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67>분양 트렌드 엿보기

  • 장경철 2002cta@naver.com
  • 등록 2012.02.13 11:16:51
  • 댓글 0개

사모님 비위 맞춰야 집 팔린다

?주택이 투자에서 벗어나 거주 개념으로 바뀌면서 여성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상담사들이 과거와 다르게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도 주택 구매에 영향력이 큰 여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임진년 새해에도 부동산 업계의 치열한 여심 공략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서 결정권 쥔 여성 영향력 갈수록 커져
중대형 건설사들 치열한 ‘여심 공략’분양 경쟁

최근 분양 중인 아파트는 설계 및 공간배치 등에 여성 의견을 반영한 실용적 설계가 일반화돼 있다. 여심 공략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 ‘감성 설계’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실용성을 강조하며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설계가 돋보이는 아파트들이다.

편리한 주방 구현
수납공간 최대로

서희건설이 경기도 양주에 분양 중인 양주 덕정역 ‘서희스타힐스’는 중소형 아파트임에도 고급주택에 적용되는 홈바 스타일의 주방을 마련, 주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설계를 선보였다. 럭셔리한 이미지뿐 아니라 싱크대에서 바로 음식을 전달할 수 있는 편리한 주방을 구현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건식욕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샤워부스가 아닌 욕조에도 유리부스를 설치해 물이 바닥에 튀는 것을 방지했다. 이밖에 수납을 극대화하기 위한 주방 옆 키 큰 수납장과 현관 옆 ‘+α공간’을 마련했다.

경기도 김포 풍무지구에 한화건설이 분양하는 ‘한화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는 ‘빨래판, 비누대 일체형 세면기’를 통해 간단한 손빨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시크릿 수납함 휴지걸이’로 여성용품을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KCC건설이 부천 소사뉴타운에 분양 중인 ‘KCC스위첸’은 식기세척기와, 행주도마살균기, 초음파 채소·과일세척기를 빌트인으로 제공한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D16블록에 분양 중인 ‘송도더샵그린워크’는 아파트 실내의 마감재 색상을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침실 또는 거실의 가변형 벽체, 선택형 수납공간 등을 통해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한 ‘홈스타일 초이스’를 적용했다. 섬세하게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헤아림 주방’ ‘헤아림 꼼꼼수납’등 다양한 ‘헤아림’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서울 중구 흥인동에 아시아신탁이 시행하고 두산중공업이 시공하는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단지인 만큼 현관 공간을 넓혀 창고 수준의 수납장이 들어섰다. 복도에 마련된 수납장엔 주부들이 항상 까다롭게 여겼던 청소기 등 수납이 어려운 생활용품을 실용적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욕실엔 세면대 아래에 하부장을 마련, 수납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했다.

현대엠코가 오는 2월 세종시 행복도시 1-3 생활권 M6블록에 분양 예정인 ‘세종 엠코타운’은 주부모니터 ‘UCULT maker’가 제안한 넓은 수납공간과 현관 내 별도 자전거 보관공간을 적용키로 했다. 커뮤니티시설에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인 ‘Kid Play Room’도 제공한다.

동부건설은 주부자문단 ‘명가연’의 다양한 의견을 아파트 설계에 반영했다. ‘명가연’은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안심하고 지켜볼 수 있는 주부 전용 옥외 커뮤니티 공간인 ‘맘스존’을 제안했고, 인천 ‘계양 센트레빌’에 적용해 국내 최초 ‘범죄예방 디자인(CPTED)’ 인증을 받기도 했다.

GS건설이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분양 중인 ‘강서한강자이’는 주부자문단인 ‘자이엘’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냉장고 옆 서랍형 김치 냉장고 자리를 확보하고, 화장대 측면에도 별도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59㎡의 경우 거실과 안방 등 각 생활공간의 코너를 미니 수납장으로 활용했다.

여성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건설사들의 다양한 이벤트도 등장하고 있다.
양주 덕정역 ‘서희스타힐스’는 경품행사에서 C사 명품백과 에스프레소 머신기 등을 내걸었고, 대우건설의 판교역 ‘푸르지오 시티’도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명품가방과 지갑을 제공했다.


