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전두환 관계’ 진실게임 공방 실체 <추적>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28 1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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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오빠’한테 용돈 좀 받은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온·오프라인 미디어 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이 이상호 <MBC> 기자와의 인터뷰를 전하며 “전두환 ‘오빠’, 박근혜에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 건넸다”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한 데 대해 친박 측이 강력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돈을 받았다고 직접 말하는 영상이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으며, 당시 보도된 기사들까지 속속 드러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전두환)보안사령관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두환은 청와대에 남아있던 불법적인 자금인 이른바 ‘통치자금’ 중에서 현재 시가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돈을 박근혜에게 줬다고 했다.(10·26 이후 청와대에 들어간 보안사령관 전두환은 박정희 집무실 제1금고에서 9억원을 발견하고는 박근혜를 불러 6억원을 준 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친박 측 발끈
법적 대응 시사

이 같은 보도에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이학재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금일 모 언론에 게재된, 박근혜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오빠라고 부르고,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원을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이므로 해당 언론사에 정정을 요구하였고 법적인 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라고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사진참조).

그러자 트위터리안들은 박 전 위원장이 전 전 대통령에게 돈을 받았다는 기사들을 찾아내며 반박에 나섰다.

돈이 오간 정황과 적용 혐의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더 증폭됐으며 고 최태민 목사 비리에 대한 의혹, 영남대 문제, 성북동 자택 무상 취득 의혹 등 박 전 위원장의 또 다른 의혹들도 급격하게 재부상하고 있다.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는 동영상에는 박 전 위원장이 지난 2007년 7월, 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김재규 관련 수사비 명목으로 3억원을 돌려줬나?”는 검증위원의 질의에 “10·26사태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원을 생계비 명목으로 지원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9억원을 받은 게 아니라 유자녀 생계비 명목으로 6억원을 받았다. 3억원을 수사 격려금으로 돌려준 적 없다”면서 “경황이 없을 땐데 전 전 대통령 측의 심부름을 왔다는 분이 만나자고 해 청와대 비서실로 갔고 (그분이) 봉투를 전해주면서 이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쓰시다 남은 돈이다. 아무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생계비로 쓰시라’고 해 감사하게 받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증위원은 “쓰시다 남은 돈이라 함은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돈이란 말이냐?”고 재차 질문했고 박 전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라고 답했다.

 “‘공금으로 조성된 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박 전 위원장은 “공금이라기보다도 격려금으로 주시기도 했던 돈으로 생각한다”며 “자세하게 그 내용은 모른다”고 얼버무렸다.

박 전 위원장이 돈을 받은 년도는 1979년으로 당시 6억 원은 현 시세로 약 300억원에 이른다고 영상은 밝히고 있다.

<미디어오늘> “전두환 ‘오빠’, 박근혜에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 건넸다” 보도
이학재 의원, “보도는 사실 아니며 심각한 명예 훼손이다” 법적 대응 경고

지금 시세로 아파트 30채에 달하는 금액이고 79년 당시 강남의 은마아파트 평당 분양가(68만원)를 공개하며 31평 30여 채를 살 수 있는 액수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평균근로자 가구 수입은 19만원임을 예로 들며 박 전 위원장이 받은 액수를 비유하기도 한다.


상속받은 돈에 증여세를 냈는지 여부도 밝히고 있다. 신기수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성북동 자택을 받은 사실을 밝히며 감사위원이 “무상증여를 했으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납부 하셨냐?”라고 묻자 박 전 위원장은 “그때 (신 회장이) 법적으로 세금관계나 모든 것을 다 해결하겠다고 해서 믿고 맡겼다”고 답했다.

영상은 “1980년 합법적인 민주정부가 수립됐다면 총 9억원이 전두환, 박근혜 손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라며 “공금인지 비자금인지 받아야 할 돈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하고, 세금을 냈는지 안 냈는지 모르는 그녀가 과연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남기며 마무리 했다.

박 전 위원장이 돈을 받은 사실은 제5공화국이 끝나고 난 후 5공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에서 처음 드러났다.

