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여행지 ③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하늘을 나는 듯한 짜릿함

▲ 산과 호수를 동시에 조망하는 청풍호반케이블카

청풍호는 1985년 충주다목적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다. 면적 67.5㎢에 저수량 27억5000t으로 국내 최대 인공 호수인 소양호의 뒤를 잇는 규모다. 충북 제천시와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어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고 부른다. 주변에는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관광모노레일, 청풍랜드, 유람선, 오토캠핑장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다.
 

▲ 그림 같은 청풍호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비봉산 정상

비봉산(531m)은 그림 같은 청풍호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최고 전망대로 꼽힌다. 봉황이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청풍호 한가운데 우뚝 솟은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봄빛 머금은 푸른 호수와 아름다운 산자락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힘들게 등산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3월 새로 개장한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면 정상까지 9분 만에 올라갈 수 있다. 내륙에서 산과 호수를 함께 조망하는 유일한 케이블카다.
 

▲ 일반 캐빈 33대와 크리스털 캐빈 10대가 시간당 1500명을 실어 나른다.

정상까지 9분

청풍호반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일반 캐빈 33대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 10대가 시간당 1500 명을 실어 나른다. 4면이 유리인 일반 캐빈도 스릴 만점이지만, 바닥까지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은 아찔하기가 한 수 위다. 더구나 캐빈 내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어 매우 안정적이다. 탑승 인원은 최대 10명. 하부 승차장인 물태리역 앞에 넓은 무료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 지름 15m 공 모양 건축물, 시네마(CINEMA)360

물태리역 옆에 자리한 지름 15m의 공 모양 건축물은 케이블카와 같은 날 개장한 ‘시네마360(CINEMA360)’이다. 영상관 내부를 가로지르는 높이 6m 투명 다리에서 360° 풀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새의 눈으로 광활한 지구를 담아낸 〈다시, 지구: 도도새와 함께하는 대자연 여행〉, 드론으로 제천 풍경을 촬영한 〈공중 산책: 날아서 여행하는 청풍명월 제천〉을 상영한다. 청풍호반케이블카와 패키지로 구입하면 관람료를 50% 할인해준다.
 

▲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 청풍호관광모노레일

상부 승차장인 비봉산역은 청풍호관광모노레일과 공동으로 사용한다. 제천 여행의 인기 코스인 청풍호관광모노레일은 2012년에 들어섰다. 비봉산을 가운데 두고 케이블카와 반대편인 청풍면 도곡리역에서 출발해 23분 만에 정상에 닿는다. 속도는 느리지만 가파른 곳은 경사가 50° 이상이라 뒤로 넘어갈 듯 스릴이 넘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케이블카로 내려오는 패키지는 모노레일 승차장에서 판매한다. 케이블카로 올라가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는 없다. 케이블카 승차장인 물태리역과 모노레일 승차장인 도곡리역 사이를 순환버스가 시간당 한 대꼴로 다닌다(20분 소요).
 

▲ 비봉산역 옥상 전망대에 있는 타임캡슐 설치미술 작품
▲ 솟대 조형물 뒤로 ‘육지 속 바다’ 청풍호의 절경이 보인다.

내륙에서 산·호수 함께 조망하는 케이블카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 왕복 운행

비봉산역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청풍호를 왜 ‘육지 속 바다’라고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사방에 다도해 같은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것. 섬 가운데 솟은 산에 올라 바다에 점점이 뿌려진 이웃 섬을 보는 느낌이다. 멀리 남쪽으로 월악산과 주흘산, 동쪽에 작성산과 금수산, 소백산 줄기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전망대에는 타임캡슐을 저장하는 박스를 층층이 쌓은 설치미술 작품, 솟대 조형물, 포토 존도 조성했다. 
청풍호반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혜택이 쏠쏠하다. 탑승권을 소지하고 의림지역사박물관에 가면 관람료가 면제되고, 제천시 관내 가맹점 4000여곳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지역 화폐 ‘모아’도 받을 수 있다(2인 기준 5000원권 1매).
 

