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박사모' MB 정면 공격 내막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7.03 11:18:26
  • 댓글 0개

"대통령이 이재오에 '안철수 밀자'고 했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가 아닌 안철수를 민다?' 18대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최근에 들리는 풍문이다. 다소 허황되게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러한 출처불명의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지고 있다. 수면 아래서 조심스럽게 나돌던 이러한 내용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정광용 회장의 공개서한을 통해 공개되며 정치권의 주요이슈로 급부상했다. '첩보'로 시작된 이번 사건의 진위와 내막을 살펴봤다.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친이계 측근들과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것이냐"며 공개적으로 묻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박사모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올린 것이다. 서한의 주요 내용은 '이재오 의원에게 안철수 원장을 밀도록 지시했냐'는 내용이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방금 지극히 신뢰할만한 분으로부터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만한 첩보(의혹)를 들었다"며 이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
MB에 공개서한 올려

정 회장은 첩보의 모든 내용을 소상하게 털어놓으며 "아직 사실 확인이 정확하게 되지 않았지만 사실 여부를 대통령께 여쭤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 해 공개서한을 쓴다"면서 "새누리당 전 당원과 국민에게 '그렇다, 아니다'로 간단명료하게 모든 것을 솔직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지난달 26일 또는 27일 아니면 아주 가까운 최근에 대통령이 이재오 의원과 통화했거나 제3자를 통한 정보전달 또는 원격 협의가 있었냐"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이 의원에게 지시·협의 내지는 정보를 전달해 안 원장을 밀자고 했냐"고 물었다.

정 회장이 공개한 첩보의 구체적인 서한의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4·11총선 결과 의원 숫자는 새누리당이 이겼지만 전체 표 합산치는 야권이 18만 표 더 많았고 ▲지구촌 전체가 정권이 다 바뀌었거나 바뀌고 있으며 ▲김태호 등 다른 주자들에게도 모두 지시 내지는 정보를 전달해 안 원장을 밀도록 할 것이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불리한 자료는 박지원(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것이고 ▲조만간 MB의 비선라인이 박지원을 만날 것 등이다.


팬클럽 홈페이지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 공개서한 올려
박근혜에게 불리한 자료는 박지원에게 전달할 것이다?

정 회장은 "이렇게 해 안 원장으로 하여금 대권을 거머쥘 수 있도록 모든 작업은 위에서 다 할 테니 올 9월 또는 10월 시기가 무르익으면 새누리당을 떠나 안 원장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지시를 했느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또 "안 원장이 다음 달 만들어지는 재단 외에 또 하나의 재단을 만들면서 시간을 벌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냐"고 다그쳐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솔직히 믿기 힘든 첩보지만, 그리고 모두가 잘못된 첩보이기만을 진심으로 바라면서 대통령의 진솔한 답변을 기다린다"고 맺으면서 글을 마쳤다.

정 회장의 공개서한이 퍼지면서 정치권은 술렁거렸다. 지난달 14일 이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거부하면 출당조치를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정 회장이었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자신뿐만 아니라 박 전 위원장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예민한 사안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안
대거 포함돼

정 회장은 지난 대선후보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패배하자 "이 후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역사적 잘못을 뉘우치고 자결하는 방법뿐"이라는 등의 극단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정 회장이 "지극히 신뢰할만한 분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듯 정보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공개서한 형태로 글을 쓴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사실이어서 일까? 아니면 어이가 없어서 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일언반구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서한에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박 전 위원장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안 원장과, 현 정부와 선긋기에 나서며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의원이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춘추관장은 "처음 듣는 얘기다. 그런 사실이 없다"며 "제3세력과의 결합설도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당사자로 지목된 이 의원 역시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얘기에도 답을 해야 하느냐"며 "박근혜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박사모가 대변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따라서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실이 아니란 것이 밝혀질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은 위험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이러한 글을 남긴 배경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 친박계 인사는 "사실여부 확인보다는 이러한 루머가 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고, 앞으로도 있을 여러 루머들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함이 아닌가"라며 본격 대선정국을 앞둔 '준비운동'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대선에 개입함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흠집내기
비열한 정치적 꼼수?

또한 줄기차게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하며 박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의원과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을 위협하고 있는 안 원장을 동시에 흠집 내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풀이하는 정치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아니면 말고 식의 '카더라~' 통신으로 이 대통령과 이 의원, 안 원장 3명을 동시에 여론의 먹잇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는 구시대적인 정치적 음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정 회장의 서한에 비중을 두는 부류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과 박 전 위원장은 불편한 동거를 해온 앙숙 사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 대통령이 "후계자는 일 잘하는 사람을 밀겠다"고 노골적인 발언을 하자 박 전 위원장은 "일 잘하는 사람의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맞선 적이 있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되게 할 수는 없어도 막을 수는 있다"고 거들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처럼 이번 사건은 '막기' 위한 방법 중 한 가지일 수도 있다는 견해다.

그간 정보지(속칭 찌라시)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이 "좌파정권이 들어서는 한이 있어도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막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는 내용이 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탈당 후 안 원장 측으로 움직이라는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서한의 사실관계에 무게감을 더한다는 분석도 있다. 안 원장이 1학기 종강 후 출마를 구체화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으며 2학기 강의까지 신청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권 거머쥘 수 있도록 모든 작업은 위에서 다 하겠다”
“구태의연한 정치적 술수” vs “고려해 볼만한 첩보” 의견 분분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는 검증을 피하자는 심산도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등판할 수 있는 사전정지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측근비리와 민간인 사찰 등 수많은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데 박 전 위원장이 정권을 잡을 경우 안전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듯하다"며 "그럴 바에야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안 원장을 미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정권에서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 회장의 서한에는 "회장님 잘 하셨어요"라는 박사모 회원들의 수많은 격려성 댓글이 줄을 있고 있다. 한 회원은 "설마~~~요. 아니길 바랍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ㅠㅠ"이라며 걱정하기도 했고, 또 다른 회원은 "이명박 대통령이야 원래부터 초지일관 상종 못 할 인간XXX 아니었나? 캠프에서 이러한 경우의 수도 고려하여 시나리오를 준비해 왔을 것으로 믿는다"며 향후 대응책 마련을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

반면 SNS를 비롯한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안철수 원장을 폄하하려는 뉘앙스가 너무 풍긴다"며 "결국 안철수의 지지세를 떨어뜨리겠다는 의도가 아닐까? 정치적 공작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자작극을 경계하기도 했다.


사실이든 아니든
정치적 파장 커

현재로서는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이 '첩보'가 만약 조금이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향후 본격 대선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안 원장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의 실망으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 자명하고, 이 대통령과 이 의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 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자작극을 통한 정치적 술수로 드러날 경우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역풍과 함께 박사모의 위신이 곤두박질 칠 것으로 보여 대선정국을 요동치게 만들 이번 첩보의 진위여부가 더욱 더 궁금해진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