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양정철 <민주통합당 중량을 예비후보>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14 1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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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적 가치’ vs ‘이명박적 가치’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

[대담=이주현 기자]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보수언론들의 끈질기고도 집요한 공격들을 온 몸으로 막아온 사람, 퇴임 후 “자네. 봉하로 내려와 나를 좀 도울 수 있겠는가. 자네가 나를 꼭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라는 한마디에 두말 없이 내려가 마지막까지 신의를 다한 ‘의리의 남자’ 양정철이 정치판에 뛰어 들었다. 그것도 “정치하지 마라!”는 노 전 대통령의 간곡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자는 ‘마지막 말씀을 어기고 신의를 저버리는 것일까?’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인터뷰 내내 확고한 의지와 신념으로 뭉친 그의 모습에 그 의문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민주통합당 중량을 예비후보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MB정권 심판하고 대통령 바꾸기 위해 어려운 싸움 자청”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죠.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힌 양정철 예비후보는 인터뷰 도중 노 전 대통령이 언급 될 때마다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와 반대로 이명박 정권을 평가하고 자신의 포부와 각오를 밝힐 때에는 누구보다 강직하고 결연한 눈빛을 보인 양 예비후보였다.

최근까지도 꿈속에서 입관 전 마지막 모습이 꿈속에 나타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그에게서 그리움과 사죄의 마음, 지켜드리지 못한 죄송함과 그를 사랑하는 마음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대통령을 바꾸기 위해 어려운 싸움을 자청했다”는 양 예비후보는 서울 중량을에 출사표를 던지고 정권교체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다음은 일문일답.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정치하지 마라”는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노 전 대통령께서는 아끼는 참모들에게 “정치하지 마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정치에 뛰어들고 나면 정치인들이 느껴야 될 여러 가지 질곡, 주변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게 되고 민폐를 끼쳐야 될 상황, 선거를 치러야 되고 정치를 하는 과정에 거짓말, 돈, 신의를 지키지 못할 유혹 등 여러 잘못된 유혹을 느끼게 된다. 그런 유혹들로부터 수렁에 빠져 희망보다 실망을 줄 가능성이 큰 것이 한국정치의 지형적 구조라 보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 간곡한 권고에도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3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로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에 대단히 힘들어 하고 실망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대해 참여정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생각한다. 책임이란 정권을 이어가지 못하고 내준 것이다.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두 번째로 안타깝게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이 가지고 계신 철학과 가치를 이을 수 있는 사람들이 보다 많이 국회에 들어가서 아름다운 명예회복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또 하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어려운 결심을 할 수 있게 간곡한 권유를 드린 한 사람으로서 원내에서 힘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중량을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 중량은 강북에서도 교육·주거·교통 등 여러모로 많이 낙후된 지역이다. 정치적으로도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곳이다. 처음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으로서 이왕이면 어려운 싸움을 해서 값진 승리를 이루고 싶었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할 일이 많고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진성호 의원은 친이계의 핵심적인 인물이고 상징적인 인물이다. 나는 반대로 노무현적 인물이다. 노무현적 가치와 이명박적 가치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 받고 싶었다. 이명박 정권 심판의 상징적 전장으로 중량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진 의원과 진검승부를 벌여보겠다.

-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어떤 책인가.
▲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었다. 노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 의리와 도리를 다했던 모습과 반대로 이 대통령의 사람들은 철저하게 이익중심으로 뭉쳐있고 책임질지 모르는 정반대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사람들 얘기를 통해 대비시켜보고 그것이 역사와 국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비교하고 싶어 출간하게 됐다.

-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서거 때까지 모신 마지막 참모로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돌이켜 본다면?
▲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 독한 결심을 오래전에 하셨다는 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꽤 오래전에 그런 결심을 하신 것 같다. ‘고독감’ ‘사나이로서…’ ‘여러 사람을 책임져야 되는 사람으로서’ ‘운명적인 고독함’ 등 여러 단어로 심경들을 내비추셨지만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재판으로 다 해결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몇몇 분들이 "허물에 대해 당신이 끌어안아야 모두를 살릴 수 있다"고 압박했디 때문에 독한 결심을 하신 것 같다. 죄송하다. 못 지켜드린 게…. 그런데 참…. 살아가는 사람들이 평생 안고 살아가야할 책무고 숙제고 도리, 의무다. 운명 같은 거….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시 남아있던 7~8명의 참모들은 현재까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염하고 입관할 때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마지막 모습이 주무시는 것 같이 무척 평온해 보였다. 그 모습이 지금도 꿈에 나타나고 있다.

