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저주’의 주인공 ‘맥쿼리& MB’ 실체 <추적>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25 1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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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고 과도한 민영화 추진 “이유 있었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업체인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이하 9호선)이 일방적으로 요금을 500원 올리겠다고 공지해 논란이 뜨겁다. 이러한 가운데 9호선 사업자 선정과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일가가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며 감사원에 특별감사가 청구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한국)가 있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씨라는 사실과 9호선 대주주 변경 과정이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시 취임을 전후로 불투명 하게 진행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더 증폭되고 있다. 맥쿼리한국에 대한 특혜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민영화’에 대한 욕심과 ‘맥쿼리한국’의 실체를 파헤쳐 봤다.

맥쿼리그룹은 1969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은행·자문·투자·펀드운용·M&A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국적 금융그룹으로 탄생했다. 전 세계 28개국에 70여 개 지사를 두고 한화 38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에는 2000년에 진출했고 10여년 만에 증권, 자산운용, 금융자문, 선물, 부동산 등 13개 분야의 사업을 운영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맥쿼리그룹은 특히 ‘인프라 투자’의 귀재로 미국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으로 알려졌다.

맥쿼리한국은 맥쿼리그룹의 아시아 지역 총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9호선 이외 전국 주요지역 14개 교통망에 약 2조원 가량의 투자약정을 맺고 있다.

맥쿼리한국 측이 공개한 손익 계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에만 411억원의 운영수익을 냈으며 28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380조 규모의
다국적 금융그룹

맥쿼리한국의 이윤창출은 주로 지분참여 방식의 간접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고 있는 9호선처럼 고율의 이자를 챙기거나 지분 투자분에 대한 배당금 등을 챙겨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자 도입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가 맥쿼리한국의 장기적·안정적 수익을 보장했다.

민간자본은 수십년 동안 운영권을 보장받고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예상했던 만큼 통행량이 많지 않으면, 정부가 예상 통행료 운영수입의 70~90%까지 지원해준다.

따라서 통행료가 비싸게 책정될수록 정부의 보장금액이 많아져 민간 업자는 통행료를 높이 책정하고 차가 많이 다니지 않을수록 관리비는 적게 들어 천문학적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광주 제2순환고속도로(1구간)의 경우, 광주시가 2001년 개통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맥쿼리한국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광주순환도로투자㈜에 지급한 보전금 총액이 1008억원에 이른다. 특히 통행량 예측이 틀린 탓에 보전금은 2001년 62억원에서 지난해 22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요금논란 9호선 사업자 선정과 대주주 변경 과정, MB일가 연루 의혹
MB 시장 때, 우면산 터널도 맥쿼리에 ‘퍼주기 계약’ 이자비용만 123억

하지만 맥쿼리한국은 2010년 288억, 2009년 265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러한 현상은 맥쿼리한국이 투자한 다른 13곳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보전금이 높아 졌음에도 불구하고 통행료와 사용료는 전 세계적으로도 비싸기로 유명하고 보전금으로 세금은 낭비되고 있어 맥쿼리한국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이다.

보전금 외에 맥쿼리한국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대부분 이자수익이다. 광주순환도로투자㈜ 사례를 보면 주식을 맥쿼리한국에 넘긴 뒤 시공 당시 국민은행에서 빌렸던 원금을 갚으려고 맥쿼리에서 다시 대출을 받았다.

국민은행의 이자율은 7.5%였지만 맥쿼리는 10~20%나 되며 해마다 발생하는 운영수입은 결국 맥쿼리에 들어가게 된다. 맥쿼리가 공개한 손익계산서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이자수익만 모두 1618억원이나 된다.

이렇게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맥쿼리한국인데 적자 누적을 이유로 ‘지하철 요금 50% 인상’을 일방적으로 공표하자 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9호선은 서울시로부터 운임수입 보조금으로 326억원을 받고도 466억원의 손실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9호선의 운영 적자 대부분은 맥쿼리와 신한은행 등 금융권이 챙겨가는 고율의 이자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손실 총 466억원 중 영업손실 26억, 이자비용 461억원으로 대부분이 이자 비용이었던 것이다. ‘이자비용이 없었다면?’이라는 의문증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감시단(이하 경실련)은 9호선 요금 책정과 관련해 “총 공사비의 3분의2를 세금으로 지출하고도, 총공사비의 3분의 1만 지출한 민자사업자에게 다른 노선과 동일한 운임을 승인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9호선 건설은 시설 부문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로건설 등 지하철 공사의 근간이 되는 토목공사는 서울시가 세금으로 건설했고, 나머지를 민간컨소시엄이 맡아 시행했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9호선의 총공사비는 3조4768억원으로 이 가운데 민간사업자가 투입한 비용은 1조200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다.

