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7인 현미경 검증 ④정치권 지지기반 <上>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27 12: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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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좋으면 인기 많다?’ 정치권에선 안 통해!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 주자들이 치열한 대권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여(박근혜·김문수·정몽준)와 야(문재인·김두관·손학규) 6인과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검증하기로 했다. 앞서 출생과 정치입문·병역을 살펴본데 이어 네 번째로 원내 지지기반을 살펴봤다.

흔히 사회에서 ‘성격 좋고 인간성 좋은 사람’은 인기가 많으며 주변에 많은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치열한 수싸움과 세력다툼이 있는 정치권에서 단순히 ‘사람 좋다’는 이유만으로 지지세력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선주자 7인에게 자신들의 ‘경쟁력’이자 ‘정치적 자산’인 원내 지지기반을 살펴보자.

 

친박계로 싹쓸이된 새누리당
압도적인 원내 화력 보유한 박근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원내 지지세력은 화려하다. 정권 말기 ‘미래권력’으로 급부상하며 지지세력이 운집했으며, 지난 4·11 총선을 기점으로 새누리당은 명실공히 ‘박근혜 당’이 됐기 때문이다.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원내에 진입했으며 당대표(황우여)와 원내대표(이한구)는 물론 최고위원(이혜훈, 정우택, 유기준, 이정현)까지 친박계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정책위의장(진영)과 사무총장(서병수)까지 차지했으며, 지난 20일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 김광림 의원이 유임되며 당의 주요요직을 휩쓸었다.


충청권 친박 좌장으로 불리는 강창희 의원은 사실상 국회의장이 되어 친박계는 의회와 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최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최경환·유승민·유정복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최 의원은 대선 캠프에서 공보담당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의원과 이학재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의 든든한 우군이다.

‘유승민 사단’으로 불리는 안종범·강석훈·이종훈 의원 등은 경제전문가들로 경제 자문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야당의 공세를 막아낼 네거티브 대응팀에는 김재원·김회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캠프의 대변인 자리에는 윤상현 의원과 이상일 의원이 거명되며 당 홍보위원장 출신인 김태환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을 지원사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정갑윤·유기준·한선교·서상기·황진하·정희수·조원진 의원 등 재선 이상의 친박계 인사들이 30여 명에 달해 다른 주자들에 비해 막강한 원내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이다.

초선의원들도 친박계가 많지만 박 전 위원장은 한 달째 지역구 출신 초선의원들과 오찬을 가지며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는 소속 의원의 절반이 넘는 초선의원들을 일찌감치 단속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듯 당을 장악한 박 전 위원장의 원내 지지세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대거 낙선한 ‘김문수계’ 의원들
화려하지 않은 원내 인맥 김문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새누리당 원내 인맥은 그다지 화려하지 못하다. 지난 4·11 총선에서 대부분 와해됐기 때문이다.

현재 원내 핵심인사로는 김용태 의원과 원유철 의원이 ‘유이무삼’한 형편이다. 김 의원은 원내 교섭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경기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원 의원은 김 지사의 든든한 조력자로 알려졌다.

그 전만 하더라도 차명진, 임해규, 김동성 등 ‘김문수계’가 존재했었으나 이들은 모두 지난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따라서 19대 국회에선 김 지사의 손과 발이 될 국회의원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들 원외인사 3명은 얼마전 김 지사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당시 자리를 함께하며 여전히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운동권 시절부터 김 지사와 각별한 사이인 차 전 의원은 김 지사의 대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임·김 전 의원도 함께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기자회견 당시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신지호 전 의원도 참여해 경선룰 관련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다른 낙선 인사인 이화수 전 의원도 김 지사의 소신에 매력을 느껴 캠프에 합류했다.

원내 인사들은 소수지만 김 지사의 캠프에는 많은 경기도 내 지자체 인맥들이 참여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인 관계로 지자체 내 인맥이 사실상 김 지사의 원내 인맥인 셈이다.