- 문재인 고문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어떤 배경에서였나.
▲ 정말로 문 고문은 정치를 하기 싫어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꿔달라고 간곡하게 부탁드려 여기까지 오셨다. 저에 대한 고맙고 안쓰러운 마음이 있으셔서 다른 분들은 맡지 않으셨지만 맡아주신 것 같다. 이번 총선이 중요하니 열심히 해서 함께 좋은 결과를 이뤄내자고 용기를 주셨다.

“정치하지 마라!” 노 전 대통령의 간곡한 권고에도 출마
MB정권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 어떠한 공과도 없다!

- 참여정부 시절 홍보기획비서관을 3년 반 넘게 지내며 보수언론의 집중 타깃이 됐었는데?
▲ (웃으며) 또 하고 싶지는 않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또 그 상황이 온다면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와 언론의 비판이 너무 과도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대통령을 대신해 방호하고 해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했다. 대통령께서 그런 점들을 저에게 기대하신 것도 있고 직책상 할 수밖에 없었다. 시시비비를 가려야 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주군을 지키는 일인데…. 가급적으로 그런 일들은 하고 싶지 않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또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지켜야 될 주군이 계시지 않고…(눈물 글썽). 개인적으로 당시 힘들고 불편했던 기자들과는 다 화해하고 관계를 풀었다.

- 이명박 정권을 평가한다면?
▲ 혹독한 평가이긴 하지만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권이든 공과는 다 있어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내세울 업적이 단 한 가지도 없다. 너무 많은 측면에서 국민들은 실망시켰다. 역사에 남을 공과가 무엇인지 물어 보고 싶다. 지난 10년 동안 큰 성과였던 민주주의와 복지·평화를 무너뜨렸다. 그런 차원에서 ‘최악의 정권’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 최근 당에서 ‘여성 15% 의무공천안’을 내놓았는데 입장은 어떠한가.
▲ 경쟁력 있고 훌륭한 여성 정치 자원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을 잘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정치인이 조금 더 배려 받고 약진할 수 있는 기회를 받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을 일정한 기준에 도리어 남성들에게 차별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남성들이 배타적인 차별을 받는 결과는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본다.

- 당내 경선이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르는데 받아들이는지?
▲ 받아들인다. 다만 국민참여경선은 말은 좋은데 허상이 있다. 국민참여경선이라 해서 완전한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선은 아니다. 당원들과 당원들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될 수 있고 결국은 조직선거, 동원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일반시민들의 보편적인 여론조사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시민여론을 완전히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조건 수용은 하지만 한계들을 보안할 수 있는 방안을 당에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 4·11 총선을 예상해 본다면?
▲ 범야권이 과반의석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극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와 통합을 이뤄냈다. 이번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시민들이 여론을 모아 승리 할 수 있는 틀도 마련했다. 당에서도 쇄신을 위한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있고 정치신인과 역량가들이 출마를 선언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괜찮은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고문을 필두로 한 부산울산경남이 격전지인데 이곳이 진원지가 되어 호남과 충청, 수도권까지 이어지는 바람이 파괴력 있게 분다면 과반 이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

- 민주통합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잘못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고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려고 한다는 지적도 있다.
▲ 지적에 동의한다. 혁신과 통합의 정신을 대선까지 끝까지 밀고 가야된다. 혁신이 먼저다. 당에 올드하고 진부한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일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변화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밀고 나가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천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야성이 살아있고 참신하고 신의 있게 정치하고자 하는 좋은 후보를 많이 발굴해 공정성과 전략적 판단이 잘 결부 되는,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공천이 이어져야 된다. 통합도 서로 배려하고 관용으로 끌어안고 함께 갈 수 있는 공존의 자세가 이뤄져야 된다. 그런 것 없이 세력문제, 자리문제로 다툼이 이뤄지고 그런 것들로 국민들이 실망할만한 예전모습을 다시 보여준다면 한방에 훅 간다고 본다.

