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지난 4?11 총선에서 격전지로 꼽힌 서울 마포갑에서 노웅래 민주통합당 당선자가 금배지 탈환에 성공했다. 17대 국회의원이었던 노 당선자는 18대에서 낙선의 쓴맛을 봐야했다. 하지만 노 당선자는 낙선으로 인해 정치인이었던 아버지 후광에서 벗어나 홀가분하다는 입장이다. 이제 그의 앞에 따라 붙었던 ‘2세 정치인’ ‘지역구 세습’이라는 꼬리표를 비로소 완전하게 떼어낼 수 있어서다.
노웅래 당선자는 그간 원외에 머물며 지역민들 속으로 파고들며 수많은 삶을 마주해왔다. 직접 현장 속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만나며 바닥민심을 헤아려온 것. 때문에 그는 지난 초선의원 당시 겪었던 시행착오와 원외에 머물며 느낀 현장민심을 토대로 19대 국회에서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치, 희망을 주는 제대로 된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요시사>가 19대 국회의 주역을 꿈꾸는 노 당선자를 만나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꼭두각시 언론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여 제소리 못내”
“열린우리당, 정책 뜻은 좋지만 국민적 괴리감 있어 아쉬웠다”
-당선 소감은.
▲4년 전 제가 부족해서 낙선했다. 다시 국민들에게 신뢰와 진정성을 인정받아 재기한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작금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IMF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경제뿐만 아니라 현재 남북관계?언론 등 모든 문제가 역사적으로 후퇴한 상황이다. 이처럼 앞도 안보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롭게 정치를 하며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고, 국민들께 희망적인 삶을 만들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18대 국회의원 낙선 후 원외에서 어떤 구상을 했나?
▲4년 동안 국민과 지역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중국에 유학을 한 1년을 제외한 3년 동안 지역구를 5-6시간씩 다녔다. 특히 어렵고 힘든 주민들을 만났다. 국회의원이라는 지위가 없었기에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지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의 마음을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분들을 만나 민심을 들어왔다. 그 속에서 민심의 변화와 시대적 추세, 정치적 소명을 배울 수 있었다.
-현장 속에서 배운 것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전에는 무조건 간판을 보고 여당을 찍었지만 이제 국민들은 실질적 이익이나 도움이 돼야 표를 준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으로 주민들이 실질적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사실 우리도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당시 뜻은 좋았지만 국가보안법 등 대의명분 위주의 정책과 목표에 치중하며 국민들께서 공허함과 괴리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공공의 입법과 함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와 복지정책 등을 함께 추진하며 양쪽의 노력을 같이 했어야 했다. 그런 부분에서 이제는 정책과 입법 등 투트랙으로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총선 직후 민주당은 문성근 대행체제에서 가장 먼저 파업 중인 언론사를 찾았다. 무슨 의미가 있나?
▲정치만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언론은 꼭두각시처럼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며 제소리를 못 내고 있다. ‘김용민 막말파문’도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정치적으로 악용된 부분이 있다. 총선에서 민심이 정확하게 반영됐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정부의 언론장악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언론 정상화가 대표적 과제라는 생각이다.
-언론사 파업현장을 먼저 찾아 민생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일었는데….
▲언론 정상화가 대표적 과제지만 그렇다고 민생문제를 도외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민들의 몸과 마음이 편하려면 언론 못지않게 경제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전월세대란?고물가?청년실업 문제 등 민생경제가 파탄난 상태다. 경제 문제를 잡지 못하면 안 된다. 때문에 서민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주력할 것이다.
-19대 국회에서 주력할 목표는.
▲가장 심각한 것이 언론탄압이다. MB정권이후 캠프에서 특보하던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언론사 사장자리에 있다. 이렇게 언론에 재갈을 물리며 공정보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MBC?KBS?연합뉴스 등 모두 파업하고 있다. 언론탄압 국면을 정상화 시키지 않으면 대선결과도 정당성이 없어진다. 일단 낙하산 인사들부터 물려야 한다. 그리고 언론사 내부의 독립적이고 사실적 보도할 수 있는 기자 등 구성원들이 책임자가 되어 보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대선을 치러야 대선에 정당성이 부여될 것이다. 때문에 언론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입법활동에 주력할 생각이다.
