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2012 대선 천기누설}잠룡 3인 대권운③백운비 원장의 ‘사주팔자 풀이’

‘난고의 역시’ 일으켜 세울 진정한 ‘흑룡’은?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2012년 임진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천간 중 검은색에 해당하는 임(壬)과 용을 뜻하는 진(辰)이 더해져 ‘흑룡(黑龍)의 해’로 불린다. 60년 만에 한 번 돌아온다. 흑룡의 해라는 점 이외에도 올해는 특별하다. 20년 만에 대선과 총선이 함께 열리는 해이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은 물론 한국을 이끌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잠룡들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리란 건 두말 할 것 없다. 그렇다면 올해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흑룡으로 거듭날 잠룡은 과연 누굴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로 통하는 ‘백운비역리원’ 백운비 원장에게 구해봤다.

백운비 원장에 따르면 임진년은 예로부터 난고가 많은 해다. 임진왜란이 대표적인 예이다. 국운이 불안해 나라 전체가 중심과 방향을 잃고 흐트러진다. 특히 정치는 통합되는 듯 보이다 결국 파행으로 끝을 맺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어지러운 정국의 소용돌이를 뚫고 승천할 잠룡은 과연 누굴까.

#박근혜 “재상의 운 타고나”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다. 각종 외부 특강 및 정책세미나에 나서는가 하면 언론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은둔의 공주’에서 ‘거침없는 여장부’로 변신, 쇄신의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다. 더 이상 뒤편에 머물며 수첩에 메모를 끄적이기만 하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백 원장은 박 위원장에 대해 “재상의 운을 타고나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천운의 명인임에는 틀림없지만 결정적인 운이 약하다”고 표현했다. 실제 박 위원장은 1964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따라 청와대에 입성, 10여년을 ‘공주’로 지냈다. 그러던 1974년 광복절,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괴한의 총탄에 쓰러지면서부터는 ‘퍼스트레이디’로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정치인으로서도 승승장구했다. 1998년 대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0년 총선에선 당시 여권 실세인 엄삼탁씨와 겨뤄 승리했다. 당내 부총재 경선에서도 2위로 선출됐다. 이후 각종 선거에서 전승을 거두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후에도 그녀는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전국민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고배를 마신 게 대표적인 예다.

백 원장은 박 위원장이 “현재로선 국가 대세의 흐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반된 운도 있다. 사람이 잘 떠나는 운이 있어 핵심측근 등의 배신으로 인간관계가 흐트러지게 된다는 것이다.

박근혜, 공주→퍼스트 레이디→거물 정치인→대통령(?)
핵심측근 배신, 사방의 위협만 조심하면 문제없어

실제 박 위원장은 과거 수차례 배신을 당한 경험이 있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권력을 좇아 주변에 머물던 사람들은 철저하게 그를 외면했다. 결국 박 위원장은 ‘독재자의 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기약 없는 은둔생활에 들어가야만 했다.

18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이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박 위원장의 측근들이 등을 돌리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다보니 박 위원장에게 ‘배신’은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가 됐다. 박 전 대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배신이라거나, 유독 ‘신뢰’와 ‘약속’을 강조하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다. 박 위원장은 올해는 측근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은 또 “사방으로부터의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엔 큰 맥이 끊길 만한 ‘충격사’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고 관망했다. 충격사는 올해가 시작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터져 나왔다.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2008년 7·3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불똥이 박 위원장에 옮겨 붙을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만일 돈봉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위원장의 정치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백 원장은 “타고난 운의 근기가 강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며 “배짱과 기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안철수 “정치하면 다 잃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해 정치권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10?26재보선이 예정된 가운데 안 원장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록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단일화를 이뤘지만 안 원장의 10?26재보선 출마설이 떠돌던 당시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타 후보들을 압도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2007년 대선 이후 계속된 ‘박근혜 대세론’을 불과 6일 만에 흔들었다는 점이다.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백 원장은 안 원장의 폭발적인 인기가 ‘추화단기(秋花短期)’에 불과하다고 했다. 봄에 피는 꽃과 달리 가을꽃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권직행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안 원장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말이다.

