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일 벗는 BBK, 핍박 받는 김경준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11 09: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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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감시와 검열, 인권유린에 소송 냈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BBK 주가조작 사건이 또 다시 정국의 핵폭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BBK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베일을 벗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입국설 가짜편지’ 전달 당사자들이 입을 열고 있으며 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수감 중)씨가 새로운 증거를 확보한 사실이 알려져 또 한 번의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유원일 전 의원이 김씨를 직접 접견하며 있었던 뒷이야기들을 <일요시사>에 단독으로 털어놨다.

 

정권 말기 청와대와 여권의 힘이 빠지자 ‘보이지 않는 힘’에 희생됐던 이들이 앞 다퉈 진실을 규명하고 나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그 가운데 현재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준씨가 BBK가 이명박 대통령 소유임을 입증하는 새로운 ‘전표 형식’의 증거를 입수한 사실을 유원일 전 의원에게 밝혀 또 한 번 정국이 거세게 요동칠 태세다.

개인적으로 김씨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트위터에 “월요일 오전에 BBK 김경준을 면회할 예정입니다. 김경준이 새로운 증거가 있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내용이 무엇인지 묻고 검증과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김씨 면회 예정 사실을 밝혔다.

7페이지에 달하는
새로운 증거 확보

유 전 의원의 이러한 트위터 글이 알려지자 트위터와 각종 온라인상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이 증거 입수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유 전 의원의 신변에 우려를 나타내자 유 전 의원은 “염려 고맙습니다” “진실을 숨길 수는 있어도 영원히 묻어 버리지는 못 합니다”라며 BBK 의혹 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4일 김씨와의 면회 후 “오늘 김경준을 면회했습니다. 김경준이 제시한 자료를 확인·검증하는 작업에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어서 자료 요구나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라는 글을 남겨 새로운 증거를 입수했음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이 언급한 증거는 ‘전표 형식’으로 김씨가 최근 입수한 문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면회 후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증거에 대해 “진실을 규명할 확실한 증거”라고 확신하며 “아주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전에 밝혀진(2007년 안원구 당시 국세청 국장이 정기 세무조사 과정에서 봤다는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문건’) 것과는 다른 내용의 증거라고 밝혔다.

‘규명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확실하진 않지만 모 국회의원을 통해 할 생각이다”며 현재 의원직이 아니니 규명에 제한사항이 많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증거를 전해준 인물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김경준씨의 지인”이라고만 밝혔다.

유원일, 접견 당시 뒷이야기 <일요시사>에 소상히 털어놔 
“진실 규명할 확실한 증거” 신중하면서도 자신감 내비쳐 

그는 이어 “전표는 7페이지에 달한다”고 밝혔다. 종전의 ‘한 장으로 이루어진 전표’라는 타 언론의 보도와 다른 새로운 사실이었다.

“1장으로 보도가 다 나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착오가 있었다”며 “당시에는 김씨의 말만 듣고 한 장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지만 문건을 입수해 보니 총 7페이지로 돼 있으며 3~4가지의 새로운 사실을 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새 증거의 사실관계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단정 할 수는 없다”며 “충분히 조작될 가능성도 있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매우 신중하게 검증 중이다”고 밝혔다.

평소 사실관계를 완벽하게 증명해낸 후 모든 것을 밝히는 신중하고도 확실한 모습 그대로인 유 전 의원이었다. 

한편 유 전 의원의 면회와 증거 입수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BBK 문제에 지쳐도 유 전 의원처럼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있어 이 나라가 그래도 제대로 돌아가는 거다”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접견 당시 몸수색
 상당히 불쾌했다”

