중시 여기던 서인들의 행태를 참지 못했다.

아니, 단순히 동인과 서인의 견해차 문제가 아닌 듯했다.

형의 열려 있는 사고를 이 사회가 수용하지 못하고 그런 요인들로 인해 형은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전개하며 스스로 고립의 길을 선택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순간 누나의 삶의 방식과 겹쳐 그려지고 있었다.


자신만의 성을 쌓고 그 안에서 홀로 모든 고통을 감내하는 누나의 방식과 동일한 흐름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에 이르자 고개를 세차게 가로로 저었다.

형까지 그런 삶을 살면 안 될 일이다 싶었다.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는 형은 이 사회 가운데에 서서 형이 지니고 있는 재질을 십분 발휘해야 할 일이었다.

또 충분히 그럴 자격을 지니고 있다는 확신까지 들었다.     

형과 관련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길을 걷다보니 저녁 무렵이 되어 이달이 이야기한 백운산의 조그마한 움막에 도착할 수 있었다.

먼발치에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닦으며 움막을 바라보았다.

흡사 거렁뱅이들이 거주하는 장소처럼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움막을 바라보자 팔봉이 걸음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이제 다 왔거늘 서두를 이유가 무엇이냐.”

“도련님, 어깨가 무너져 내리는 모양입니다.”

“내 등에 있는 책은 가벼울 거 같으냐.”

“그거야 도련님 양식이잖아요. 그러니 무거운들 무겁게 느껴지겠어요.”

“이놈이, 아니 이놈아 그럼 네 놈 등에 달라붙어 있는 것은 양식이 아니란 말이냐.”


어머니와 부인이 형과 같이 기거하는 친구들을 위해 산골 구석에서는 구경하지 못할 음식들을 바리바리 챙겨 팔봉의 등에 실었던 터였다. 

“문제는 이 음식이 제 음식이 아니란 점이지요. 도련님 등에 있는 책들은 도련님만의 양식이니 무거울 리 없다는 말씀입니다.”

초시 급제 핑계로 길을 나서다
허봉 거처 도착…이상한 분위기

허균이 팔봉의 이야기가 일리 있다는 듯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그 놈의 잔머리는 발달해서 잔수는 부리는데. 이놈아, 이 책이 어찌 나만의 양식이란 말이냐. 향후 너 같은 놈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터이거늘.”

“그거야 두고 봐야 알 일 아니옵니까.”


“두고 봐야 안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팔봉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팔봉의 이야기가 결코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냥 그대로 머무른다면 자신만의 양식이 될 터였다.

반드시 세상을 향해 이롭게 쓰일 수 있어야 할 일이었다.

“그놈 참, 바른 말 할 때도 있구먼.”

피식하고 웃으며 움막으로 걸음을 옮겼다.

움막에 당도한 팔봉이 대문 아니 얼기설기 엮은 싸리를 제치고 마치 제 집 들어가듯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아마도 저 놈의 눈에도 성에 차지 않으니 저리 행동하리라 생각하며 뒤를 이어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이 조용했다.

방문을 바라보았다.

신발이 있는지 여부도 살폈다.

집안이 조용하듯 신발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허균이 급히 방문을 열었다.

탁한 기운이 방에서부터 밀려나왔다.

흙냄새와 나무가 썩어서 나는 쾨쾨한 냄새였다. 

희미한 어둠속에 가라앉아 있는 방안은 단출했다.

세 개의 상이 있고 그 곁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책들이 시선에 들어왔다.

그를 확인하고 등에 지고 온 보따리를 풀러 방바닥에 내려놓았다.

가슴 속으로부터 뭉클한 기운이 목구멍을 타고 솟구치고 있었다.

“그래, 해보자!”

고개를 돌리자 팔봉도 지고 온 짐을 방문 앞에 내리고 소매로 머리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나리, 빈집 아닌지요.”

“이 놈아, 너는 사람의 온기가 이곳에서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냐?”

“사람의 온기요?”

“진짜 살아 있는 사람의 온기 말이야.”

팔봉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코를 벌름거렸다.

“제 코에는 살아있는 사람의 온기가 아니라 흡사…….”

“흡사 뭐란 말이냐.”

“이게 어찌 살아있는 사람의 온기…마치 송장의…….”

“예라, 이놈아.”  

더 이상 팔봉도 대꾸하지 않았다.

허균도 잠시 집안을 둘러보려다 그만두고 싸리문을 제치고 밖으로 나서 숲을 바라보았다.

저만치 숲 어디에선가 형이, 아마도 형을 포함해서 몇 사람이 함께 뭔가를 하고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방안에 상이 세 개가 놓여있는 모습으로 보아 세 사람이 함께 기거하는 듯했다.

어둠이 내리고 있는 숲을 잠시 바라보며 형을 찾아 숲으로 들어갈 것인지 망설였다.

숲으로 향했던 시선을 팔봉에게 돌렸다.

“왜요, 도련님.”

“왜요는 무슨 왜요냐. 밥 때가 되지 않았느냐. 그러니 형님 일행이 오시기 전에 밥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자.”

“만약 오시지 않으면 어쩌려고요.”

“그 놈 별걸 다 걱정하네. 그러면 네 놈과 내가 다 먹으면 될 거 아니냐.”

팔봉이 그 말은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입을 한번 해죽 벌리고는 부엌으로 짐작되는 곳으로 들어갔다.

팔봉을 따라 부엌으로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일었으나 그냥 팔봉에게 모두 맡겨두기로 하고 다시 방으로 움직였다.

염주와 목탁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금 전에는 어둠속에서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한 상 옆에 있는 이상한 물건이 시선에 들어왔다.

가만히 손을 뻗어 그 물체를 집어 들었다. 허균의 시선을 가득 채운 물체는 반질거리는 염주와 목탁이었다.

그 물건의 주인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이달로부터 형과 함께 기거하는 사람 중에 사명당이라는 고승이 있다고 들었었다.

이달의 스승인 박순 대감과 가까운 사이로 봉은사 주지로 초빙되었으나 그를 사양하고 도를 닦기 위해 산천을 떠돌아다니다가 잠시 백운산에 기거한다고 했다.

한 그분의 가르침을 받고자 허봉이 백운산을 찾아들어간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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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