허숭 전 경기도시공사 감사와 노용수 전 비서실장, 최우영 경기도지사 특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현재 김 지사 캠프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지사가 3선 의원을 거치는 동안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은 전문순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와 손원희 도지사 비서실장 등도 측근으로 꼽힌다.

지방선거 때부터 김 지사를 도왔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강병국 광교포럼 사무국장, 홍경의 전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실장, 박상길 특보 등은 김 지사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할 사람들로 꼽힌다.

유연채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 김완철 서울사무소장, 장원재 전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도 경기도 인맥으로 볼 수 있다.

 


7선으로 최다선 의원이지만
세력기반은 미비한 정몽준

정몽준 전 대표도 7선 고지에 오르며 19대 국회 최다선 의원이 됐지만 당내 세력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오랜 기간 무소속으로 활동한데다 측근 의원들이 상당수 낙천·낙선됐기 때문이다.

최측근 원내 인사로는 19대 국회에 입성한 안효대·조해진 의원이 있다. 안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원내 교섭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정 전 대표가 당대표시절 대변인을 역임한 조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밖에 우호적 인사로는 박인숙·염동열 의원 등이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낙선한 인물들 중에서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을 비롯해 이사철·신영수·정미경 전 의원도 중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전 의원은 탈당 후 '국민생각'으로 당을 옮겨 직접적인 참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책브레인 격인 싱크탱크와 자문담당 그룹은 ‘아산정책연구원’(이사장 이인호), ‘해밀을 찾는 소망’(이하 해찾소·대표 정몽준), ‘울산정책포럼’(공동대표 김상만·김문찬·채종성)에서 담당한다.


도한 정책실장직을 맡은 인병택 전 도미니카 대사, 길태근 전 이명박 정책특보가 있다. 아울러 캠프 비서진에는 정광철 보좌관(<한국일보> 기자 출신), 박호진 해밀 공보실장(<CBS> 기자 출신)이 맡고 있다.

 

초선 의원이지만 야권대선 주자 중
가장 많은 원내 지지세력 확보한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초선의원이지만 현재 야권의 대선주자 중 가장 많은 원내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적인 지지세력은 친노 의원 내지는 참여정부 출신 관료들로 약 30여명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의 의원들이 문 고문의 외곽조직인 ‘담쟁이포럼’의 1차 발기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협·김상희·김윤덕·김태년·김현·도종환·민홍철·박남춘·박범계·박수현·배기운·부좌현·서영교·윤후덕·이상민·이학영·장병완·전해철·홍영표·홍익표 의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중 전해철(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박남춘(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김현(전 청와대 춘추관장)·서영교(전 청와대 춘추관장) 의원 등은 문 고문과 함께 참여정부 시절 한솥밥을 먹은 인사들이다.

또 도종환(노무현재단)·이학영 의원 등은 시민사회 출신으로 문 고문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상임고문의 경우는 자문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전 대표와 문성근 상임고문도 문 고문의 적극적인 우군으로 분류된다.

참여정부와 관련된 친노그룹 다수도 문 고문 캠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경수 전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전 대통령정무기획비서관 등이다.

19대 총선 전후로 ‘문재인 사람’으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있다.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문 고문이 발탁한 <부산일보> 출신 배재정 의원을 비롯해 고 전태일 열사의 누이동생 전순옥 의원, 여성 인권변호사 출신인 진선미 의원 등이다. 야권통합운동을 했던 최민희·임수경·한정애 의원도 문 고문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담쟁이포럼에는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를 비롯해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권기홍 전 노동부장관, 윤광웅 전 국방부장관,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은 정치·경제·외교·시민사회·문화예술계 인사들로 다양하게 구성돼 문 고문의 지지 세력에 대한 스펙트럼을 실감케 한다.

