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88>상반기 결산&하반기 전망

남은 2012년도 어둡다…잘해야 ‘상저하중’

<일요시사=장결철 르포라이터>임진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경기침체와 수요 위축이 지속된 가운데 상품별,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이 쉽지 않아 잘해야 ‘상저하중’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의 상반기를 결산하고 하반기를 예상해 봤다.

경기침체로 수요 위축…상품·지역별 희비 엇갈려
당분간 ‘흐림’예상속 대선효과 등 3대 변수 주목

상반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상품은 단연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수익형 부동산이다. 서울 강남권, 마포, 세종시 등 오피스텔 신규 공급이 이어졌고 좋은 성적을 보였다. 기존 오피스텔 가격도 꾸준히 오르면서 올 상반기에 서울지역 3.3㎡당 매매가 평균이 1000만원을 넘어섰고 전국 평균 가격도 830만원에 육박했다.

소형주택 인기 지속
재건축·재개발 탄력?

저렴한 가격과 알짜 입지를 내세운 지방 신규 분양은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강남 재건축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했다. 지방은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신규 분양시장 열기와 대조를 보였다. 재개발은 잇따른 정책 발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10년 이후 2년 연속 지분가격이 하락했다.

유로존 위기로 세계 경제가 불안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쉽지 않아 잘해야 ‘상저하중’의 전망이 감지된다.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움직이게 할 3대 변수로 ▲대선 효과 ▲거시경제 동향 ▲정책변화 등이 꼽힌다. 이들 변수 움직임에 따라 시장 진입 시기를 저울질 하면 된다.


하반기에도 환금성이 좋고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는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품별 투자 선호도를 따져보면 오피스텔, 아파트, 재건축, 재개발 순으로 꼽을 수 있다.

재개발, 재건축은 투자기간 부담과 개발 진행 상황, 정책 등 여러 변수를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하기가 까다로워 선호도가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규 오피스텔,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강세장이 이어지고 기존 아파트는 가격하락이 충분히 일어나 투자 부담이 줄어든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부동산 상품별 결산 및 전망이다.

▲아파트 분양 = 상반기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가격, 입지, 개발호재에 따라 청약결과의 희비가 더욱 극명해진 모습을 보였다. 신규공급이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음에도 청약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고 세종시, 부산, 광주 등 지방 분양물량의 강세가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사업장은 유망 지역임에도 개발호재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청약률 제로 단지가 등장하는 등 분양시장에서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수도권 신규 분양 사업장에도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7월 동시분양이 예정된 동탄2신도시를 시작으로 지방 분양 열기가 수도권 분양시장까지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건축·재개발 = 부동산 시장의 핵심인 강남 재건축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시와의 정책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업 진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부 단지는 조율을 통해 가까스로 최악의 상황을 비켜갔지만 재건축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지고 시세보다 싼 급매물 출시에도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때문에 강남 재건축을 매도하고 투자성이 있는 소형 아파트 구입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아파트 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불황의 기운이 드리웠지만 산업단지와 기업체가 밀집한 수도권 안성, 이천, 평택, 오산 등은 매매가격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들 지역은 서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아파트 매입에 나설 수 있어 가격메리트가 있고 배후수요가 탄탄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재개발 시장이 강세를 보였던 2005∼2008년 투자수요가 대거 몰렸지만 2009년 이후 재개발 시장은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침체로 재개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곳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는 서울시가 뉴타운, 정비사업의 신 정책구상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렸고 이 여파로 재개발 지분가격은 지난해보다 1∼3% 가량 하락했다. 서울시 정책발표 이후 혼란스러웠던 상반기 재개발 시장은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돼 사업 추진 막바지 구역을 중심으로 매입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투자 전략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 임진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익형 부동산의 강세가 예상 된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 볼만한 특이한 사항은 수익형 부동산의 상품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은 1∼2인 가구의 폭발적인 인기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비즈니스호텔, 레지던스 등의 강세도 예상된다. 더불어 정부의 1인 창조기업의 지원으로 소형 오피스도 약진이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의 맏형격인 상가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해 개통 예정인 7호선 연장선 라인, 분당선 연장선, 수인선 구간도 상권활성화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상품별, 지역별로 희비가 갈렸는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상품은 단연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수익형 부동산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둔화
상가 수요 증가할 듯

오피스텔은 서울 강남권, 마포 등 에서 신규 공급이 이어졌고 세종신도시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수도권의 경우 공급 논란이 일면서 지역별로 분양성적이 양극화 현상을 보였고, 그 동안 공급이 없었던 천안, 전주 등 지역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였다. 상가의 경우 LH단지상가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가격과 매매가격이 올랐고 단기간 공급도 늘어 실질적인 임대수익률은 오히려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투자할 상품과 입지를 고르는 투자자들의 눈길이 더욱 매서워졌다.

