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개헌카드’ 만지작거리는 내막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04 18: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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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총선판에…마음은 벌써 대선판 콩밭에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4·11총선이 불과 열흘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총체적 난국을 맞이한 여당은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며 위기를 극복했다. 당명까지 바꾸는 강도 높은 쇄신을 단행하며 위기를 극복한 후 다시 한 번 거대여당 등극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박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자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치솟았고 공천도 큰 이탈세력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박 위원장 자신의 대선가도를 순탄하게 하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당 만들기’에 성공한 박 위원장의 대선을 향한 야욕을 들춰봤다.

표면적으로는 공정하고 정당한 공천, 속내 들춰보면 ‘친박천국’

새누리당은 지난달 20일 비례대표 공천자 발표를 끝으로 공천심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지역구에서 모두 223명의 후보를 냈고, 46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했다. 지역구 현역의원은 전체 144명 가운데 60명이 불출마와 공천탈락 등으로 교체되면서, 교체율이 무려 41.7%에 이른다. 당 역사상 최대 교체율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부산 대구에서 현역의원 과반수 이상이 교체됐고, 친이계 의원은 30여 명, 친박계 의원은 42명이 공천을 받았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엄청난 쇄신이고 참신하고도 정당한 공천과정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역대 최대 교체율
실상 알고 보면?

지역구 공천 탈락자를 살펴보면 친박계가 15명, 친이계는 35명 내외가 탈락했다. 공천탈락자들의 자리는 친박계가 상당수 포진했다. 이종훈, 김태기 교수 등 원외 친박계 인사들 가운데 공천을 받은 이가 50여 명에 이를 정도다. 지난해 4·27 지방선거 이후 주류로 등극한 친박계가 이번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수적으로도 명실공히 주류 자리를 꿰찬 것이다.

지난 18대 총선 ‘친박학살’ 당시 엄청난 분열과 파장을 가져왔을 때와 비교한다면 아주 무난히, 그리고 성공적인 공천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열과 별다른 이탈세력 없이 자신의 계보 인사들을 공천한 박 위원장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당이 박 위원장의 ‘대선캠프화’ 됐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천 받은 원외 친박계 인사들을 살펴보면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서울선대위 본부장을 맡았던 안홍렬 후보가 공천을 받았고,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도 공천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언론특보를 지낸 정찬민 후보, 충북선대위 본부장 출신 김준환 후보, 캠프 특보 출신 서용교 후보 등 수많은 캠프 출신 인사들이 박 위원장의 선택을 받았다. 비례대표도 박 위원장의 대권가도를 위한 전략이 세밀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와 복지 등 박 위원장의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가군단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됐기 때문이다.

주영순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영계와 호남을 대표해 7번을 배정 받았고 경제전문가인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김현숙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등도 상위권을 공천받았다. 또 노동계를 대표해서는 최봉홍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나섰다. 박 위원장의 관심 분야인 복지전문가들도 다수 입성했다.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 20번 안에는 복지 포퓰리즘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나영이 사건’ 피해 어린이의 주치의 신의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장, 류지영 한국유아교육인협회 회장 등이 포함됐다.

분열 없던 공천은
박근혜의 리더십?

이들은 오는 대선에서 박 위원장의 폭 넓은 복지 행보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에도 신동철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부소장으로 임명했고 비대위원도 박 위원장이 뽑은 사람으로, 사무총장과 비서실장, 대변인 등 주요 당직도 친박 성향 인물들로 채웠다.

이처럼 지난 대선경선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사들과 친박 인사들을 당내 전면에 하나씩 배치하며 향후 대선을 위한 박 위원장의 캠프 구성을 가시화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공천을 한 것이 아니라 당을 사당화하고 대선캠프를 구축했다는 비난이 계속되는 이유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공천탈락한 의원들의 잇단 반발과 관련해 “이번 공천은 우리 모두가 동의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에 승복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우리 정치발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변했다.

“탈락한 분들도 우리 당의 소중한 인재들이고, 또 앞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해주셔야 할 역할들이 많다”며 함께 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를 출범시켜 대한민국 헌정사상 유래 없는 개인을 추종한 해괴한 정당을 탄생시킨 장본인으로서 자신의 과거 행보를 까맣게 잊어버린 듯한 박 위원장이었다.

당시 박 위원장은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김무성·박종근·이해봉·이인기·김태환 의원 등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불러 저녁을 함께하며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입을 연 뒤 “잘 되시기를 바란다. 다시 만나자”고 말하면서 위로를 했다고 한다.

친박연대는 비례대표 8석을 포함하여 총 14석을 획득했고 일부 의원들은 당시 한나라당으로 화려하게 복당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의 결집과 이탈은 되지만 현재 친이계의 결집과 이탈은 안 된다는 모순을 보인 것이다.

또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또한 면면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의 박근혜 사당화’는 현재 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박 위원장이 단독으로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총괄본부장은 권영세 사무총장이, 종합상황실장에는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의 이혜훈 의원을 중용했다.

박 위원장의 입 역할은 비례대표 8번으로 영입된 이상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맡았다. 화룡정점을 찍은 것은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재무장관을 지낸 80살 고령의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선대위의 고문으로 임명 한 것이다.

4년 중임제 선호하던 박근혜, 권력분산형 개헌카드 제시 고민
새누리당은 국민 위한 정당 아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당’?

김 상임고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박근혜 시대가 열린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박 위원장에게 무한 신뢰를 표한 대표적인 친박인사로서 박 위원장이 이 두 사람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자신의 최측근 인사를 선대위에 대거 포진시키고 친이인사는 배제시켜 박근혜당 만들기를 가속화 시키고 있는 박 위원장이다.

이처럼 박 위원장이 공천으로 대선캠프 조직을 구성한 가운데 친박계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대선용 ‘개헌카드’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새어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개헌내용과 일정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선 4년 중임제 보단 권력분산형 개헌, 이른바 ‘이원집정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원집정제 검토 배경에는 대통령 권력집중제의 폐해를 극복하면서 세종시 시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올 9월부터 시작해 2014년까지 9부 2처 2청 35개 기관의 이전이 예정돼 있는데, 만약 박 위원장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정권 초기에 부처이전이 이뤄져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때 여러 잡음과 사고가 터지게 되면 여론이 악화돼 약속을 강조하며 세종시에 찬성한 박 위원장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임기 초 대통령으로선 넘기 힘든 장벽이 될 것이며, 자칫 제2의 촛불시위로 불거져 ‘이명박정권 초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내포돼 있다. 따라서 박 위원장이 이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이원집정제 개헌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개헌카드 검토
당선 후 대비용?

개헌을 통해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을 분리해놓으면 세종시 문제는 총리가 책임지고 처리해 나가고, 대통령은 그 책임에서 한발 비켜서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됐을 때를 가정하여 문제점이 될 사안들을 미리부터 정리한다는 복안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박 위원장은 당장 코앞에 닥친 총선을 자신의 대권 발판으로 여기며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월2일 박 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새롭게 태어난 새누리당은 이후 모든 것이 박 위원장 중심으로 흘러가는 사당(私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당’이란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박 위원장의 총선행보와 그 결과가 자못 주목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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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