 

국회 입성도, 출마 선언도 안했지만
화려한 원내 지지세력 확보한 김두관

내달 초 출마선언을 공식화 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국회에 입성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원내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1일 원혜영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안민석·강창일·김재윤·최재천·김승남·김영록·문병호·민병두·배기운·홍의락 의원 등 11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의 출마를 강력 촉구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을 비롯해 김기재 전 행자부 장관·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유삼남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강철 전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정해주 전 산자부 장관·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장영달 현 경남도당위원장·신명·윤원호·이규정·이철·임해홍·최봉구·허운나 전 의원 등도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지사 측 예비캠프 사령탑에는 원혜영 의원·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외곽조직인 자치분권연구소(박재구 대변인·김세종 정책실장·강병원 홍보위원)와 생활정치포럼(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을 이끌고 있다.

자치분권연구소가 정책싱크탱크 기능을 한다면 생활정치포럼은 대선캠프 전초기지의 성격이 짙다.

김재균·정한용·전현희·유원일·권영길·조승수 전 의원 등은 지난 12일 열린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우회적으로 지지의사를 내비쳤고,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19명이 모여 만든 ‘머슴골’ 회원으로는 주승용 민주당 의원과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있다.

이밖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철상 VK대표·김기재 전 행자부 장관·전윤철 전 감사원장·정대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김두수 전 민주당 제2사무부총장(김두관 지사 동생) 등도 물밑 지원에 참여한다.

또한 구동교동(DJ)계와 정동영(DY)계 일부 인사들도 김 지사를 도와 호남 외곽조직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한 영남지역의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 시민운동가 등이 핵심적인 지지자들이다.

 

당대표 지낸 탓에 뚜렷한
원내 지지기반 둔 손학규

손학규 상임고문은 당내 지지 의원은 많지 않지만 폭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 당내에서는 신학용·김동철·김우남·양승조·오제세·이낙연·이찬열·이춘석·조정식·최원식·한정애·임내현 의원 등 13여 명이 ‘손학규의 사람’들이다.

이중 ‘손학규맨’으로 불리는 신학용 의원이 캠프의 핵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여겨진다. 손 고문의 서울대 정치학과 후배인 신 의원은 2007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손 고문을 지원했으며 손 고문이 당대표를 지낼 때는 특보단장을 맡았다.

양승조 의원은 “12월 대선 국면에서 손 고문을 돕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일찌감치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충남지역위원장을 내려놓고 지지기반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이용섭 의원도 손 고문 측 인사이지만 정책위의장에 유임돼 간접적으로만 도울 수 있게 됐다. 손 고문의 비서실장은 최원식 의원이 맡았다.

원외 인사로는 정장선 전 사무총장과 차영 전 대변인·김영춘·서종표·송민순·이성남·장세환·전혜숙·정장선·홍재형 전 의원 등이 손 고문의 조력자로 나섰다.

캠프 실무진에는 제자출신인 홍주열 비서실장을 비롯해 민병오 전 정책실장과 강훈식 전 정무특보, 김주한 김경록 전 부대변인, 민주노총 대변인 출신인 손낙구 정책보좌관 등 손 고문을 오랫동안 보좌한 이들로 꾸려졌다.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과, 재단이사인 장달중 서울대 교수, 손 고문의 후원회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김태승 인하대 교수, 김진방 인하대 교수 등도 손 고문을 돕고 있다.

 

정통 야당, 김근태계, 친노 진영
박원순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안철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행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사들이 지지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 원장 측근의 면면을 보면 야권의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는 면모를 띠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안 원장이 야권 전체를 기반으로 폭넓은 행보에 나설 것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안철수재단 이사장으로 영입한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평민당 총재권한대행을 지내 정통 야당 인맥들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안 원장은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개인 대변인으로 선임했다.

유 전 관장은 김근태 전 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공보·연설을 담당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앞서 4·11 총선에서 안 원장은 김 전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을 공개 지지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출마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돕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 원장이 영입하고 지지한 인사들의 면면은 정통 야당인맥과 김근태계, 친노 진영, 박원순 시장 등과 연결고리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최근 안 원장에 대해 자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김효석 전 의원 등도 측면 지원할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한편 친이명박계 일부 인사들이 안 원장 측으로 정치적 행보를 옮기고 있다는 설이 정치권에서 꾸준하게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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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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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