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초호화 의원회관’ 논란의 현장을 가다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29 11: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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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쾌적한 방 드렸으니 제발 일들 좀 하세요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대한민국 입법기관인 국회의사당이다. 이곳에 최근 새로운 건물이 하나 들어섰다. 제2의원회관이다. 200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국민혈세가 투입되면서 준공되기도 전에 초호화 논란을 빚은 제2의원회관은 지난 23일 준공식을 치르며 가려졌던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초호화 논란과 함께 잡음이 터져 나오자 급기야 사무처에서 해명에 나서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왜 그랬을까? 그 논란의 현장을 <일요시사>가 꼼꼼하게 둘러봤다.  

준공식 하루 전날인 22일 제2의원회관(이하 신관)을 둘러본 기자는 그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간 취재차 드나들며 수없이 봐왔던 모습이지만 공사가 마무리 된 모습을 유심히 둘러보니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신관을 둘러보기 위해 나선 기자는 먼저 외관을 살펴보기 위해 구(舊)의원회관(이하 구관) 7층으로 올랐다.

구관 중앙 엘리베이터에서 바라본 신관의 모습은 벽면의 95% 이상이 유리로 돼 있어 호화롭기 그지없었고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신관 총 건립비용은
1881억 9600만원

신관은 지하 5층·지상 10층의 10만 6732㎡(3만 2286평) 크기로 기존 구관의 ‘ㄷ’자형 건물 양 끝쪽을 연장하는 모양으로 지어졌다.

신관 건물 사이에는 휴식용 야외 데크가 설치돼 있었고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인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또한 건물 사이로 여의도와 영등포 사이의 샛강 습지가 보여 보는 이의 눈을 편안케 했다.

구관 7층에서 신관으로 연결통로를 찾기 위해 ㄷ자 부분의 끝을 향했지만 커다란 천으로 덮여있었고 출입이 통제돼 있었다. 반대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들어갈 방법을 찾던 기자는 구관 2층을 통해 신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에 들어서자 새 건물 냄새가 신축건물임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내부에서도 수많은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막바지 마감작업에 한창이었다. 손때 하나 묻지 않은 깔끔한 내부 모습에 다시 한 번 기자는 감탄했다.

복도를 지나가며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널찍널찍하게 배치되어 있는 사무실들이었다. 답답하리만큼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구관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모습이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넓은 방과 밖이 훤히 보이는 탁 트인 광경이 구관과 비교해 엄청난 변화를 실감케 했다. 외벽이 유리라 시야적으로도 훨씬 더 넓어 보이는 느낌이었다.

넓은 사무실에 9개의 책상이 널찍하게 배치돼 있었고 출입문 왼쪽에 위치한 회의실은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끔 유리로 되어 있었다. 회의실 안에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었고 회의실 옆에는 싱크대 등이 구비되어 있는 탕비실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구관의 크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의원 집무실이 있고 새로 들인 소파와 책상이 주인을 맞을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집무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그마한 화장실도 마련돼 있다. 이러한 배치는 옆 사무실을 둘러봐도 모두 같았고 회의용 원탁과 소파, 책상도 모두 동일했다.

340평 규모의
대형 사우나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명패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기자가 들어온 구관의 층수는 분명 2층이었는데 신관의 명패는 300호로 표시되어 있다. 신관의 층수가 구관 층수보다 1층 더 높게 설계된 것이다. 처음 방문하는 방문객과 민원인들이 혼돈을 일으킬 여지가 있어 보였다. 

의원전용 건강관리실이 보여 지나치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들어가 보았다. 300명의 국회의원을 위해 마련된 약 340여 평의 건강관리실에는 각종 헬스기구가 배치되어 있었고 사우나와 이·미용실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에는 5명의 트레이너와 4명의 이·미용사, 1명의 보조사무원이 상근하게 된다. 특급호텔 부럽지 않은 시설과 서비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수코팅 된 이중유리로 제작된 외벽과 함께 대리석으로 이뤄진 벽면과 카펫이 깔린 바닥이 왜 호화 논란을 빚고 있는지를 증명해주는 듯했다.

심지어는 각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 바닥도 값비싼 대리석이었고 이것만으로도 모자라 층마다 구비돼 있는 소화전과 방수기구함도 철문 대신 대리석문으로 돼 있었다. 신관은 그야말로 초호화판 그 자체였다.

2009년 4월 착공 지난달 30일 준공식,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 
사무실 192개 의원 1인당 면적(45평) 구 의원회관(25평)의 두 배

자연적으로 관심은 이곳을 사용하게 될 의원들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사실 신관 준공을 앞두고 당선자들 사이에서는 은밀하게 방 배정 경쟁이 치열했다.

