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후보 사퇴. 야권단일화 갈등 새 국면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3.23 19: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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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후보도 사퇴, 김희철은 무소속 출마 강행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지난 23일 4·11 총선의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에서 사퇴했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분이 애써 만들어온 통합과 연대의 길이 저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몸을 부숴서라도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 공동대표는 “야권 단일후보 선정 과정에서 부족함도 갈등도 없지 않았고, 경선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저”라며 “(저의 사퇴로)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갈등이 모두 털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전국 각지의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해 달라. 정권교체가 아니면 민주주의도 경제정의도 평화도 기대할 수 없다”며 “야권연대 승리,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낮고 힘든 자리에서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후보 경선 여론조사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가 전격 후보에서 사퇴함에 따라 파국으로 치닫던 야권의 총선 연대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사퇴는 총선 승리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궁극적 야권연대의 목표 달성을 위한 희생과 양보”라며 “민주당 역시 태산 같은 책임감을 느끼며 야권연대 공고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야권 단일화 경선 결과에 반발하고 있는 서울 은평을, 노원병, 경기 덕양의 자당 후보들을 만나 결과에 승복할 것을 당부하는 등 야권연대 복원에 집중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경선 불복종 논란이 일었던 민주통합당 백혜련 후보(경기 안산단원갑)도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백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후보 경선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바로잡고자 공정한 재경선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야권단일화 대의를 위해 경선과 관련한 모든 의혹을 가슴에 담고 떠난다. 밀알이 돼 정권교체와 총선 승리를 이루겠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한 대표는 “이정희 대표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서 큰 결단을 해준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면서 “야권연대를 위해 희생하고 결단해준 백 후보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권연대는 완성됐고, 비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지듯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더 굳게 손을 잡고 단결해나가겠다”며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통합진보당은 이상규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관악을의 새로운 후보로 확정했으며, 민주당은 이 지역에 무공천을 약속했다.

하지만 김희철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무소속 출마 강행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잠시 (당을) 떠났다가 오는 것”이라며 “탈당은 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민주통합당 후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또한 당선 뒤 복당하겠다는 뜻을 전하자 박지원 최고위원이 “그러셔야죠”라고 말했다고 주장해 비난여론이 일자, 박 최고위원이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극구 부인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는 “내가 박 최고위원에게 ‘살아 돌아가겠다’고 문자를 보내자, 박 최고위원이 전화를 해서 ‘아이구, 그러셔야죠’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는 김 의원과 함께 박 최고위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박 최고위원은 이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정희대표의 사퇴는 애석하며 높이 평가받고 그분의 미래는 반드시 보상받으리라 확신합니다”라며 “변명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박선숙 총장까지 오해되는 주장이 있어 사실을 밝힙니다. 저와 박 총장은 끝까지 김희철 의원의 탈당을 만류했습니다. 김 의원도 탈당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자정이 넘은 0시30분경 탈당했다는 사실과 살아 돌아가겠다는 문자를 저와 박 총장께 보내왔고 저는 명분을 상실했다는 답신을 보냈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살아서 돌아오라는 문자에 ‘그러셔야죠’라고 전화했다는 김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뜻을 김 의원 측에 밝혔다”며 김 의원 주장을 거짓말로 규정했다.

파문이 일자 김희철 의원은 트위터에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 보도들을 전면 부인하며 “본의 아니게 박지원 최고위원님께 불편함을 끼쳐드리게 되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정의 공동대표가 사퇴하자 트위터에서는 “아까운 정치인을 잃었다. 가슴이 아프다”는 글과 함께 “머지않아 더 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는 응원의 멘션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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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