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1월의 가볼 만한 곳 (1)제주 서귀포

‘광치기해변’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의 일출


한국관광공사는 ‘일출도 보고, 소원도 빌고’라는 테마하에 2012년 1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제주 서귀포, 강원 고성, 전남 순천, 경남 하동, 충남 태안, 경기 파주 등 6곳을 각각 선정, 발표하였다. 그 첫 번째로 ‘광치기해변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의 일출’을 주제로 제주도 서귀포시를 소개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제주도. 이 신비로운 섬은 신생대 후기,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졌다. 섬의 중앙부에는 해발 1950m의 한라산이 솟아있으며 주변으로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지닌 360여 개의 오름(기생화산)이 분포하고 있다. 제주도는 뛰어난 학술적 가치와 아름다운 경관을 지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국제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영주십경의 제1경
성산일출봉 일출

제주 전역에 자리한 수많은 오름들 가운데 성산일출봉은 제주 동부를 대표하는 오름이자 제주를 상징하는 명소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일출 사진과 유채꽃밭 사진은 제주도를 소개하는 기사나 홍보물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성산일출봉은 예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광경이 아름다워 ‘영주십경(瀛州十景)’에서 제1경으로 꼽혔다.

일출봉이 만들어진 시기는 약 5만~12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수심이 얕은 해저에서 화산이 분출하면서 만들어졌는데 본래는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지만 제주 본섬과의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처럼 연결됐다. 2000년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됐으며 한라산과 함께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이 됐다.

바닷가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일출봉은 멀리서 보면 때로는 화려한 왕관처럼 보이고 때로는 난공불락의 고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높이는 183m에 불과하지만 구좌, 수산, 성읍, 표선 등 동부 제주의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더라도 사방이 트여 있어 우뚝 솟아 보인다. 일출봉 매표소를 출발해 처녀바위, 등경돌, 초관바위, 곰바위를 차례로 지나면 일출봉 전망대에 올라서게 되는데 이곳에서 한라산과 제주 동부 지역의 수많은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 깊이 감동을 선사한다. 정상에는 지름 600m, 바닥면의 높이가 해발 90m인 거대한 분화구가 있다.

성산일출봉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국 최고의 일출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해마다 1월1일이 되면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일출을 보기 위해 성산일출봉에 오르는 이들도 많지만 성산일출봉의 일출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사실 광치기해변이다. 광치기해변은 성산일출봉과 성산읍을 잇는 모래사장 또는 모랫길을 말하는 사주라고 할 수 있다. 아침이면 제주 바다에서 불쑥 떠오르는 해가 성산일출봉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바다와 오름 함께 즐기는
광치기해변은 올레1코스

새벽의 광치기해변은 조용하다. 삼각대를 세운 사진작가 서너 명과 한 쌍의 연인만이 해변을 지키고 있다. 수평선 너머에서 불어오는 제주의 겨울바람은 매섭다. 광치기 해변 주변에 횟집이 몇 곳 있는데 일출을 보고 싶다면 이곳 근처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가 뜰 때까지 차안에서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겨울철, 제주의 변덕스런 날씨는 일출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전날 저녁까지는 맑다가도 다음날 새벽, 심술궂게 비나 눈을 뿌려 어깃장을 놓기도 한다. 제주 사람들조차 제주의 내일 날씨는 내일이 되어도 모른다고 한다. 그만큼 성산포 일출을 보는 것은 운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해가 뜨더라도 수평선 자락에 두껍게 내려앉은 구름과 해무 때문에 수평선에서 한참 떨어진 공중으로 불쑥 얼굴을 내밀 때도 많다. 일출을 보더라도 성산일출봉 위로 솟아오르는 그림같은 일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광치기해변에서 일출을 본다면, 성산포에서 오른쪽으로 한참 떨어진 바다 위로 해가 솟는다.

오전 7시20분쯤 되자 해안이 분주해진다. 수평선 한 쪽이 붉은 기운을 띠기 시작하면서 사진작가들이 포인트를 잡느라 이리저리 자리를 옮긴다. 차 안에서 일출을 기다리던 여행객들도 하나 둘 밖으로 나온다. 그렇게 수평선과 새벽을 짙푸른 색에서 오렌지빛으로 물들이던 아침 해가 마침내 모습을 내민다. 하늘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바다와 바위, 모래도 황금빛으로 물든다. 고요한 성산포의 아침을 깨우는 건 사진작가들의 셔터소리와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여행객들의 나지막한 탄성이다.

성산일출봉의 일출을 봤다면 다음 코스는 어디로 잡을까. 올레꾼이라면 올레코스를 따라 걷기를 즐겨도 좋다. 광치기해변은 올레1코스에 속해 있다. 시흥초등학교에서 시작해 광치기해변에 이르는 올레1코스는 바다와 오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로 많은 올레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말미오름에 올라 바라보는 제주의 경치가 아름답다.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왔다면 내처 섭지코지로 가보자. 성산일출봉에서 승용차로 약 20분 정도 걸린다. 섭지코지는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에서 약 2km에 걸쳐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다.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과 외돌개처럼 생긴 높이 30m의 선녀바위가 절경을 빚어낸다. 드라마 <올인> 세트장으로 사용됐던 교회를 다시 지어 놓아 한껏 서정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바람이 무척 많이 불기 때문에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는 것이 좋다.  

제주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면 ‘김영갑갤러리’를 추천한다. 평생 제주의 산과 오름, 들판, 바람을 카메라에 담다가 루게릭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사진가 고 김영갑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작품 하나하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제주의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것만 같다. 아이들과 함께 갔다면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세계자동차박물관’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세계 최초의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인 벤트 패턴트카, 전 세계에 6대만 현존한다는 희귀 목제 자동차 힐만 스트레이트8, 할리우드 스타 존 웨인이 즐겨 타서 더욱 유명해진 머큐리 몬테레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의전차였던 롤스로이스 실버 레이스 등 클래식 자동차 80여 대의 전시를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믿거나말거나박물관
기발·유쾌한 전시물 즐비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도 재밌는 박물관이 있다. ‘믿거나말거나박물관’이다.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32개의 박물관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 박물관 체인인 리플리 엔터테인먼트가 설립한 곳이다. 장난스럽게 생긴 건물 외형부터 눈길을 끄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헬륨으로 들어 올린 의자를 비롯해 기발하고 유쾌한 전시물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의 전시물들은 카툰 작가이자 방송인, 모험가, 인류학자 등 다재다능한 삶을 살다 간 로버트 리플리(1890~1949)가 35년간 198개국을 여행하며 찾아낸 물건들이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레이지박스’는 최근 올레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다. 제주 시골 마을의 농가를 개조해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로 꾸몄다. 올레꾼이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성산일출봉 일출→성산일출봉 트레킹→섭지코지→김영갑갤러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성산일출봉 일출→섭지코지→올레1코스 트레킹
·둘째 날 : 김영갑갤러리→용눈이오름→세계자동차박물관→믿거나말거나박물관
♣대중교통 정보
제주 및 서귀포 시내→함덕→김녕→성산행 버스
♣자가운전 정보
①제주시내→거로사거리에서 표선·봉개 방면 97번국도→대천동사거리에서 평대·비자림 방면 1112번 국도와 97번 국도를 이용해 성산 방면→성산일출봉
②서귀포시→1132번 국도→남원읍→표선→섭지코지→성산일출봉
♣주변 볼거리
용눈이오름, 말미오름, 다랑쉬오름, 이중섭거리, 천지연폭포, 김녕해안도로 등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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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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