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겨울이다~ 신나는 체험여행 떠나자

<한국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2)> 서울 종로&경남 함양


한국관광공사는 ‘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이라는 테마 하에 2011년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경남 통영)’ ‘마을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충남 논산)’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기 만나고 체험해보는 하루(서울)’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경남 함양)’ ‘사계절 숲체험이 가능한 편백나무숲, 우드랜드(전남 장흥)’ ‘200년 종가의 기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성주 윤동마을(경북 성주)’ ‘감성이 피어나는 꿈의 궁전, 충주 향산리 미술촌(충북 충주)’ 등 7곳을 각각 선정·발표하였다. 그 두 번째로 서울 종로와 경남 함양을 각각 소개한다.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동숭동, 명륜동, 신문로2가 등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  만나고 체험하는 하루

서울의 북촌한옥마을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여행지이다. 그곳에는 한옥의 아름다움과 골목의 정겨움이 살아있다. 또 하나 더 매력 포인트를 추가하자면 박물관, 공방 등 전통의 향기를 눈과 마음으로 관람해보고 직접 손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는 점이다.

내·외국인에 인기 만점

북촌한옥마을의 중심점인 재동초등학교에서 북촌로를 따라 감사원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다보면 전통병과교육원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가회동 11번지 골목길이 나온다. 이 골목 속에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골목 구경도 재미있거니와 동림매듭공방, 가회민화박물관, 한상수자수전시공방 등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곳들의 출입문을 그저 지나치기만 해도 전통공예와 전통예술의 향기에 빠져드는 것 같다.

가회민화박물관(종로구 가회동 11-103)부터 들어가 보자. 2002년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삶과 염원이 담겨있는 민화와 부적을 전시하고 있다. 소장 유물은 민화 250점, 부적 750점, 민속자료 250점 등 총 1500여 점에 달한다. 안방과 건넌방, 대청마루 등을 하나로 연결시킨 듯한 전통 한옥 내부가 전시실로 꾸며졌다. 민화와 부적 등을 관람한 후에는 전남 나주 동원사에서 가져온 차를 한 잔씩 무료로 마시면서 조상들의 솜씨를 다시금 음미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민화의 의미에 대해 김희선 학예사가 설명을 한다.

“민화란 장식적 필요에 의해 그려진 그림으로 조선시대 말 궁중, 사대부가를 비롯해서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존재했던 그림입니다. 대부분 병풍으로 제작돼 집안을 장식하거나 결혼식, 회갑연, 제사를 지낼 때 뒤에 세워놓기도 했지요.”

가회민화박물관이 준비한 상시체험프로그램은 종류가 다양하다. 단청카드 만들기, 부적 찍기, 탁본 찍기, 부채그리기, 열쇠걸이그리기, 문자도 그리기, 모란티셔츠 만들기 등이 주요 체험거리다.

이 박물관에서 불과 50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한상수자수전시공방(종로구 가회동 11-32, 전화 02-744-1545)에 가면 여자들의 방한모였던 ‘풍차’를 비롯해서 오늘날 폐백 시에 입는 활옷과 자수를 놓은 십장생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손수건에 수놓기, 찻잔받침대 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공방 마당 남서쪽 모서리의 장독대에 서면 북촌로 건너편의 오밀조밀한 마을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북촌한옥마을 도보여행 시에는 북촌문화센터도 들러보는 것이 좋다. 이곳의 홍보전시관에 들러 먼저 북촌한옥마을의 유래와 한옥의 특징을 알아보는 게 여행의 순서이다.
 
한옥 짓는 과정, 지붕의 형식, 온돌의 구조, 마루의 종류 등이 잘 설명되어 있다. 북촌문화센터의 안방과 사랑방, 뒷마당 등의 장소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계절마다 체험거리는 조금씩 달라지는데 민화그리기, 매듭 만들기, 조각보로 브로치 만들기, 염색하기, 짚풀공예, 서예, 자수 등이 주요 체험거리로 꼽힌다.

북촌로 북쪽의 감사원 오른쪽 길을 타고 계속 가다 보면 성북동으로 넘어가기 전 와룡공원을 보게 된다. 와룡공원에서는 서울 성곽과 성북동이 사이좋게 어울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성곽 도보관광 제1코스 중의 한 포인트인 와룡공원. 여기서 말바위전망대까지는 530m, 말바위전망대에서 숙정문까지는 500m, 숙정문에서 창의문까지는 2km 거리이다.