새 건물인 신관 입주 희망자가 많았고 구관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일부 의원실의 경우 많게는 2번 이상 이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초선 의원들이 구관에, 다선 의원들은 주로 신관을 배정받고자 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재선 이상 의원들도 현재의 방을 계속 쓸 것인지 신관으로 옮길 것인지를 놓고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이유인 즉 슨 현재 구관의 의원실(82.64㎡) 두 곳을 합쳐 사용할 경우 면적이 165.28㎡로 신관 의원실(148.76㎡)보다 더 넓어지고 지내던 곳에서 지내는 것이 낫다는 의식 때문에서다.

또한 새집증후군의 위험성이 있고 유리창 면적이 넓어 여름에 더울 것을 우려해 재선 이상의 의원 중에서도 구관을 그대로 사용하는 의원들이 다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주자이자 19대 국회 최다선 의원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 권한대행이 대표적인 예다. 정 전 대표는 구관인 762호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고, 정 권한대행은 이명박 대통령이 의원시절 사용하던 구관 469호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자신이 쓰던 방은 아니지만 구관 871호에 자리를 잡았고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강창희 당선자는 761호와 362호로 결정됐다.

구관이긴 하지만 본청과 가깝고 분수대와 본청이 보이는 조망권이 좋은 명당자리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 공사 소음과 먼지에 시달려야 하는 불편함을 안고 있다.

선수 높은 선배의원들
명당자리 줄줄이 차지

그렇다면 신관 배정상황은 어떠할까? 새누리당 지도부가 다수 입주하는 6층 이상은 양화대교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을 갖추고 있는 최고의 명당자리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20호를, 양 옆에는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619호)과 친박으로 돌아온 진영 정책위의장(622호)이 입주해 ‘좌경필 우진영’ 구도를 이뤘다.

또한 이한구 원내대표(618호), 김영우 대변인(627호), 홍일표 원내대변인(623호) 등 주요 당직자들이 포진해 박 전 위원장을 무난하게 호위(?)할 것으로 여겨진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6층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6·15 공동선언’의 의미를 잇는다는 차원에서 18대 국회 때부터 615호를 사용해온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의원실과 불과 15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최근 고소전으로 불편한 사이이면서도 가까운 이웃사촌이 되고 말았다.

박 원내대표 역시 최측근인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616호)와 3선의 노영민 의원(613호)이 배정받아 ‘좌영민 우기춘’ 구도를 갖췄다.

대선주자들을 살펴보면 각기 다른 층수를 선택했다. 먼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신관 325호로 배정받았다.

선수 등을 고려해 방이 배정되는 만큼, 초선들은 신관을 신청해도 구관 입주 가능성이 높았지만 문 고문은 대선주자임이 감안돼 신관을 배정받았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신관 718호를, 이재오 의원은 신관 818호를 사용한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명당에 자리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신관 914호를, 비박계 심재철 최고위원과 친박계 정우택 최고위원은 신관 714호와 713호에 나란히 위치하게 됐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신관 934호에 입주한다. 민주통합당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킹메이커’ 이해찬 의원은 10층을 사용하게 됐다.

박근혜, 박지원, 남경필, 이한구, 진영 입주한 6층 최고 ‘로얄층’ 등극
의원 사용할 시설은 최상급이지만 일반인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어

이처럼 제2의원회관은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새 주인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방의 주인은 국회의원이지만 그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이는 유권자인 국민들이고 방을 만든 2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 역시 국민혈세란 점에서 아이러니한 부분이 몹시 거슬렸다.

의원들이 이용하는 집무시설과 휴게시설은 최상급이지만 일반인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각종 민원서류나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걸어 다녀야 할 민원인과 방문객들의 동선은 2배로 늘었지만 방문자센터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판기 2대와 의자와 테이블 몇 개만 있는 방문자센터는 협소하기 그지없다. 또한 야외 테라스가 있다고 하지만 악천후 시 민원인이 앉아 쉴만한 공간도 전무하다.

실제 젊은 기자가 신관을 둘러보는데도 상당히 힘들었던 점을 고려할 때 방문자를 위한 휴식공간 증설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각종 토론과 세미나가 진행될 공간도 4개로 협소했다. 구관의 5개 간담회실과 2개의 세미나실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그간 토론회와 세미나가 열릴 당시 협소한 공간으로 불편을 겪은 점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실들은 의원실 하나가 서울의 중형 아파트보다 넓고 건설비용이 1만여 명의 공무원이 상주할 서울시 신청사와 맞먹는다는 사실은(신관 상주 직원 3000여명) 씁쓸함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넓어진 의원회관 만큼
일도 두배로 하는 국회 되길

특히 새로 지어진 의원회관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국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국회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의정활동으로 타의 모범이 되었다면 국민의 시선이 지금처럼 따갑지만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완공된 제2의원회관을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이제 의원들이 시설을 잘 활용해 질 높은 입법활동과 수준 높은 의정활동을 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두 배로 넓어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일도 두 배로 하는 국회가 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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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