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특별인터뷰

“국민적 합의 토대로 대북정책 펼친다”

대통령 자문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를 이끄는 수석부의장은 그 활동반경이나 업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소리없이 일하고 때가 되면 조용히 물러나기 때문이다. 한때 제1야당의 총재를 지냈던 거물급 정치인 이기택 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역시 마찬가지다. 남북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진 현재 누구보다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가지고 발빠르게 대처하면서도 요란스럽지 않다. 그는 시기적으로 세계정세가 불안해 현재의 난국에 봉착한 것이지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남북문제가 얽힌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남북관계 해결을 위한 이 대통령의 철학이 뚜렷한 만큼 어수선한 시기가 지나면 모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평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 수석부의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통이 국민통합과 남북통일의 주역이 되겠다.”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평화통일의 헌법적 책무를 바로 하고 각계각층 모든 국민의 통일열망을 대변하면서 국민통합과 통일시대를 여는 주역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역대 민주평통의 어느 수장보다 힘든 시기를 맞은 이 수석부의장은 지금이야말로 민주평통의 역할이 절실한 만큼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수장이 되겠다는 각오다. 다음은 이 수석부의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12월 5일 청와대에서 450여명의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것으로 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참석 위원들 간에 무슨 이야기들을 나눴나?
▲ 간담회에서는 역시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관한 이야기가 화두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로 전날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해서 배추를 파는 할머니와 나눈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같이 추운 날 새벽 5시에 나와서 저녁 10시 무렵까지 팔아도 2만원 정도밖에 벌지 못한다는 그 할머니의 말씀을 소개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 말을 들으며 참석한 450여명의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들도 하나같이 경제위기를 돌파하는데 힘을 모으자고 결의했다.

- 남북관계 얘기는 없었는가?
▲ 그 얘기가 빠질 리가 있겠는가. 남북관계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가 주류를 이뤘다. 현재는 남북관계가 어렵지만 정부는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북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지 않아야 된다고 했다. 이날 자리를 통해서 재차 확인했지만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남북관계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 최근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 합동회의에서 내년에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제2의 창설을 선언했는데 구체적 내용은.
▲ 민주평통은 여야와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역별, 직능별로 1만7천여 자문위원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조직이다. 그런데 민주평통이 그동안 나름대로 국내외에서 많은 일들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과 유리되어 왔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 대통령도 ‘제2의 창립’이라는 표현까지 하며 민주평통이 제 역할을 해내길 촉구했다. 우리 민주평통은 국민 속에서 새롭게 탄생하여 국민통합을 이루고 통일 기반을 확충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민주평통 자문위원 한 사람이 6명씩 ‘10만 통일일꾼(통일 준비위원)’을 모집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통합을 이루고 남북통일 운동을 벌이는 ‘무지개 운동’을 벌일 것이다.

- 무지개 운동에 대해선 처음 듣는데.
▲ 무지개운동은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한 국민통합 운동이다. 특별히 지식인들을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모두 망라하는 대북전문가를 한 자리에 모아 대북정책에 대한 대토론회를 자주 열 것이다. 토론회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은 바로바로 대통령에게 건의도 하고, 일반국민들에게도 내놓을 계획이다.

- 현재 정부는 민생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과 기업 그리고 각종 사회단체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 지금 우리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때문에 전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온 나라의 주체들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정부대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 서민을 우선하고, 일자리를 우선하고, 중소기업을 우선한다는 원칙 아래 경기를 활성화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 위기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여러 노조들이 파업계획을 철회하고 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참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사회단체들도 이런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경제위기를 탈출하려는 전 국민적인 단합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이명박 남북관계 철학 뚜렷 “정치적 이해관계 얽매이지 않을 것”
진보·보수 대북전문가 대토론회 개최 “대통령에 건의하겠다” 강조
경제위기는 오히려 기회…“개혁 앞장서 선진일류국가 만든다”
민간외교 활동 주력, “통일코리아 준비하고 기반 닦는 데 노력”

- 이 대통령과 기회 있을 때마다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아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인상적인 말은.