10·26 당시 청와대 금고에서 발견된 현금 등 9억 6000만원 중 6억1000만원이 전 전 대통령에 의해 박 전 위원장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수사결과는 당시 <동아일보>에 보도됐다.

과거의 의혹들
또 다시 대두

박 전 위원장이 전 전 대통령에게 ‘오빠’라 불렀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기사에는 “JP가 연행된 다음날인 18일, 부인인 박영옥씨는 불편한 사이였던 4촌 동생 박근혜씨(박정희 대통령의 맏딸)를 찾아가 구명을 호소했다.

당시 근혜씨는 신군부의 우두머리인 전두환 장군을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었다”고 보도한 것이다.

최근 골프장 이용과 육군사관학교 사열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새롭게 부각돼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이다.

<미디어오늘>의 보도로 박 전 위원장의 또 다른 의혹들도 불거지고 있다. 2007년 대선 후보 검증청문회 당시의 발언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련 의혹과 육영재단, 정수장학회, 영남대학교 문제 등이 그것이다. 

최 목사가 자신의 이름을 팔아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소문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이런 저런 비리 문제에 대해선 당시 김재규 중정부장이 아버지한테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안다. 아버지께서 중정부장과 관계자를 청와대로 부르시고, 나도 불러 직접 조사한 적이 있다”며 “ 내용들이 막연했다. 어떻게 횡령하고, 사기를 쳤느냐 보고하라고 했는데 그 답이 확실치 않았다. 실체 없는 얘기로 끝났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대검에서 확실하게 조사하고 필요하면 조치하라고 했다. 별다른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지금이라도 실체가 나와서 문제가 있다면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건네받은 6억은 은마아파트 30채 값,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약 300억원
박근혜가 직접 “청와대 금고에서 받은 돈”이라고 밝히는 영상 SNS에 나돌아

29세에 영남대 재단 이사장이 된 것에 대해 “대통령의 딸이란 이유로 이사가 된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당시 이사장이 개인사정으로 그만둔 뒤 이사회서 내게 요청해 이사장을 맡게 됐다. 중요한 것은 누가 유지를 잘 받드느냐다”라고 해명했다.


최근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대해서도 공세가 이어졌다. “전신인 부일장학회 원소유자였던 김지태씨 측은 강제 헌납됐다고 주장한다”고 묻자 “사실이 아님을 입증할 자료를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가헌납 주장도 있는데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정수장학회가 알아서 할 일이다”며 선을 그었다.

출근하지 않으면서 보수를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두세 번 가서 이사회 주재하고, 결재하고 할 일을 다 했다”고 간략하게 답변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파워트위터리안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박근혜, ‘전두환 6억원 주기에 생활비로 받았다’고 본인이 직접 밝혀. 친박은 허위사실 유포했다는 이상호 기자보다 박근혜 의원부터 먼저 고소하라”고 지적했고 “박근혜씨가 청와대 금고 안에 있는 돈 6억을 전두환에게 전달 받았다면 두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가 있을까요?”라고 의문을 남겼다.

bulkoturi도 “오빠라 부르고 6억 받은 사실은 조중동에서 먼저 기사화한 것, 이상호는 그 6억이 현재시가로 수백억이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기사의 대부분은 이상호 기자와 관련된 내용이었고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내용은 극히 짧았다. 통치자금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수백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전두환 ‘오빠’, 박근혜에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 건넸다”라는 제목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300여억원이지만 박 전 위원장이 받은 당시 금액은 6억1000만원이었다.


건네받은 돈은
수백억 아닌 6억

또한 당시 박 전 위원장은 통치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는데 자금을 통치자금으로 칭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로써 대선전의 최대변수로 ‘네거티브’를 꼽으며 자신을 향한 음해와 음모론을 차단하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박 전 위원장으로서는 첫 번째 난관에 직면했다.

네거티브 대응이 대선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는 18대 대선에 박 전 위원장이 과연 어떤 대응책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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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