경실련은 “상식을 벗어난 요금 인상은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한 9호선 건설 과정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대기업과 외국자본에 온갖 특혜를 제공해주면서 진행된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급 보증을 해주는 대신 이자율을 4.3%까지 낮추자고 협상에서 제안했지만 민자사업자 쪽은 먼저 운임을 인상한 뒤에야 이자율 변경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주주들이 고율의 이자 수입을 계속 챙기려고 이자율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자 수입만
1618여억 원

경실련은 9호선 사업자 선정 과정과 대주주 변경과정에 이 대통령과 그 일가가 연루된 의혹도 제기했다. 9호선 사업자 선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명박 서울시장 취임을 전후로 사업자가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가기간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자가 바뀌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경실련은 또 2008년 9호선 주식회사의 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지적했다. “당시 9호선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맥쿼리한국이 2대 대주주로 등극했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씨라는 사실 때문에 특혜 논란이 일었다”고 밝힌 것이다.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이상득 의원 아들이 포함된 ‘탐욕의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의 정경유착 탓”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과의 인척관계를 이 대통령 임기 중에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의 아들 지영씨가 자산운용사 맥쿼리 계열사 대표로, 정치권의 특혜와 연결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것도 있고, 또 하나의 대주주인 현대로템과 현대건설에 대해서도 어떤 특혜를 주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엄청난 특혜와 커넥션이 존재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쿼리 전국에 14개 교통망 투자, 높은 이자율에 이자수익만 1618억원
‘돈 놓고 돈 먹는’ 황금알 사업? 대한민국 민자사업 허점 여실히 드러나

서울시가 이 대통령이 시장 재직시절인 2005년 5월 실시협약을 맺을 때 9호선에 운임 자율징수권을 보장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당시 9호선은 투자한 자본과 운영비 회수, 매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민간사업자에게 운임 자율징수권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9호선은 이를 근거로 요금을 묶어두려면 손실을 보전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서울시가 끝까지 요금 인상을 막으면 법정으로 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강경한 태도다. 끝까지 인상안을 고집할 경우 이 대통령이 시장 시절에 체결해 특혜 의혹을 낳고 있는 협상회의록 등을 전면 공개하겠다며 강력 대응하고 있다.

서울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공개사과 요구와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함께 9호선 사장 해임·사업면허 취소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며 9호선 측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9호선 측도 “공개 사과 요구와 과태료 부과에 수긍하기 어렵다”며 “6월16일 요금 변경일 전까지 협상의 여지를 두겠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예정대로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러자 서울시는 더 나아가 도시철도 사업면허·사업 지정자 취소도 검토하고 있다며 유사시 9호선 매수 방침도 분명히 했다. 9호선 매수에는 6천억원 정도의 거금이 필요하나 민자의 일방적 횡포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게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력한 의지로 알려지고 있다. 

9호선 vs 서울시
양보 없는 신경전

이처럼 이명박 정권의 민영화 추진의 욕심은 강력하다. 2008년 ‘공기업 민영화’ 명단에 포함되어 현재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인천공항은 당시 이 대통령과 맥쿼리 간 유착설까지 돌아 ‘정부가 인천공항 지분을 맥쿼리에게 팔려는 게 아니냐’라는 의혹까지 일었다.

이밖에 서울시의 또 다른 민간자본 투자사업인 우면산터널도 지하철 9호선과 마찬가지로 대주주한테서 차입한 자금에 치르는 고율의 이자 때문에 적자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고 최대주주는 맥쿼리로 알려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가 적자를 보전해줘야 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를 적용한 곳은 맥쿼리가 관련되어 있는 우면산터널과 지하철 9호선 두 곳뿐으로 나타나 특혜 의혹을 더욱더 증폭시키고 있다.

하루 평균 2만7000여대가 이용하는 우면산터널은 지난해 123억의 수입을 냈지만 이자비용으로 고스란히 123억의 지출이 있어 보조금 37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라는 고금리만 없었다면 이윤창출의 효과도 기대 해볼 수 있었던 대목이다.

대한민국 민자사업의 허점을 꿰뚫은 최초의 금융상품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규제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논란의 중심인 9호선이 맥쿼리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4.2%밖에 안 된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이 얼마나 낭비되고 있고 민자사업의 허점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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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