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뛰어든 ★들 "누가 더 셀까?"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09 15: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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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의 '지원유세' 후보에겐 '천군만마'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4·11 총선이 임박하면서 인기 연예인들의 선거 지원사격이 활발하다. 평소 보기 힘들었던 스타들을 유세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유권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각 지역구 후보들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다면 연예인 동원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스타들이 각종 유세현장에서 후광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들이 후보와 맺어진 인연도 가지가지다. 부부관계도 있고 모자관계도 있다. 심지어 선·후배 관계도 등장했다.

가족과 지인을 위해 연예인 인맥 총동원
선거지원 연예인 리스크 상존 결과 주목

2009년 8월24일 미국 하와이에서 극비리에 결혼하고 국내서 쌍둥이를 출산, 이후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접어 소식이 뜸했던 배우 이영애가 지난 1일 정진석 전 청와대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선거 유세 현장에 깜짝 등장했다. 이영애는 서울 중구에 출마한 정 후보의 조카며느리로 화장기 없는 민낯에 수수한 옷차림으로 인근 신당중앙시장도 함께 찾아 유세에 힘을 보탰다.

'쌍둥이 엄마' 근황

정 후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고 "여러분! 오늘 정진석 후보를 응원 와 주신 특별손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한류스타 이영애씨였습니다! 항상 지지해 주시는 쌍둥이 엄마 이영애, 남편 정호영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연기 활동을 제외하고 대외 활동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배우 송일국도 어머니인 김을동 새누리당 후보(서울 송파병)를 지원하고 나섰다. 송일국은 선거운동 시작 첫 날부터 인지도를 활용해 김을동 후보와 지역구를 따로 돌며 표를 두 배로 불리는 전략으로 표 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종영된 SBS 주말극 <폼나게 살거야>에서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주연급 역에 발탁되어 눈길을 끌었던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도 만사를 제쳐두고 아버지 김부겸 민주통합당 후보(대구 수성갑)에 대한 효도를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곧장 대구로 내려가 짐을 푼 윤세인은 "이번 드라마 촬영에 집중하느라 아버지 일을 빨리 돕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늦었지만 모처럼 딸답게 효도할 생각이다. 4월 총선까지는 아버지의 일에 올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8대 총선에 불출마해 19대 총선에서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김한길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광진갑)는 '내조의 여왕' 아내 최명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김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최명길과 절친한 배우 황신혜, 심혜진, 손창민, 정찬, 김진아, 차수연 등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명길은 2002년 재보선 당시 출산한 지 보름 만에 유세 현장에 남편과 함께 뛰어 들어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최명길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남편 사무실 오픈에 찾아와준 사랑스런 내 동료들 너무 고맙고 큰 힘이 되었어요. 그리고 화환 보내준 동료들도 너무 고맙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인간문화재인 문재숙 이화여대 교수와 남매 사이인 문희상 민주통합당 후보(의정부갑)는 여동생 딸, 즉 외조카인 방송인 이하늬의 도움을 받고 있다. 2006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인 이하늬는 지난 2일 문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유세현장을 찾아 의정부 행복로와 제일시장 일대를 돌며 선거운동을 했다. 이하늬는 2008년 총선 때도 문 후보를 지원했으며 문 후보는 의정부 갑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전 KBS 아나운서 노현정도 남편 정대선씨와 함께 자신의 시당숙인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서울 동작을)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다녀가 힘을 실어줬다. 노현정은 2008년 4월 역시 서울 동작 을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한 정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는 등 활약한 바 있다.

수원 권선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미경 후보는 20여 년간 친분을 이어온 개그 듀오 컬투(멤버 정찬우, 김태균)의 지원유세를 받고 있다. 컬투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3일 권선 을을 방문해 권선구 일대를 차량과 도보를 통해 이동하며 주민들과 사진촬영, 사인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의 남동생과 대학 동아리 선·후배 사이인 컬투는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정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이밖에도 김석진 새누리당 후보(인천 남동을)는 MBC 기자·논설위원, OBS앵커·본부장 역임  당시 방송계에서 친분이 두터웠던 가수 김흥국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같은 당 심재철 후보(안양 동안 을)는 국민가수 조용필과 어깨동무한 사진을 게재해 시선을 모았다.

신학용 민주통합당 후보(인천 계양갑)는 해병대 공식 행사에 초청돼 해병대 후배 현빈과 서로 경례하는 모습을 올려 해병대 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점을 강조했고 2004년 미스코리아 선 출신 한경진은 분당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아버지 한창구 후보를 지원해 지역구민을 상대로 인지도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들도 딸도 외조카도

이처럼 연예인의 선거운동 참여는 후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스타들이 유세에 참여하면 쉽게 이목을 끌 수 있고 그에 따라 호감도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들에게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팬들을 놓칠 수 있으며 정치색으로 인해 오랫동안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 결과에 스타들이 어떤 결과를 미칠지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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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