이번에는 대학로 방면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마로니에공원 뒤편, 소극장들이 밀집한 속에 쇳대박물관(종로구 동숭동 187-8)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의 옛날 자물쇠 및 세계 각국의 독특한 자물쇠를 전시한 이색박물관으로 쇳대는 열쇠의 방언이다.

입구에는 1956년 사진가 정범태씨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촬영한 ‘열쇠장수’사진이 걸려있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1950년대 후반 작가가 해방촌에서 자취한 시절 옆방에 살던 열쇠 장수 신씨라고 한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유명 인사들이 기증한 갖가지 열쇠와 자물쇠가 눈길을 끈다.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탤런트 강부자씨, 강제규 감독, 가수 이문세씨, 소설가 김훈씨, 사진작가 김중만씨 등의 손때가 묻은 것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특히 눈여겨볼 전시공간은 두석장의 작업실(재현)이다. ‘장석’과 ‘두석장’이란 용어에 대한 설명이 조그맣게 붙어 있다. 이를 보면 장석이란 ‘목가구에 붙여서 결합 부분을 보강하거나 열고 닫을 수 있는 금속제 장식을 총칭’한다. 두석장은 ‘구리와 주석을 합금한 놋쇠 장석을 만드는 장인’을 말한다. 쇳대박물관에는 김극천 장인(중요무형문화재 제64호)이 직접 사용하던 도구를 기증받아 전시 공간을 꾸며놓았다.

도심 속 과거 여행

대학로 뒤편 언덕에는 낙산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서울성곽이 남북으로 뻗어있다. 혜화문(동소문)을 출발, 낙산공원을 거쳐 동대문성곽공원→흥인지문(동대문)→이간수문→오간수교→동대문역사문화공원→광희문으로 이어지는 서울성곽 도보관광 제2코스가 이곳을 지난다. 낙산공원 정상에서는 성곽의 유려한 곡선미와 함께 그 뒤로 펼쳐지는 북한산국립공원의 장엄한 산세를 조망하기에 좋다.

대학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혜화동로터리를 만나는데 이곳에는 짚풀생활사박물관(종로구 명륜동 2가 8-4)이 있다. 이곳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오래 전부터 짚과 풀을 이용해서 만들고 사용했던 생활공예품들을 감상하게 된다. 본관 지하 1층과 1층이 짚풀문화유물전시관이고 2층은 기획전시실이며 한옥관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 속 전통문화를 관람하는 한편 다양한 짚풀체험을 해볼 수 있다. 보릿집 컵받침, 부들부채, 방울여치집, 볏짚인형, 달걀꾸러미, 빗자루, 복조리, 냄비받침 등 다양한 생활소품들이 만들기의 대상이다.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는 상허 이태준가옥, 길상사, 심우장, 성북구립미술관 등이 가까우니 시간 여유가 있으면 이런 곳들도 방문해보자. 특히 길상사는 고 법정스님의 발자취가 남은 도심 사찰이라서 비록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차분하게 명상에 젖어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경내에는 극락전, 범종각, 일주문, 적묵당, 지장전, 설법전, 종무소, 길상화불자공덕비 등이 배치되어 있다. 설법전 앞의 관세음보살 석상은 성모 마리아를 닮았다.