-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통합이 중요하다. 통합에 대한 입장은?
▲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대통합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야권 내에서 가지고 있는 차이는 분명히 존중되고, 이해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모든 정당의 가치는 집권을 통해 가지고 있는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야당으로서의 견제역할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 할 것이 아니라 작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합쳐서 제안만하는 정책에 100을 갖는다면 합쳐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50으로 줄어든다 하더라도 그것이 훨씬 소중하고 국민에게 책임 있는 모습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된다.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 가치를 인정해야 된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통합만 외친다는 것은 무례하고 결례다. 통합의 의지를 대선때까지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후보단일화의 힘은 미약할 수도 있다. 시너지를 높일 수 있게 처음부터 전략적인 스케줄을 가지고 해나갈 수 있을 때 까지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급 될 때마다 붉어지는 눈시울
“아름다운 명예회복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명감”

- 언론인 출신으로서 종편에 대한 입장은?
▲ 국회에 입성한다면 문방위에서 활동해 해직기자 복직과 조중동 종편 특혜에 대한 청문회 두 가지는 꼭 이뤄내고 싶다. 청와대와 방통위가 공정하게 심사해서 사업권을 정당하게 줬는지 꼭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심사과정과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특혜가 있었거나 불법 부당한 비리가 있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묻고 처리과정을 위한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전파는 공공제이고 국민자산이다. 그것을 정권이 특정한 매체에 당근처럼 활용하기 위해 사업권을 사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랬다면 중대한 범법행위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국민들이 그것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본다. 반드시 청문회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 대선을 예상해본다면?
▲ 지금의 추세로서는 총선에서 좋은 성적표를 얻을 것 같다. 박 위원장은 총선에서 과반의석에 실패하면 대세론이 여지없이 무너질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엄청난 변곡점을 겪으며 내분이 일어날 것이다. 반면에 야권의 강력한 두 주자 안철수와 문재인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대선까지 갈 것으로 여겨진다. 두 사람이 서로간의 탐욕과 정치적인 욕심 때문에 대립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아름답게 화합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힘을 합치는 보완적 관계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이 어떻게 힘을 합치느냐에 따라 범야권 집권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본다. 문 고문의 저력이 후반전으로 갈수록 훨씬 공고해 질 것이다. 문 고문의 대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나 또한 그런 역할에 일조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평가한다면?
▲ 개인적으로 박 위원장이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의 생각으로 국민에게 앞으로 뭘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책임 있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대중정치의 시대다. 박 위원장은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공약을 국민에게 말하고, 책임 있게 말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분의 화법은 늘 다른 사람을 통해 들어야 된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도 문제다. 박 위원장은 지난 4년간 집권당에 있으며 당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대주주였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이 대통령이 다 지고 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집권당은 대통령과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받고 있는 모든 비판에 대해 박 위원장은 빠져있다. 이제 와서 대통령이 인기 떨어지고 욕 들으니 당명 싹 바꾸고 대통령 탈당까지 요구 한다. 정치적 신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본다. 얼마나 비겁한 행동인가? 가장 책임져야할 인물이지만 모든 반사이익을 혼자 다 받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년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심판이 이뤄진다면 박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책임은 뭔지, 자신은 어떤 책임을 질 건지 말이다.

- 총선을 맞이하는 각오는?
▲ 일부러 어려운 싸움에 어려운 지역을 택했다. 멋지게 이기고 싶고 압승하고 싶다. 그 승리의 영광을 제가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고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꼭 만들고 싶다.(눈물 글썽이며 잠시 침묵 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양정철 예비후보 프로필>

▲ 외국어대 법과대학 졸업
▲ 언론노보(현 미디어오늘) 기자
▲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이사대우
▲ 민주당 대통령후보 언론보좌역
▲ 대통령직 인수위 당선인 비서
▲ 노무현 대통령 국내언론비서관
▲ 노무현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
▲ 노무현재단 초대 사무처장
▲ (현)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 (현) 19대 총선 서울중량진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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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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