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여성 염산테러로 본' 대한민국 ‘산 테러사건’ 총정리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4.30 15: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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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계속 타들어 가고 있는데…”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충격적인 염산테러가 국내에서 또 발생했다. 지난 2009년 온 국민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남 테러사건 이후 3년만이다. 그간 ‘산 테러’는 여성들의 인권이 취약한 아시아 오지와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등지에서 여성을 복종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종종 발생해 왔지만 근래에는 국적을 불문한다. 일순간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평생을 화상의 흔적 속에서 살아야 하는 피해자들. 그리하여 인격살인, 가족에 대한 살인이라고도 불리는 끔찍한 묻지마 테러. 그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산 테러사건을 총망라했다. 

한 여성이 택시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간다. 잠시 뒤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빈병을 들고 나온다. 공개된 CCTV 영상 속에 박모(30·남)씨가 여성에게 염산 희석액을 뿌리고 자리를 뜨는 장면이다.

박씨는 피해여성이 유흥업소 동료인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험담을 한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박씨의 여자친구 석모(24)씨는 망을 봤고, 2명 모두 경찰에 구속됐다.

여자는 망보고
남자는 염산테러

서울 서초경찰서는 자신을 험담하고 욕설을 한다는 이유로 A(31)씨에게 염산을 뿌려 온몸에 화상을 입힌(상해) 혐의로 박씨와, 박씨의 여자친구 석씨를 구속했다고 4월 24일 밝혔다.

A씨와 석씨는 이른바 ‘텐프로’ 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 사이였다. 그러나 최근 A씨가 석씨에게 “성형수술한 주제에”라거나 “얼굴도 예쁘지 않은 XX아”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화가 난 석씨가 남자친구와 염산테러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4월 17일 새벽 3시 25분쯤 서초구 반포동 A씨의 집 계단에서 A씨를 기다렸다. 2시간여가 흐른 뒤 A씨가 집에 돌아오자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염산이 희석된 액체를 뿌렸다.

이때 여자친구인 석씨는 담벼락 뒤에서 망을 봤다. 이로 인해 A씨는 눈 결막 화상 및 얼굴과 몸에 전치 4주의 화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피부가 녹아내릴 정도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며 “당시 사용했던 염산 용액 등 관련 증거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업소 여성과 그 애인, 무시하던 동료 찾아가 염산테러
황산테러 피해자 정아씨·99년 대구 황산테러사건 다시 주목

지난 2010년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1월 12일, 부산 사상경찰서는 “헤어질 것”을 요구하며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여자친구의 신발 속에 황산 용액을 화장지에 묻혀 넣어 화상을 입힌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모(5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월6일 오전 8시30분쯤 부산 사상구 모라동 모 회사 3층 탈의실에서 이 회사에서 일하던 임모(48·여)씨의 작업용 부츠 속에 황산 용액을 화장지에 묻혀 넣어 3도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임씨와 1년 전부터 사귀어오던 조씨는 최근 임씨가 “헤어지자”며 전화를 받지 않고 계속 만나주지 않자 이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이 사건으로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

죽음보다
더 한 고통

그리고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2009년 ‘황산테러 사건’이 있다. 평범한 여성 직장인이었던 박모(당시 26세)씨가 황산테러를 당한 것은 6월8일 아침. 출근을 하려고 나선 박씨는 괴한 2명이 뿌린 황산을 뒤집어쓰는 바람에 얼굴과 가슴, 팔 등 전신의 25%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이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밀린 임금과 투자금 등 4000만 원을 받아내기 위해 소송을 냈는데, 전 직장 사장이 직원들을 시켜 보복테러를 가한 것이다.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박씨의 얼굴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박씨는 사건 직후 뼛속까지 타들어가는 고통보다 흉하게 변해버린 외모에 절망해 “죽고 싶다”는 생각도 수 없이 했다. 당시 얼마나 더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재취업은 물론 결혼도 기약하기 어려울 만큼 망가진 박씨의 삶은 많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황산테러엔 아이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1999년 5월20일 대구에서 한 어린이가 황산테러를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피해자 고 김태완(당시 6)군은 밥을 먹은 뒤 공부방에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가 이유 없이 괴한이 뿌린 황산테러의 피해자가 됐다. 집을 나선지 10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김군은 생존확률 5%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놀라울 정도의 강한 정신력을 보였지만 심각한 상처로 인해 사고 발생 49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이 사건은 사건 발생 12년이 지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고 미궁에 빠진 상태다. 어머니 박정숙(당시 35)씨가 다시는 김군과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태완이의 병상일지를 공개했다.