-언론계에 몸담다가 정치로 입문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저는 MBC에서 노조위원장 하다 열린우리당이 창당되는 과정에서 입문했다. 처음에는 국회의원을 기자의 연장 정도로 생각했다. 기자 할 때처럼 바르고 올곧으며 술수를 쓰지 않으면 잘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해보니 정직하고 바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갈등해소를 하고, 파이도 나눠줘야 하는 등 기자보다 훨씬 영역이 크다. 특히 기자생활 21년보다 낙선이후 4년간 더 많이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다시 주민들께서 일할 기회를 주셨으니 제대로 실질적으로 이익을 줄 수 있는 그런 정책 추진에 앞장서려고 한다.
-이 지역에서 5선 의원과 마포구청장을 지내신 노승환 전 의원이 아버지라는 점 때문에 ‘지역구 세습’이라는 비판도 있다.
▲아버지는 5선 의원과 재선 구청장을 지내셨다. 때문에 저에게 ‘2세 정치인?지역구 세습’이라는 꼬리표가 너무 큰 족쇄이고 멍에다. 하지만 낙선했다가 다시 시작해서 됐으니 정치적 독립이라는 의미가 있다. 계속 의원에 붙었으면 아버지 후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 직후 당내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들 열 분이면 여덟 분이 싸우지 말라고 지적하신다. 그리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도 했다. 물론 싸움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가치 중심과 국민이 원하는 싸움을 하는 제대로 된 논쟁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리사욕 때문에 싸우니깐 문제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계파라는 고리는 벗어나야만 정권교체도 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저처럼 계파와 지역에 연연하지 않는 분들과 함께 모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탈권위?지역주의 타파?21세기 가치를 추구하는데 밀알이 돼 계파를 극복해보고 싶다. 한방에 못가고 열 걸음을 걷게 되더라도 속도조절하며 민주당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에 따라 국민께 가까이 다가가는 역할을 하겠다. (MB정부는) 지금까지 거꾸로 가기도 했는데 속도가 기대만큼 아니더라도 차근차근 (계파를 극복해) 목표에 도달하겠다.
-‘MB멘토’ 최시중 위원장이 검은돈을 받아 대선자금에 썼다고 폭로했다.
▲결국 덮고 감추려 해도 진실은 드러나게 돼있다. 반복되는 비리들이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줘 참담하다. 검찰은 진실규명을 통해 빠르게 교통정리를 해서 새 정권에 부담을 안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로운 정권은 앞을 향해 새롭게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권에서도 청문회를 계속 할 수밖에 없고 또 과거 얘기만 해야 한다. 검찰은 조직 안위를 위해 눈치 보며 허송세월하지 말고 빠르게 제대로 청산해야 한다.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만나고 왔다고 들었다.
▲(당선되니) 저한테 우물우물하지 말고 똑바로 하라더라.(웃음) 교도소에 갇히면 위축될 수 있는데 보니깐 당당하고 의연해 든든했다.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지적하니 교도소에 보낸 것은 입에 재갈을 물렸던 독재시대에나 하는 것이다. 점점 BBK의 진실이 수면위로 들어나는데 정권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다. 정치인은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저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돌아왔다.
-2012 대선은 어떻게 전망하는지?
▲이번 총선에서 민심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진보진영 득표수는 많았지만 경합지역에서는 많이 졌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라는 대표주자가 있어 우리보다 안정적이다. 야권은 잠재적 후보가 꿈틀거리지만 불투명해 쉬운 싸움은 아니다. 이처럼 실적으로 썩 유리한 상황은 아니지만 더 낮은 자세로 민심을 받들며 분열하지 않고, 야권단일화를 통해 세력을 결속시켜 반드시 정권을 교체시키겠다
<노웅래 당선자 프로필>
▲1976 대성고등학교
▲1983 중앙대학교 철학 학사
▲2005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사
▲1983 매일경제신문 기자
▲1998 MBC 기자회 총무
▲2001 MBC 노동조합위원장
▲2001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위원장
▲2004 제17대 국회의원
▲2012 제19대 국회의원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