북악스카이웨이 드라이브코스는 성북구 정릉 아리랑고개에서 종로구 자하문고개에 이르는 10km의 찻길로 중간에 북악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2층 규모의 팔각정에서는 조망이 일품이다. 북쪽으로 보면 보현봉에서 비봉을 거쳐 족두리봉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능선과 평창동의 조화, 남쪽으로 보면 남산과 서울시내 곳곳의 장대한 어울림 등이 시야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한편 광화문광장의 서쪽, 서울역사박물관과 경희궁 인근에는 경찰박물관(종로구 신문로 2가 58)이라는 이색적인 박물관이 있어서 가족나들이객들을 반겨준다. 경찰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이해시켜주는 공간이다. 5층 ‘역사의 장’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경찰의 변천사를 소개해주고 있으며 4층 ‘이해의 장’은 경찰특공대 등의 활동을 보여준다. 2층 ‘체험의 장’에서는 몽타주 만들기, 지문이야기, 거짓말탐지기, 교통정리 해보기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1층에서는 경찰근무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거나 순찰차 및 모터사이클 등을 타볼 수 있어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서울 종로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①가회민화박물관→서울교육박물관→북촌골목 산책→삼청공원
②쇳대박물관→짚풀생활사박물관→길상사→북악스카이웨이
③경찰박물관→경희궁→서울역사박물관→광화문광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가회민화박물관→쇳대박물관→짚풀생활사박물관→경찰박물관→경희궁 답사
·둘째날 서울성곽걷기(북악산 코스, 4시간 소요)→창경궁과 창덕궁 답사→광화문광장 산책
♣대중교통
·가회민화박물관 : 안국역에서 02번 마을버스 이용
·쇳대박물관 : 혜화역서 도보로 200m 거리
·짚풀생활사박물관 : 혜화역서 도보로 500m 거리
·경찰박물관 : 서대문역서 도보로 5분 거리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반포나들목→남산 3호터널→광화문광장→가회동
-중부고속도로→88올림픽도로→한남대교→가회동
♣주변 볼거리
광화문광장, 북촌한옥마을, 청운효자동골목, 부암동골목, 교남동골목, 인사동골목, 윤동주 시인의 언덕, 삼청공원, 사직근린공원, 조계사, 서울교육박물관, 부엉이박물관, 청계천, 보신각, 청와대 사랑채, 종로타워


경남 함양군 안의면 이전리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졌다. 곧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방학과 함께 부모들의 걱정도 슬슬 커진다. 날씨가 춥다고 아이들을 마냥 집에서만 놀게 할 수는 없는 일. 이럴 땐 체험여행이 최고의 대안이다. 청청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경남 함양 안의면에 자리한 다송헌은 우리 고유의 전래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맑은 남강 앞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다송헌을 일군 이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놀이 100가지>의 저자인 이철수씨. 이씨는 중학교 교사 출신으로 27년 동안 안의중학교에서 농업을 가르쳤다. 그리고 퇴직한 뒤 같은 교사 출신인 부인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농장을 일궜다. 2009년에는 농촌진흥청 우수체험교육농장으로 선정되었고 전래놀이 관련 전시회도 여러 번 개최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높은 바람개비가 방문객을 반긴다. 잘 다듬어진 정원에는 갖은 식물들이 자라지만 겨울이라 볼 수 없어 다소 아쉽다. 항아리로 만든 정겨운 모양의 조형물도 있고 원두막도 운치 있게 서 있다. 그네와 표주박, 솔방울, 땅콩, 도토리 등으로 만든 장난감 등이 마치 동화나라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송원의 자랑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다송헌에 머무는 동안에는 지루할 겨를이 없다. 대나무 소리통 만들기, 호두 거북이 만들기, 아이스바 고무총 만들기 등을 비롯해 수많은 만들기 체험놀이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굴렁쇠, 죽마, 투호, 활쏘기 등도 다송헌에서 즐겁게 체험해볼 수 있는 우리 전래놀이다.

계절별로도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봄이면 나무로 곤충 만들기, 진달래 화전 및 꽃 도장 찍기, 보리짚 공예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여름에는 다슬기잡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을, 가을에는 밤 줍기, 수수깡 공예, 도토리 인형 만들기, 겨울에는 쥐불놀이와 썰매 만들기, 썰매 타기 , 연 만들기, 솟대 만들기, 대나무 활쏘기 등을 해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체험을 패키지로 묶어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도 다송헌의 장점이다. 겨울에는 썰매타기와 쥐불놀이, 만들기 3가지, 숲체험 등을 묶어 하루 동안 경험해볼 수 있다. 가격은 8000원~1만원. 미리 전화로 예약, 상담하는 것이 좋다. 부대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다송헌 황토방에서는 차 한 잔과 함께 온돌문화를 즐길 수도 있고 습지의 아기자기함을 간직한 다송헌 연못도 있다. 숙박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5인 가족용 숙박시설과 20~70명 동시 수용이 가능한 숙박시설도 준비되어 있어 단체여행객도 체험이 가능하다. 다송헌은 다송헌에서 즐기는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변 여행지와도 가까워 더욱 즐겁고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다송헌이 자리한 안의면은 약초로 유명한 곳. 심마니와 지리산, 덕유산 골짜기를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드는 약초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다.