▲ 벚꽃이 흩날리는 4월에 탐방객이 가장 많은 청풍호 드라이브 코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청풍호로 이어지는 국도82호선은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벚꽃이 흩날리는 4월에 탐방객이 가장 많고, 신록이 아름다운 초여름 풍경도 뒤지지 않는다. 청풍호반을 더 가까이 즐기고 싶다면 선상 유람을 즐겨보자. 청풍나루에서 단양 장회나루까지 왕복 25km 뱃길을 따라가며 단양팔경에 드는 옥순봉과 구담봉의 절경을 감상한다. 케이블카 승차장으로 가는 길에 청풍나루가 있다.
청풍문화재단지도 빼놓을 수 없다.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제천시 5개 면 61개 마을이 수몰 위기에 처하자, 그곳에 있던 주요 문화재를 한데 모아 조성했다. 향교와 관아, 민가를 이전·복원하고 수몰역사관과 유물전시관도 세웠다. 고려 때 청풍현이 군으로 승격된 것을 기념해 세운 제천 청풍 한벽루(보물 528호)와 관아로 쓰이던 제천 청풍 금병헌(충북유형문화재 34호)을 포함해 보물 2점, 지방유형문화재 9점, 민가 4동 등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망월루에 오르면 단지 전경과 청풍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기 전, 마을 사람들이 살던 집과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청풍문화재단지

여유가 있다면 금수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정방사에 들러보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규모는 작지만 빼어난 전망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이다. 거대한 암벽을 등지고 선 법당 앞마당에서 겹겹의 산과 청풍호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청풍호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을 따라 걸으면 한 시간이 채 못 돼 도착한다. 자동차로 절 아래까지 갈 수도 있다.
 

▲ 빼어난 전망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인 금수산 정방사

청풍호자드락길은 청풍호반과 정겹게 어우러진 산촌을 둘러보는 걷기 여행길이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가장 긴 1코스 작은동산길(19.7km, 280분 소요)부터 가장 짧은 2코스 정방사길(3.2 km, 90분 소요)까지 7개 코스가 있다.
 

▲ 청풍호반과 정겹게 어우러진 산촌을 둘러보는 청풍호자드락길
▲ 박달재 정상. 전설의 주인공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조각상이 있다.

다양한 볼거리

제천 하면 떠오르는 박달재는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고개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경상도 선비 박달이 아름다운 처자 금봉과 사랑에 빠져 미래를 약속했다. 그런데 박달은 과거에서 떨어지고 만다. 이를 모르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금봉은 세상을 떠나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박달도 금봉의 뒤를 따랐다고 한다. 1997년 고개 밑에 터널이 뚫리면서 박달재는 사랑의 테마 관광지가 됐다. 해발 453m 정상에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조각상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박달재→청풍문화재단지→청풍호관광모노레일→비봉산→청풍호반케이블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박달재→청풍문화재단지→청풍호관광모노레일→비봉산→청풍호반케이블카
둘째 날: 청풍호자드락길→정방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제천문화관광 http://tour.jecheon.go.kr
- 청풍호반케이블카·청풍호관광모노레일 www.cheongpungcablecar.com

문의 전화 
- 제천시청 관광미식과 043)641-6706
- 제천시관광안내(콜센터) 043)641-6731~3
- 청풍호반케이블카 043)643-7301
- 청풍호관광모노레일 043)653-5121
- 청풍문화재단지관광안내소 043)647-7003
- 정방사 043)647-7399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제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회(06:30~ 21:00) 운행, 약 2시간 소요. 제천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950번·961번·971번·982번 버스(노선별 하루 2~3회 운행), 청풍면사무소 정류장 하차, 약 1시간20분 소요. 청풍호반케이블카까지 도보 5~10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제천운수 043)646-2955 제천교통 043)643-8601
기차: 청량리역-제천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18회(06:40~ 23:20) 운행, 1시간45분~2시간20분 소요. 제천역 정류장에서 950번·961번·971번·982번 버스(노선별 하루 2~3회 운행), 청풍면사무소 정류장 하차, 약 1시간20분 소요. 청풍호반케이블카까지 도보 5~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제천운수 043)646-2955 제천교통 043)643-8601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금성면·청풍면 방면 우회전→구룡교차로 청풍면 방면 왼쪽 도로→청풍우체국 앞 우회전→청풍호반케이블카 

숙박 정보 
- 청풍리조트: 청풍면 청풍호로, 043)640-7000, www.cheongpungresort.co.kr
- 리솜포레스트: 백운면 금봉로, 043)649-6000, www.resomforest.com
- 청풍게스트하우스: 제천시 의림대로6길, 070-8621-5886, www.jecheonguesthouse.com

식당 정보
- 산아래석갈비(석갈비·우렁된장): 백운면 금봉로, 043)645-5733
- 청풍황금떡갈비(울금떡갈비정식·불고기버섯전골): 청풍면 청풍호로, 043)647-6303 
- 열두달밥상(약초밥상): 백운면 금봉로, 043)643-0888
- 대보명가 제천본점(제천약초밥상·한우약초떡갈비): 제천시 용두대로, 043)643-3050

주변 볼거리
의림지, 배론성지, 옥순봉, 탁사정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