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아내 토막살인’ 사건 숨겨진 진실 전말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4.23 10: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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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 후 텃밭에서 상추 가꾼 남편의 ‘두 얼굴’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경기도 수원에서 토막살해사건이 발생한지 보름 만에 역시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또다시 토막 난 60대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범인은 30여 년 전 이 여성과 재혼한 남편. 강력전과 하나 없는 그는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부인을 토막 내 버린 것도 모자라 범행 후 너무나 태연한 모습으로 일관, 주변을 경악케 하고 있다. 점점 ‘잔혹’에 대해 무뎌지고 있는 사회, 토막 살인범의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시흥 아내 토막살인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지난 16일 오전 8시20분께 시흥시 은행동 A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수거함에서 이모(69·여)씨의 시신이 12점으로 훼손된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씨의 시신은 알몸 상태로, 흰색 20ℓ짜리 쓰레기봉투 3개, 50ℓ짜리 봉투 3개 등 모두 6개의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겨 있었다. 이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도 일부 담겨 있었다.

경찰은 지문감식을 통해 토막 난 시신을 이씨로 확인했다.

살해 후 옛 근무지
아파트에 유기

경찰조사결과 범인은 아파트 경비 일을 하는 이씨의 남편 최모(64)씨로 드러났다. 최씨는 지난 15일 새벽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한 후 부인 이씨를 시흥시 목감동 자택에서 목 졸라 살해한 뒤 화장실에서 칼과 톱으로 시신을 토막 내 종량제 쓰레기봉투 6개에 나눠 담았다. 

이어 최씨는 다음날 오전 4시께 훼손한 시신을 집에서 20여km쯤 떨어져 있는 시흥 은행동의 A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내다 버렸다. 최씨는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편 최씨의 차 트렁크와 시흥시 자택 내부, 계단 등에서 나온 혈흔을 바탕으로 최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최씨 집 앞과 시신을 버린 아파트단지 CCTV를 각각 확인해 최씨의 차가 16일 새벽 두 곳을 오간 사실을 확인했다.

시흥 토막 난 변사체 발견…오원춘 사건 보름만에 또 ‘경악’
범인은 30년 전 재혼한 남편으로 밝혀져…“잔소리 하기에”

경찰은 이 같은 증거를 바탕으로 이날 오후 7시10분쯤 참고인 신분으로 시흥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던 최씨를 긴급체포해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내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올 때마다 부인 이씨가 이를 따져 자주 말다툼을 벌였다”며 “사건 당일도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왔는데 이씨가 잔소리를 해 홧김에 살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와 이씨는 30년 전 재혼했으며, 최씨는 특별한 전과가 없다고 말했다.
 
대인관계 원만
부부금슬도 좋았는데

최씨 부부는 아들과 함께 시흥 목감동 B 빌라 반지하에서 거주했다. 이웃주민들에 따르면 최씨 부부는 친목 계모임을 할 정도로 평소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금슬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이씨는 그 지역 이사와 부녀회장으로 활동하며 이웃들의 대소사를 잘 챙겼으며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음식도 챙겨주는 등 적극적인 성격이었다.


개인택시 영업을 하다 일을 그만 둔 최씨 역시 아파트단지 등을 돌며 임시직으로 경비 일을 하면서 주변 인심을 후하게 얻어 왔다. 주변 이웃들에게 최씨는 ‘법 없이도 살 사람’, ‘마음씨 좋은 아저씨’로 통했다.

이들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14일 이씨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이웃 주민에게 이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15일부터 2박3일 간 강원도로 놀러 갈 계획이다”였다.

이렇듯 평범한 노후를 보내고 있던 부부에게 걱정이 있었다면 결혼한 아들이 아내와 별거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씨가 범행 후에도 주거지 인근의 낚시터에서 낚시를 즐기는가 하면, 텃밭에서 상추를 가꾸는 등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온 것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최씨가 낚시터에서 낚시를 즐긴 것은 이씨를 살해한 15일(일요일)이었으며, 텃밭에서 상추를 가꾸던 날은 시신을 유기한 16일이었다.

더욱이 최씨는 경찰이 부인의 신원을 파악하고 집으로 찾아간 16일 오후 4시께에는 집 안에서 태연히 TV를 시청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웃주민 B씨는 “최씨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어떻게 사람을 죽여 놓고 그렇게 뻔뻔했는지…. 수원 살인사건을 저지른 조선족도 사람 죽여 놓고 책도 보고 밥도 잘 먹는다고 하던데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평범한 이웃의 엽기살인?
“포괄적 대책 필요”

이처럼 평범한 이웃의 엽기 강력범죄가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수원과 시흥에서 일어난 토막살인사건의 범인들은 이전의 연쇄살인범 강호순, 유영철과 같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와는 다른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이들은 도심 속 자신의 주거지에서 살해 후 시신을 무참히 훼손한 것은 물론이고 아파트 단지 내에 시신을 유기하는 등의 잔혹성을 보여줬다. 때문에 이들이 무엇 때문에 이처럼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살인마’들의 시체 처리 방식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막 살인마’들의 시체 처리 방식 분석해보니…
“주택에서 살해한 경우 토막으로 이어질 확률 높아”

손상경 경기경찰청 과학수사실장은 2005∼2008년 경기도에서 발생한 35건의 시체 훼손 사건을 분석해 한국심리학회에서 <살인 후 시체 처리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면식 여부와 범행 동기에 따라 시체를 처리하는 유형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분석인데, 수원 사건의 피의자 오원춘과 시흥 아내 살해사건의 피의자 최씨에게 이 같은 특성이 나타난다.


논문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면식이 없는 경우(15건)에는 시체를 유기하는 비율이 80%(12건)로, 시체 훼손(2건)이나 암매장(1건)을 택한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이 경우 강간 후 살인을 하거나 살인 후 강간을 하는 등 성 목적 동기를 가진 가해자가 많았다. 수원의 엽기 살인마 오원춘도 면식이 없는 피해자를 강간할 목적으로 접근,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하려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반면 면식 관계(20건)일 경우에는 금전적인 목적의 살해가 많았으며 암매장이 50%(10건)로 시체 훼손(3건)이나 유기(4건), 방화(3건) 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35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29건(82%)이 저녁에서 밤 시간대에 일어났고, 사체 처리는 90% 이상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체 훼손과 유기는 초범보다 전과자에게서 더 많이 발견됐고, 계획적 살인보다 우발적 살인에서 더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원 사건과 시흥 사건에서처럼 시체를 토막 낸 경우는 5건(14%)이었는데 사건발생장소가 모두 주택이었다. 살인범이 잘 알고 있는 곳이거나 연고가 있는 곳을 유기 장소로 택한 경우는 16건 중 11건으로 나타났다.

시흥 사건 피의자 최씨도 아내를 살해한 뒤 자신이 과거 근무했던 아파트단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훼손된 시체를 유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 실장은 논문에서 “주택에서 살해 한 경우 일수록 시체를 토막을 내는 비율이 높으며 이때 시신을 유기할 때는 주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장소를 선택하거나, 범행 발각의 두려움으로 인해 야산에 암매장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토막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들은 주로 이동의 편리성과, 피해자의 신원을 숨기기 위한 의도가 가장 높고 자신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익숙한 곳에 시체를 유기하면 ‘사람들이 잘 모를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에도 엽기적인 잔혹 범죄는 있어 왔지만 최근 사회가 점점 메말라가면서 범죄 역시 날로 흉포해지고 있는데, 사회성이 형성되는 청소년기부터 인격형성에 대한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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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