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검은 욕망의 ‘신생아밀매’ 실태

단돈 몇 백만 원에 우리 아기들이 팔려간다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지난 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한 '신생아거래'가 전국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신생아거래는 말 그대로 갓난아기를 사고파는 비윤리적행위로서 오래 전부터 알게 모르게 진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뱃속의 아기까지 거래하려는 여성들이 나타나면서 국민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런데 거래의 뒤에는 다른 사람이 개입돼 있었다. '독수리오형제'라는 닉네임을 사용해 중간에서 신생아거래를 돕는 일명 신생아브로커가 바로 그. 너도나도 인권존중을 외치는 글로벌 사회 속에는 또 다른 이면이 숨어있었다. 그곳엔 아무 죄의식 없이 생명을 사고파는 행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던 것이다. <일요시사>가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의 실태를 조명했다.

 

지난 4월 스페인에서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돼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생명의 존엄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가톨릭 수녀들이 신생아를 무자비로 매매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일명 '신생아매매스캔들'로 불리며 세계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수녀들 뻔뻔하게
아기 훔쳐 돈 받아

사실 스페인에서는 수십년간 갓난아기들이 돈을 받고 팔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스페인의 많은 미혼모들은 출산 후 자신의 아이를 볼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아기가 사망했다'는 병원 측의 통보 때문이었다. 그들이 아기의 사체를 확인하려고 하면 '이미 매장했다'는 짧은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었다. 그때 병원에서 출산을 도왔던 간호사 대부분이 수녀였고 그들이 병원에서 몰래 신생아를 훔쳐 매매를 한다는 의혹이 지금까지 제기돼왔다. 그런데 최근 87세의 한 노수녀가 신생아를 매매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설이 아닌 사실로 드러나 세계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같은 행위는 국내에서도 여과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IT산업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물건을 구매한다. 그런데 이 편리한 인터넷을 악용해 살아 있는 신생아까지 거래하는 사람들이 들끓고 있어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한 20대 여성이 개인적으로 입양한 생후 3개월 된 여아를 수차례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내막은 이렇다. 그녀는 이별통보를 한 남자친구를 붙잡으려 인터넷을 통해 일정한 금액을 주고 아기를 입양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식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남성은 막중한 책임감에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여성이 입양한 아기가 친자식인줄로만 알았던 남편은 입양아를 자신의 친자식보다 더 아꼈다. 이에 그녀는 "남편 닮았다"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진짜 남편의 자식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품고 입양아를 수차례 구타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과 언론매체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생명을 사고파는 비윤리적행위를 한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비난세례가 쏟아졌다. 그러나 지금도 아기를 팔려는 여성들은 인터넷상에서 각양각색의 이유를 들어가며 활개를 치고 있었고 연령대도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다. 

인터넷서 500~1000만원으로 손쉽게 거래 가능
10대 미혼모, 누구 자식인지 몰라 불법매매 시도

술 먹고 홧김에 일 저질러 아기의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다는 한 10대 여학생은 "미혼모라는 낙인이 싫어 아기를 팔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녀는 "입양기록 자체를 남기고 싶지 않다. 이왕에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넘길 거면 조금이라도 더 주는 사람을 찾는다"며 물건을 거래하듯 말했다. 동거남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그녀에게 아기에 대한 걱정은 사치였다. 당장 아이를 입양 보내서 그 대가로 될 수 있으면 많은 돈을 거머쥐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남편과 17살의 고등학생 자식을 둔 한 40대 주부도 거액을 제시하며 신생아거래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과 성격 등의 차이로 오랜 시간동안 별거 중이었는데 그때 만난 남자친구의 아이를 갖게 돼 입양거래를 원하고 있었다. 그 여성은 "원래 동거남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말을 바꿨고 저 또한 아기를 키울 자신이 없어서 거래까지 생각하게 됐다. 솔직히 아이는 아무 죄도 없다. 그냥 좋은 부모 만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라고 말하면서도 "1000만원은 받아야 한다. 그 이하의 금액으로는 입양시킬 의향이 없다"며 확고하게 말했다. 

한편 낯선 사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예기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된 10대 여성도 있었다. 그녀는 가출한 상태로 가족과의 인연이 끊긴 상태였고 만삭인 그녀를 돌봐줄 보호자 한 명 없었다.