현진이 강원도 춘천시 효자동 462-3번지 일대 효일주택을 재건축한 ‘춘천 현진에버빌 3차’는 모델하우스 방문객을 대상으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로봇청소기 등을 경품으로 내건 행사를 진행했다. 인천에 분양 중인 ‘계양 센트레빌 2차’와 경기도 고양시에 분양 중인 ‘일산 블루밍위시티’는 TV 광고 대신 여성들이 많이 시청하는 TV홈쇼핑을 통해 아파트를 홍보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상가나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일산 한 복합쇼핑몰에는 여성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 이 놀이터는 여성만을 위한 ‘뷰티 클러스터’를 표방하는 곳으로 헤어·메이크업, 마사지, 의료시설, 파티, 문화강좌, 퀸선발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작정하고 구매력이 탄탄한 여심(女心) 공략에 나선 것이다.

명품백 경품으로
TV홈쇼핑 홍보도

상가에 들어서면서 느끼는 감성적인 만족이 곧 구매로 이어진다는 데 착안한 아이디어다. 도심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을 확보하기만 하면 된다던 상가 분양 성공 방정식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소위 잘나간다는 오피스텔 시장도 여심을 잡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등장한 오피스텔들도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여성 위주의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남성들의 경우 임대료가 높은 오피스텔 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원룸이나 고시텔을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여성들의 경우에는 조금 값이 나가더라도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보완성이 뛰어나고 질 좋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쾌적한 오피스텔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주로 여성들이 거주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라며 “건설사들은 점점 여성들을 위한 상품 구성 및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이에 건설사들은 오피스텔의 모델하우스 콘셉트를 여성에게 맞추어 내부 인테리어를 핑크톤으로 꾸미거나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벤트를 진행 시 명품가방이나 명품화장품을 주는 등의 활동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간배치 등 주부 중심 실용적 설계 일반화
‘감성을 자극하라’ 다양한 이벤트로 유혹도

먼저 대우건설이 신촌 대학가 밀집지역에 분양 중인 ‘신촌푸르지오시티’는 모델하우스를 들어서는 순간 여심을 사로잡기 위한 콘셉트임을 쉽게 느낄 수 있다. B1 type의 경우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화이트에 핑크를 조화시켜 화사한 느낌이다. 게다가 공간 절약 아이디어를 적용해 식탁과 빨래건조대를 필요에 따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욕실 샤워부스 내에 설치된 세면대도 샤워 시 접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등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해 상품 곳곳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3∼28㎡ 총 361실로 이뤄져 있다. 2호선 이대역, 경의선 신촌역과 도보 3∼4분 거리에 위치해 편리한 대중교통을 자랑한다.

KCC건설은 서울시 용산구 문배동 11-10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용산 KCC웰츠타워’ 아파트, 오피스텔을 동시에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3∼59㎡ 176실로 이루어져 있다. KCC건설은 모델하우스 오픈 당일(11월11일)부터 이후 5주간 매주 일요일에 명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이벤트에서는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명품가방 및 유명 화장품을 제공했다.

용산 KCC웰츠타워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링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서울역 국제컨벤션센터, 남산그린웨이 등의 개발 호재가 풍부하다. 다양한 지하철 노선(1호선 남영역, 4·6호선 삼각지역, 6호선 효창공원앞역)이 지나고 있어 서울 전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강동구 길동에서 SK D&D가 시행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강동 큐브(QV) 2차’는 여성의 안전을 위해 홈비디오폰, 디지털도어록, 주차 관제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특히 여성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택배 및 세탁물을 보관, 발송 및 처리 해주거나 여성들이 힘들어하는 전등 및 커튼교체를 해주는 등 시설보수 처리를 해줘 보다 편리한 여성들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10가구 정도가 소형주택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못지않은 드레스룸이 적용 되어 옷이 많은 여성들의 생활편의성을 높였다. 강동 큐브(QV) 2차는 전용면적 12∼19㎡ 오피스텔 95실, 도시형 생활주택 236가구 규모로 총 331실로 구성됐다.

원룸 등 오피스텔도
‘여심 잡기’에 사활

서희건설은 부산 광안리에 ‘서희 스타힐스 센텀프리모’ 약 630실을 분양하고 있다. 규모는 지하 5층∼지상 20층 1개동 전용 19∼46㎡로 공급된다.

센텀프리모는 설계 과정에서 여심을 잡기 위한 설계를 해 관심이 뜨겁다. 풀퍼니쉬드 시스템으로 입주 시 몸만 들어와도 될 정도의 설비를 갖췄다. 특히 LCD TV가 빌트인으로 제공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커뮤니티 시설 또한 잘 갖춰져 있다.

옥상 정원에는 바비큐가든, 선텐가든 등 가족 휴게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을 생각하는 여자들의 마음을 잡는 시설이 구성된다. 오피스텔 커뮤니티 시설이 전무했던 부산에 헬스장, 컨퍼런스 룸, 북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오피스텔로 지난해 12월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