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가 도자 설치 작가 백진의 개인전 ‘파편(Fragment)’을 준비했다. 백진은 도자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형태로 표현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는 내년 3월8일까지 기획전시장 언더그라운드 인 스페이스서 진행된다.
백진은 도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 제목 ‘파편’은 백진의 작업 의도와 방식을 모두 아우른다. 그는 꿈이나 무의식 저편에 흩어진 기억들을 수집하고 분류, 재구성하는 과정을 작업을 통해 구현한다.
구부리거나
백진은 조각난 기억들의 실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많은 흰색 도자 파편들을 제작해 마치 퍼즐을 맞추듯 화면 위에 규칙적으로 배열시켰다. 더 나아가 흙이 휘거나 얇으면 쉽게 깨질 것이라는 고정관념서 탈피하고자 했다.
그는 오랜 실험 끝에 견고하지만 종이나 천과 같이 부드럽고 가벼워 보이는 조각들을 만들어냈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서 백진의 정교한 공정작업에 의해 만들어진 흰 도자 파편들이 유기적으로 확장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도자기가 무거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파편들을 천장에 매달고 3차원으로 설치하는 등 기존의 방식서 탈피했다. 구부리거나 동그랗게 말아 조형적인 변형을 가한 조각들이 캔버스 위에서 패턴을 이루는 평면 작업들부터, 기둥처럼 높게 쌓아올린 설치작업에 이르기까지 총 30여점이 전시된다.
전통 매체를 현대적으로
기억을 수집 분류 재구성
백진의 작업은 백토물을 굳혀 만든 판을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낸 후, 그 조각들을 휘게 하거나 동그란 모양으로 마는 등 조형적인 변형을 가해 고온서 굽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 과정서 생산되는 수많은 파편들은 아날로그적인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각기 다른 모양으로 나타난다.
비정형의 도자 조각들을 재조립하는 행위는 백진의 작업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공(GONG)’ 시리즈는 동그랗게 만 파편 조각들을 캔버스 위에 배열시킨 작업이다. 전체 화면은 불규칙적으로 보이지만 작가만의 규칙에 따라 일정한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 도자가 평면으로도 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백진의 실험적 작품이다.
‘무제’는 기다란 도자 파편들을 기둥처럼 높이 쌓아 올린 작품이다. 현재 여의도 서울국제금용센터(IFC)에 설치돼있는 작품 ‘Whites’(2012)에 이어 두 번째로 시도한 3차원 설치작업이다.
무겁고 깨지기 쉬운 도자 특성
고정관념서 벗어난 형태로 제작
도자라는 매체가 무거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벗겨내기 위한 백진의 시도다. 무게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2012년에는 도자 파편들을 천장에 매달았다면, 이번 전시에선 조각들을 높이 쌓아 올렸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의 마지막 전시공간은 백진 작가의 ‘간’ 시리즈가 벽면을 채운다. 마치 하나의 긴 띠가 서로 엉켜 있는 형상처럼 보이는 작품이다. 도자 조각을 3개의 층으로 쌓아 올렸다.
백진은 자칫하면 쉽게 깨질 수 있는 도자 조각들을, 반복해서 계속 구워내는 과정을 거쳐 견고하게 만들었다. 이 작품을 통해 흙이 가지고 있는 유연한 성질을 보여주고자 했다.
동그랗게 만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관계자는 “백진의 개인전 ‘파편’을 통해 관람객들이 도자라는 매체가 갖는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도자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백진은?]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도자디자인과 졸업(2003)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졸업(1993)
▲개인전
‘관찰자’ 통인 갤러리(2017)
‘연결주의’ 이유진 갤러리(2014)
‘공중정원’ 갤러리 빔(2009)
‘야간비행 I’ 갤러리 도스(2006)
‘야간비행Ⅱ’ 충무갤러리(2006)
‘하얀상상’ 충무갤러리(2005)
‘Have you ever seen Alice?’ 갤러리 빔(2004)
▲그룹전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 페어, 웨스트번드 아트센터(2017)
제24회 발로리스 국제도자비엔날레 한국관(2016)
‘따로 또 같이’ 주베트남 한국문화원(2014)
‘Casting Plus’ 샌디에이고 시티 컬리지(2014)
‘백자예찬’ 서울미술관(2014)
‘CHAOS to TECHNE’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2013)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