"비록 내가 원해서 갖게 된 아이는 아니지만 내 속에서 나온 아이기 때문에 입양결심을 했을 땐 너무 가슴이 아팠다. 만약 신생아거래가 확정 된다면 내가 받게 될 돈으로 차라리 아기용품 하나 더 사줬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사실 그녀는 아이를 한 번 입양시켰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입양을 한 여성은 담배를 피우고 욕을 자주하는 사람이었고 그런 가정 속에 아이를 맡기기 싫었던 그녀는 급기야 다시 아이를 데려오기로 결심했다.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법 아직 없어

방송에 따르면 신생아매매는 보통 500만원에서 1000만원선 안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는 병원비와 산후조리비를 모두 포함한 가격이었다. 게다가 국내에서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신생아거래는 정식 입양이 아니고 개인입양, 즉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거래하는 입양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신생아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불법 브로커도 존재하고 있었다. 이 날 방송에서는 인터넷 카페 등지에서 닉네임 '독수리오형제'를 사용하며 신생아매매를 종용하는 한 남성의 거래형태를 낱낱이 공개했다.

그는 인터넷에 아기를 입양하고 싶다는 여성들의 글을 확인한 후 은밀하게 쪽지를 보내 "아기도 입양하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또한 그는 게시판에 자기도 입양한 아이가 셋이나 있다고 소개하면서 개인입양에 대한 신뢰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이 남성에게 이상한 점이 발견 됐다. 그가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신생아를 입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많은 아이를 어떻게 그가 책임지고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었다. 분명 그는 신생아거래응 원하는 이들에게 "입양아는 자신이 직접 키우겠다"고 말했지만 진짜 그가 키우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남성은 "나는 브로커가 아니다. 한 번에 목돈을 주거나 하는 사람들은 100% 브로커인데 나는 산모와 병원에 직접 가서 출산비와 산후조리비 모두를 결제하고 매달 얼마씩 생활비를 주는 식으로 한다"며 자신을 포장했다. 또한 동시에 많은 이들과 거래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 아무나 입양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딱 잘라 말했다. 이어 "한 번의 목돈은 현행법상 불법으로 처리되겠지만 매달 5만원, 10만원 주는 것은 아무도 뭐라 그러지 못할 것이다. 그것까지 제재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만약 이것이 불법행위이고 처벌을 받는 행위라면 달게 받을 자신 있다"며 다시 한 번 본인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이 상황을 경찰에게 제보한 취재진은 전에도 '그런 사례로 내사를 벌인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하지만 경찰 측은 인터넷상에서 이뤄진 신생아거래는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입양자와 브로커 사이에 오간 돈에 대한 증거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처벌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오는 8월부터 새 입양특례법이 시행된다. 기존의 법은 친생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입양이 가능했고 무조건 시·군청에 신고를 해야 했다. 반면 개정된 법은 굳이 입양신고를 하지 않고 가정법원의 승낙이 있으면 입양이 가능하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아기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면에서는 굉장히 합리적인 법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입양, 불법과 무법이 난무하는 신생아매매 상에서는 이는 별로 효력이 없는 법이 될 것이다.

한 전문가는 "인터넷상의 신생아매매에 관한 완벽한 규제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신생아거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심히 우려를 표했다.

남편 둔 40대 여성, 애인 아기 가져 밀매 결심
성범죄?밤문화는 1위 성교육은 세계적으로 하위

이를 본 많은 누리꾼들은 각자 자신의 블로그나 SNS를 통해 신생아거래에 대한 비난과 우려의 글을 게시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방송된 캡처사진을 첨부하며 "얼마 전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인마 오원춘이 '인육을 판매하려고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수많은 신생아가 인터넷상에서 단 몇 명의 브로커를 통해 대규모로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중국으로부터 밀입된 인육캡슐이 최근 루트가 막혀 들여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먼저 떠올랐다. 입양이라는 탈을 쓰고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는 우리의 아기들이 그런 용도에 쓰이는 것은 아닐지 의구심이 든다"며 불쾌함을 나타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내 성관련 문제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대안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매매·강간 등 성범죄나 밤문화는 세계 1위 자리가 아깝지 않지만 실제 성문제 및 성교육을 대하는 사회의 시각과 태도가 구시대적이라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라며 성문제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사회풍토에 일침을 놓았다.

유교정신이 강한 우리나라는 예부터 성을 주제로 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다그치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처럼 어릴 때부터 성교육을 받게 해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책임감을 심어줘야 했다. 그랬다면 앞에서 거론했던 10대 소녀와 40대 주부처럼 앞뒤 상황 고려하지 않고 덜컥 임신을 하고 게다가 그 아이를 돈을 받고 팔려는 무책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며 사람보다 돈이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여느 드라마에서 나오듯이 돈만 있다면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게 지금 사회다.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심어줘야

또한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먹고살기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자신의 아기를 파는 행위 또는 10대, 20대의 어린 여성들이 대리임신을 직업으로 삼으며 돈을 받고 아기를 주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 희한한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존귀한 생명을 물건처럼 사고파는 비윤리적행위를 막으려면 사전에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아기의 인권에 대해 경시하는 행동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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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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