유 전 의원은 김씨의 근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다. “심적으로 상당히 불편해 하고 있다”고 입을 뗀 그는 “경준씨는 약속을 지키는데 익숙한 미국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을 뒤집은데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에서 3년 반, 한국에서 4년 반 살았으니 지난달 26일로 8년간의 형기가 끝이 났다”며 “그런데 아직도 형을 살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억울해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어 “경준씨가 교도소에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그동안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되어 아주 많은 감시와 검열을 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기자들의 면회가 차단되어 의사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에 유 전 의원은 김씨가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는 이유로 천안교도소장을 지난달 28일 대전지방검찰청에 고소한 사실도 <일요시사>에 처음으로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얼마나 감시당하고 부적절한 처우를 받아 억울했으면 소송까지 냈겠냐”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또한 접견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내가 접견신청을 했을 당시 교도소 측에서 ‘사전 몸수색을 하겠다’고 전화가 왔었고 접견하러 갔을 때 실제 몸수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유를 묻는 질문에 녹취와 녹음의 우려가 있다고 했지만 상당히 불쾌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나에게도 그런 불쾌한 수색을 하는데 경준씨에게는 어떻게 했겠냐?”며 김씨의 교도소 생활이 순탄치 않은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접견 당시 동행한 한 방송기자는 카메라를 빼앗기는 상황이 발생해 교도소 직원과 실랑이가 벌어졌으며 “경찰을 부르겠다”는 극한 대립상황까지 간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교도소 측에 김씨가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된 이유와 기자의 면회가 차단된 것에 대해 물었더니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에 유 전 의원은 “무엇이 그렇게 중대한 사안이냐”고 기자에게 반문하며 “윗선에서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김씨는 유 전 의원에게 “‘검찰과의 딜’이 있었다는 부분을 자꾸 말하려고 한다”며 억울해하고 항변하고 싶어 하는 그의 답답한 속내를 기자에게 털어놨다.

“진실을 숨길 수는 있어도 영원히 묻어 버리진 못 한다”
사실관계 확인차 통화한 교도소 측 “내부방침상 못 밝혀”  

유 전 의원의 이러한 주장을 확인차 천안 교도소에 직접 전화취재를 시도한 결과, 무성의한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기자가 김씨의 특별관리대상 지정 이유를 묻자 교도소 측 관계자는 “해제됐다”며 짤막하게 답했다.

의문을 품은 기자가 ‘언제 해제됐냐?”고 따져 묻자 잠시 머뭇거린 교도소 측 관계자는 “약 일주일? 그전?”이라고 했다.

기자는 재차 ‘유원일 전 의원 접견 전이냐, 후냐?’고 물었다. 그러자 “보도하기 위해 취재하는 것이냐?”기에 맞다고 하자 “그렇다면 내부방침 상 개인 대 개인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기자는 ‘한 가지만 확인해 달라’며 ‘김씨가 천안교도소장을 상대로 대전지검에 고소장을 냈는데 입장은 어떠한지?’ 물었지만 “답변해 줄 수 없다”고만 했다.

기자는 “정식 취재요청 공문과 질의서를 팩스로 보내면 되느냐?”고 물었지만 “죄송하지만 그것도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8년 형량 끝났지만
계속되는 형에 억울

이밖에도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의 전달 경로가 밝혀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편지를 공개했던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편지의 전달자로 은진수 전 감사위원(수감중)을 지목함에 따라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편지가 공개됐던 2007년 당시 은 전 위원은 이명박 대선후보캠프의 법률지원단장과 BBK사건 대책팀장이었기 때문에 캠프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한 은 전 위원은 “김병진(현 두원공대 총장) 당시 이 후보 상임특보로부터 편지를 받아 홍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해 사건은 거침없이 커지고 있다.

입을 다물고 있던 홍 전 대표와 은 전 위원이 입을 열자 검찰도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가짜편지의 배후에 한나라당 대선캠프 법률팀과 상임특보가 관여해 있다면 이 대통령도 알고 있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난 2007년 대선을 뜨겁게 달궜던 BBK 사건이 대선을 앞두고 재점화 되고 있다. 유 전 의원이 “진실을 숨길 수는 있어도 영원히 묻어 버리진 못한다”고 밝혔듯 모든 진실은 하나하나 밝혀질 것이다.

지난 5년간 ‘판도라 상자’ 속에 갇혀 있는 진실의 내용과 대선 판도를 뒤흔들 초강력 ‘뇌관’의 폭발력이 어느 정도일지 더욱더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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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