 ▲ 얼마 전 이 대통령은 ‘지금은 세계사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운명적인 시기다. 그러나 지금 이 위기가 우리에게는 거꾸로 큰 기회다. 그러니까 이런 어려운 시기에 좀 더 창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그런 말과 더불어 대통령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렇게 어려울 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서 ‘나라가 어려움에 빠지면 선비는 목숨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에 감동을 받았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민주평통은 의장인 대통령과 함께 경제위기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고 개혁에 앞장서서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 북측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남북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남북관계는 지금 과도기적인 냉각기에 들어가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은 북한의 태도변화 때문이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의심하고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북한에게 전혀 이로울 게 없다. 사실 과거 남북관계를 보더라도 북한은 정권 초기에 상황을 저울질하곤 했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보여주고 그것을 북한이 이해하고 협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일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색국면 자체를 자꾸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를 조급하게 몰아가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남북관계를 경색시키지 않겠다며 정부가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는데 돌아온 보답이 무엇인가. 핵무기 개발 아닌가. 북한의 저울질에 쉽게 흔들리면 남북관계의 균형을 잃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는 원칙은 철저하게 가지고 있지만 접근방식은 현실을 고려하여 유연하게 해 나갈 것이다. 정면충돌과 파국은 피하고 비난비방도 삼갈 것이다. 우리 정부는 출범 이래 일관되게 북한과의 당국간 대화로 문제를 풀자며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 북한은 이 대화 제의에 응하기만 하면 된다.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 북한의 대화 의지가 지금 시기에서는 중요하다.

-  얼마전에 미주지역 민주평통 초청으로 한반도평화통일강연회를 한 걸로 아는데.
 ▲ 미주동포사회는 우리 민족이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었던 시절에 독립운동의 심장부였다. 이런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주동포사회가 이제는 민족의 통일과 번영하는 통일조국을 만들기 위해 다시 나서고 있다. 21세기의 인류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힘입어 행복한 생활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민족도 20세기 후반의 냉전체제에서 벗어나 남북이 화해와 협력 그리고 교류의 폭을 넓혀 마침내 남북이 ‘상생’하고 공동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 민주평통이 맡고 있는 역할은 바로 이러한 시대를 개척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역시 오늘날 재편되고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마침내 이루어질 평화와 번영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뿌리를 내리는 순간까지 동포사회 지도자들이 나서 달라는 얘기와 남북이 자유와 평화 속에서 하나가 되는 행진에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 민주평통 산하에 10여 개의 각종 분과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은. 
 ▲ 1만7천여명으로 이루어진 민주평통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가 의장인 대통령에게 통일정책에 관한 정책건의를 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건의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직이 평통의 10개 분과위원회다. 1만7천여명의 자문위원들이 변화무쌍하게 진행되는 남북관계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그럴 때 전문가들로 분명한 영역을 가지고 있는 분과위원회가 가동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분과위원회도 순발력이 조금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이를 조금 더 원활하게 진행하려는 개편 작업을 현재 진행 중에 있고, 내년도 출범하는 14기 자문위원들과 함께 새롭게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 김정일 정권 이후 통일문제가 본격 대두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평통이 주축이 되어 4대 강국 등의 협의 등을 통해 다각적인 통일문제 대책을 세울 의향은.
▲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북한의 급변사태가 예상되는 시기다. 통일이 눈앞에 바짝 다가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통일코리아를 준비하고 기반을 닦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다. 하지만 민주평통이 주축이 되어 주변 4대 강국과 협의를 하는 것은 조금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나라 간의 협의는 외교부가 맡게 되어있다. 다만 민주평통은 중국을 제외한 주변 4대 강국에 거미줄 같은 해외지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민간외교활동을 벌일 수가 있다. 지금은 국가 간의 문제가 공식적인 외교관계보다도 민간외교로 풀리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로 다원화되었다. 민주평통은 내년도에 해외자문위원수를 더 늘리고 해외지역협의회를 100개 국가로 늘리게 되어있다. 때문에 평화통일을 위한 민주평통의 민간외교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사진 송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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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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