2006년 안의장터에 문을 연 ‘함양토종약초시장’에 가면 함양에서 캔 약초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원래 안의면 안의장(5, 10일 장)은 토종약초꾼들이 많이 드나들어 이 지역의 대표적인 ‘약초장’으로 불리던 곳. 이곳의 약초들은 모두 인근 1000m 이상의 산에서 나는 토종 약초들로 약효가 어느 지역의 약초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약초시장 건물에 들어서면 그윽한 약초내음이 먼저 반긴다. 시장을 돌다 보면 산삼, 천마, 당귀, 황기 등을 비롯해 헛개나무, 가시오가피나무, 옻나무, 느릅나무, 엄나무, 지축, 초우, 청미례, 구기자, 오미자, 도라지, 익모초 등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약초시장에서 반대방향으로 20여 분 가면 용추계곡 가는 길이다. ‘용추’로 불리는 계곡이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 다 있는데, 울창한 원시림과 바위가 어울린 풍경은 함양의 ‘용추’를 첫머리에 놓기에 모자람이 없다.

매표소에서 용추폭포 가는 길, 차는 여러 번 선다. 가장 먼저 서는 곳은 연암 물레방아 공원. 연암 박지원이 1792년 함양군 안의현감으로 부임해 용추계곡 입구인 안심마을에 물레방아를 만들면서 실용화됐다. 그때부터 ‘함양산천(咸陽山川)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 우리집의 서방님은…’이라는 민요도 생겨났다고 한다. 커다란 물레방아를 비롯해 장승 등이 설치되어 있어 가족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다.

물레방아 공원을 지나면 용소와 꺽지소, 매바위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바쁘더라도 차를 세우고 보고 갈 만한 곳들이다. 주차장에는 장수사 일주문이 있다. 신라 소지왕 때 각연 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이었지만 한국전쟁 당시 불타버리고 지금은 일주문만 남았다. 장수사 일주문을 지나면 웅장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직접 보는 용추폭포는 땅 밑까지 뚫을 기세로 장쾌하게 내리꽂힌다. 용추사 어귀에 있는 용추폭포는 높이 15m로 꽤 큰 폭포다. 물이 흐르는 바닥은 흰 화강암 바위다. 겨울계곡을 흐르는 물이 무척 맑다. 마음 속의 찌든 때까지 한꺼번에 씻어줄 것만 같다. 

용추사와 용추폭포

용추폭포에는 이무기와 관련한 전설이 내려온다. 옛날에 물레방아 굵기의 커다란 이무기가 살았는데 용이 되기 위해 신령께 빌어 108일 동안 금식기도를 하면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는 계시를 받았다. 계시에 따라 열심히 금식기도를 한 이무기는 날짜 계산을 잘못해 107일 만에 하늘로 힘차게 오르려다가 천둥과 벼락에 맞아 죽었다는 얘기다.

함양의 최고 명소는 상림이다. 12월의 숲은 낙엽으로 가득하다. 낙엽을 지그시 밟으며 산책하는 겨울숲이 오히려 봄, 여름보다 운치 있다. 상림은 통일신라 때 최치원 선생이 함양(당시에는 천령군) 태수로 있으면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모두 1.6km에 달하는 상림숲길에는 120여 종, 2만여 그루의 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곡면 개평 한옥마을도 꼭 가보길 권한다. 선비마을 함양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조선시대 동방 5현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일두 정여창 고택, 1880년에 지은 하동 정씨 고가 등 50여 채의 한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일두고택은 TV 드라마 ‘토지’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경남 함양 여행정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다송헌 → 함양토종약초시장 → 연암물레방아공원→ 용추폭포
·둘째날 함양상림 → 개평마을
♣대중교통 정보
-버스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함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 10:10~00:10(심야)까지 5회 운행,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까지 06:30~19:00분까지 11회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 출발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함양IC-함양 /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 지곡IC
♣주변 볼거리 용추자연휴양림, 보림사, 함양향교, 농월정, 학사루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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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