다만 백 원장은 “학자로서의 길에선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우뚝 설 수 있다”고 호언했다. 이어 백 원장은 “재복이 있어서 재물도 자연스레 따라 붙게 되는 선학후재(先學後財)격”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오래 가지 못하는 가을 꽃…학자로선 대승
정치에 뛰어들면 자리 잃고 재산 잃고 ‘개털신세’

실제 그는 학자로서 승승장구 해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안 교수는 의학석사, 박사과정을 마친 뒤 27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단국대학교 의대 최연소 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안 원장은 서울대 의대 대학원 박사과정 시절 처음으로 바이러스를 발견,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낮에는 의사, 밤에는 백신 제작자로 7년간 생활했다. 그러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매년 증가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안 원장은 14년간의 의사 가운을 벗어던지고 1995년에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게 된다.

그러던 2005년 안 원장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학업의 길로 접어든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밟고 한국에 돌아와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을 맡았다.
자연스레 부도 잇따랐다. 연구소는 1999년 흑자로 전환되고 매출이 급증해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자리를 잡은 데 이어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끝에 안 원장은 1500억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기부할 수 있을 정도의 재산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백 원장은 “정치가 길이 아니다”라며 “치입부덕(治入不德)의 운세를 타고나 정치에 뛰어들게 되면 모든 덕이 흩어져 자리는 물론 돈도 잃게 되는 허장산금(虛場散金)의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 “신하에 만족해야”

지난해 5월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주기. 정치권엔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됐다. ‘노풍(盧風)’을 타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대망론’이 제기된 것. 4·27재보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텃밭인 김해을 지역을 한나라당에 빼앗긴 게 마땅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자체진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문 고문은 순식간에 대선주자로 부상하게 됐다.

문 고문에 대해 백 원장은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 고문은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 졸업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경남지역 시국사건을 함께 맡으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문 고문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 차례, 그리고 시민사회수석과 비서실장을 한 차례씩 맡았다. 하나같이 대통령을 최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직책들이다.


문 고문은 노 전 대통령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방패막이가 돼 준 ‘든든한 우군’이었다. 간혹 업무 영역을 넘나드는 행보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아랑곳 않았다. 문 고문은 묵묵히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노 정부 초기에 대통령 측근 비리, 부산고속철 노선 변경, 보길도 댐 건설 논란, 한총련 합법화 및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논란 등 굵직굵직한 갈등이 터질 때마다 중재와 진화에 나선 것도 모두 문 고문이었다.

문재인, 관운은 있지만 임금은 무리…지원에 만족해야
과거부터 몸 낮추고 보필에만 충실…같은 기조 유지

하지만 그에겐 평생에 대통령이 될 운이 없다고 한다. 백 원장은 “문재인은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임금의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며 “정치인이나 단체를 협조 또는 지원하는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문 고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결코 자신을 내세우는 법이 없었다. 대신 노 전 대통령을 보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술을 끊고 인맥이나 지연, 학연을 노출하지 않고 몸을 낮췄다. 괜한 스캔들로 ‘주군’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노 전 대통령은 줄기차게 그를 주요 보직 혹은 지방선거 무대에 세우려 했다. 법무부 장관에 앉히려고도 했고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있을 때마다 부산지역 출마를 권유했다. 그러나 문 고문은 끝내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을 고사했다.

대망론이 제기될 당시에도 문 고문은 “현실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고문은 “정치세계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내공을 쌓아 경력과 능력을 검증받은 후보들도 많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신의 대망론을 거듭 부정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 고문으로선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어찌됐든 내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야 되는데, 우리 쪽 상황이 쉬워 보이지 않고 어려우니 다들 힘을 모아야 된다는 생각에서 ‘당신도 나와서 역할을 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혹시 도움이 된다면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또 최근에는 방송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얼굴을 알리는가하면 총선 출마지인 부산 사상구에서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놨다.

그러나 백 원장은 가차 없었다. 그는 문 고문을 향해 “대세를 움직일 운이 조금도 없으므로 여기서 만족하고 변호사나 지원하는 들러리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운비 원장은?>

40년 외고집 역학인생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철>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