하반기에도 일단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1∼2인 가구와 임차 수요가 늘고 은퇴 세대의 투자 관심도 높아져 임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급량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과열된 열기가 둔화되거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오피스텔,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도 관심은 예상되나 임대수익률과 공실로 인한 리스크가 나타나고 있어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안정적인 대단지 단지 내 상가나 근린시설, 복합상가를 비롯해 용산, 상암동 등 업무지구 주변의 소액 오피스 건물 등에 투자 문의가 한정될 수 있다.

오피스텔·소형 아파트 강세
수익형은 양극화 심화될 듯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결합된 기타상가의 경향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과 도심 접근성이 개선되는 신흥 역세권 주변 상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반적인 건설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상가 공급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반대로 수요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며 수요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권이 활발히 형성된 지역이나 신도시 및 택지지구 중에서도 인기지역에 관심도가 집중될 것이다.

하반기에는 입주가 마무리에 접어든 광교 신도시와 서울 강남 보금자리에서 상가공급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들 지역은 입지적 장점과 함께 민간상가 대비 낮은 분양가에 공급되는 공공상가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이다. 도심 접근성 좋아지는 신규 역세권 주변상권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하반기에는 개통 예정인 분당선 연장선과 7호선 연장선 등이 대표적이다.

소형 오피스텔 꾸준한 수요도 예상된다. 특히 신축 오피스텔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 수익률이 높은 노후화된 단지에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평균 임대 수익률이 낮고 가격이 높은 강남, 분당, 고양 일산 등 일부 지역에서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후화된 단지를 투자하려면 투자할 단지의 주변으로 공급량이 얼마나 증가할지 따져봐야 한다. 최근 신규 공급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주거 환경이 열약한 노후화된 오피스텔의 경우 임차 공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경매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싸게 매입하면 임대 수익률도 높아질 뿐 아니라 시세 차익도 가능하다.

또 매입임대주택 등록 신규와 기존 오피스텔 활용을 차별화해야 한다. 8·18대책을 통해 지난 4월27일부터 오피스텔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이 가능해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신규 분양 오피스텔에 한해 면적별로 취득세 감면이 가능하다. 기존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재산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중과배제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 가능한 오피스텔은 화장실 등이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로 기존에 바닥난방 가능 조건은 제외됐다. 기존 오피스텔 사업자들은 주택 임대사업자로의 등록 전환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일반 임대사업으로 등록한 오피스텔의 보유 기간을 먼저 따져보고 이미 환급 받은 부가세를 다시 납부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다양한 세제혜택 등
정부 대책 따져봐야

의무 임대기간을 채웠다면 전환하는 것이 보유세 감면 등의 혜택에서 유리하겠지만 임대기간이 남았다면 부가세 환급금의 추징금이 주택 임대사업자의 혜택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주택 임대사업자 전환 등록에 따른 실질 세후 수익률의 하락 여부를 따져보고 전환 시기나 처분 여부를 결정하는 등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신규 오피스텔의 경우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 시 취득세 감면을 통해 수익률 개선이 가능하다.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도 5·10대책을 통해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취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게 돼 전국 모든 분양 단지들의 감면 혜택이 가능해 졌다. 개정된 임대주택법 시행일인 4월27일 이후 잔금 납부를 한 단지라면 취득세 감면이 가능하다.


일반임대사업의 경우 건축비의 10%의 부과세를 환급 받을 수 있었지만 임대기간 동안 분기별로 임차인에게 따로 납부토록 해야 해 번거로운데다 주소지 이전이 불가능해 임차인 모집 시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오피스텔보다 불리하다. 주거용 임대가 주목적인 사업자라면 중장기적으로 투자 관점에서 일반임대사업보다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것이 관리·운용이 유리하다.

판교·광교·세종신도시 등 투자 유망지역 전매제한까지 없어 단기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장기 임대목적이라면 수익성, 공급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 신규 분양시장은 당분간 호조가 예상된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전매에서 자유롭고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 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져 단기 투자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수익형 부동산은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분양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투자 오피스텔 주변으로 공급 증가에 따른 임대료 하락과 공실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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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