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에서 성공창업 사장님으로 변신

경기불황으로 소득이 줄고 부채가 늘면서 가계 수입에 보탬이 되고자 창업 전선에 직접 발 벗고 나서는 주부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 밖으로 첫발을 내딛기가 쉽지는 않다. 오랜 공백 끝에 용기 있게 세상에 다시 뛰어든 가정주부들의 도전이 실패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부들의 창업 성공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당장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면 조급히 창업을 서두르지 말고 꼼꼼히 준비해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업과 관련된 폭 넓은 정보를 수집해 사회 경험이 적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서두르지 말고 철저한
준비 거쳐 시작

특히 초보 주부창업자들은 사전 현장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심 있는 업종의 점포에서 직접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실무체험을 하면 창업 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미리 자가진단 해보는 데 유익하다.

건강보양감자탕전문점 ‘남다른 감자탕’(
www.namzatang.com) 성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고진희 사장(44)은 지인을 통해 우연히 감자탕집 일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4년 전 자신만의 감자탕집을 차리게 됐다. 지금의 남다른 감자탕 브랜드를 론칭한 (주)보하라를 알게 되어 메뉴개발에도 함께 참여했고, 성서점 오픈 전 3개월간 평리점에서 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3월 ‘남다른 감자탕’ 브랜드로 점포를 리뉴얼했다. “점포를 리뉴얼하면서 메뉴도 바뀌었고, 점포의 분위기도 남성적인 분위기로 바뀌었죠. 처음에는 ‘남자들을 위한 감자탕’이라고 해서 여성 고객들이 기분나빠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신기해 하면서 그냥 독특한 매장 콘셉트로 받아들이더군요. 남자 몸에 좋은 것이 꼭 남자들에게만 좋은 건 아니니까요. 실제로 달팽이 해장국은 여자분들도 많이 찾습니다.”

현재 성서점의 월 평균 매출액은 1억4000만원~1억5000만원 선으로, 세전 순수익률은 30% 수준이다. 리뉴얼 이전에도 단골고객은 꾸준한 편이었고, 리뉴얼 이후에도 큰 변동은 없다. 다만 톡톡 튀는 아이템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수요가 증가해 매출은 이전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고 사장은 전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실내환경 클리닝서비스 사업인 ‘에코레이디’(
www.ecolady.co.kr)를 운영하고 있는 박명심(47) 사장은 지난 3월 부업삼아 할 만한 사업 아이템을 찾다가 에코레이디 사업을 시작했다. 무점포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90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었다.
에코레이디는 여성 전문 주거환경개선 사업으로 주부 등 여성 전문 인력이 가정을 방문해 침대, 소파, 카펫 등에 기생하는 집먼지 진드기나 각종 세균을 제거해 준다.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박 사장은 집에서 가까운 아파트 주민들을 타깃 고객으로 정했다. 간단한 장비와 제품만을 차량 등에 싣고 다니며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기존 청소업체에 비해 서비스 가격을 50~60% 수준으로 낮춰 고객들의 가격부담을 줄였다. “처음에는 동네 동장 집을 찾아가 무료로 서비스를 해주는 등 입소문을 퍼뜨리는데 주력했어요. 먼지, 진드기 등 포집한 샘플을 보여주면서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데 노력했지요.”

특히 박 사장은 침대 청소만 제공하던 기존 업체들과 달리 신발장, 이불장, 주방 등의 세균이나 악취 제거와 같은 부가 서비스를 추가해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 현재 박 사장의 고객은 70가구 정도. 홈 클리닝 서비스는 5개월에 1번 정도, 신발장 관리 등 부가서비스는 1개월에 1번 정도 정기적으로 방문해 실시한다.

에코레이디의 또 다른 장점은 시간활용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 현재 고2 수험생 자녀를 두고 있는 박 사장은 사업을 운영하면서 자녀 뒷바라지도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오전에 남편과 아이를 회사와 학교에 보낸 후 일을 시작해요. 오후에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에 맞춰 집에 들어와 간식 등을 챙겨준 후 학원에 보내고 나서 다시 일을 시작하죠.”

박 사장의 한 달 평균 매출은 170만원 정도. 이 중 90% 이상이 박 사장의 순수입이다. 박 사장은 “처음에는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부업삼아 시작했는데 앞으로 고객 수를 더 늘려 단순한 부업이 아닌 진짜 내 사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주부 노하우 살려
가볍게 시작

창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 부풀어 무리해 창업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신의 형편에 맞게 적은 돈을 들여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주방 운영에 대한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아이템들도 많아 특별한 조리 기술이 없어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

또한 주부로서의 경험과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살려 나간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때 집에서 가까운 동네 상권에서 살림이나 육아 등 주부로서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업종을 골라 창업한다면 더욱 유리하다. 집과 점포를 수월하게 오갈 수 있는 동네 상권은 주부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가사일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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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