“태완아 잘 가, 먼 훗날 다시 만나면 더 많이 사랑해줄게”라는 제목을 단 49일 간의 병상일지는 지금도 네티즌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이같이 염산이나 황산 등 화학물질을 이용한 범죄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평생 지고 가야 할 고통을 안기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살인보다 더 나쁜 죄질의 범죄라고 말한다.

또 이와 같은 사건은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여성들의 인권이 취약한 국가에서의 산 테러는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구조적인 범죄’일 정도다.

<뉴욕타임즈>는 황산테러 특집판에서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파키스탄 등의 지역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해 웬만한 건 사고로 여기지도 않을 뿐 더러 가해자인 남성들이 기소되는 경우 역시 드물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남성들이 이 같은 일을 저지르는 이유는 대부분 자신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는다거나 헤어진데 대한 앙갚음이었다.

지난해 12월,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사는 한 남성은 자신의 청혼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17살, 12살, 8살 된 세 자매에게 염산테러를 했다. 세 자매는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갔고, 특히 청혼을 거절했던 맏딸은 얼굴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이슬람권,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로 취급…산 테러는 예사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할 상처…“관련법 대폭 강화해야”

이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피해자는 ‘아메네 바라미’라는 여성. 그는 지난 2004년 11월 자신을 짝사랑했던 한 남성의 청혼을 거절했다가, 그가 뿌린 염산이 얼굴에 쏟아지면서 큰 화상과 함께 두 눈의 시력까지 잃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008년 3월 영국에서 모델로 일하던 케이티 파이퍼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사주한 괴한이 뿌린 공업용 황산에 얼굴을 맞았다.

이 사고로 파이퍼는 얼굴과 목, 귀 등의 피부가 심하게 녹아내렸으며, 왼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일었다. 헤어진데 대한 앙심을 품은 전 남자친구가 파이퍼를 납치해 성폭행한 뒤 그녀의 얼굴과 인생을 망가뜨린 것.

하지만 이후 파이퍼는 30여 차례의 성형수술을 통해 힘겨운 시련을 극복하고 모델로서 활동을 재개했다. 파이퍼는 방송에서 “살아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기도 했다.

원한관계에 의한
계획된 복수극?

이렇듯 국내외를 막론한 충격적인 산 테러사건. 물론 다른 범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전문가들은 황산·염산 등의 테러는 피해 당사자의 외모에 큰 상처를 입히고, 평생 동안 그 상처로 인한 아픔을 안고 살아가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 어떤 범죄보다 더 흉악하고 악질적인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화상으로 인한 상처는 육체적인 고통뿐만이 아니라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할지도 모르는 흔적을 남기게 되기 때문이다.

범죄피해센터 관계자는 “최근에 발생한 사건과 같이 연인을 향한 일방적인 애정으로 균형이 무너지면서 증오의 감정으로 바뀌는 상황에서의 이러한 행동은 피해자가 평생을 가져가야 할지도 모르는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극단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피해자가 입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생각해서라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관련법을 보다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 역시 “앞으로 이런 화학물질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는 사법부의 강력한 처벌 의지를 기대한다”며 “또한 이런 사건에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형사배상명령제도를 보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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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