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아나운서가 섹시하면 유죄라고?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것이 아나운서들의 의상논란이다. 그동안 아나운서들은 방송국을 대표하는 얼굴로 단정한 의상, 품위 있는 태도, 바른 언행을 필수 덕목으로 여겨 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방송 환경도 변하면서 여자 아나운서들 의상 역시 트렌드를 따르는 듯 보인다. 그러나 여자 아나운서에 대한 유독 날카로운 시선과 잣대는 여전하다. 최근 노출의상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차다혜 아나운서의 의상에 대해서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찬성측 “시대가 어느 시댄데 의상 지적? 섹시하기만 해”
반대측 “프로그램과 맞지 않은 ‘민망 의상’ 노출 과했다”
아나운서의 노출의상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는 KBS 차다혜 아나운서가 난해한 의상으로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유난히 깊게 파인 원피스는 프로그램의 성격이나 흐름과 맞지 않는 의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6일 KBS2 ‘영화가 좋다’를 통해서였다. 이날 방송에서 차 아나운서는 허리를 감싸는 검정색 가죽벨트 장식이 눈길을 끄는 가슴이 깊이 파인 와인색 원피스를 착용하고 방송에 등장했다.
기존 아나운서들과는 확연히 다른 과감한 스타일로 차 아나운서의 우월한 몸매를 부각시켜준 의상임에는 분명했다.
“너무 벗었다?”
차 아나운서의 이 같은 의상은 방송 이후부터 지금까지 시청자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방송 중에 너무 심한 노출이 아닌가” “방송 몰입을 떨어뜨린다. 노출이 너무 심했다” “영화 프로그램에 맞지 않는 의상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의상에 대해 논란을 제기했다.
아이디 mun***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반듯한 아나운서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의상이다”라며 “저런 옷은 자유롭게 밖에서 입고 다니고 적어도 방송할 때만큼은 아나운서답게 용모를 단정히 하고 나와야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보수적이다’ 그런 걸 떠나서 이 사회적 구조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고 자기 신분과 책임에 맞게 하고 다니는 건 기본적인 예의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아이디 uptown1***도 “차다혜 아나운서 옷은 코스프레 의상 같았다. 짧은 치마나 파인 옷도 단정한 게 있는데 굳이 저렇게 가죽장갑을 끼고 가슴도 완전 티나게 모을 필요가 있을까? 오락프로그램도 아닌데…”라며 “저런 옷을 입고 싶으면 예능프로에 나오지 아나운서는 왜 하냐”라고 지적했다.
“최소한 전 연령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에서 만큼은 ‘민망의상’은 자제해야 한다” “노출은 개인적인 장소에서 해도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아이디 jehea***는 “예쁜 옷을 입었다는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방송은 아나운서들 입장에선 직업인데 누가 근무하면서 저런 옷을 입겠냐”라며 “회사 다니는 여직원이 자신의 직장에서 저런 옷을 입고 다니면 뒤에서 어떤 소리 나올지 뻔하다. 노출은 개인적인 장소에서 해야지 온가족이 다 보는 방송에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이디 leessun***도 “공중파방송만큼은 어린이나 청·장년·노년층, 남녀노소불구하고 모두 시청한다는 관점에서 아나운서 복장도 어느 정도는 규제를 했으면 한다. 솔직히 너무 짧은 미니스커트나 너무 튀는 의상은 뉴스진행자로서 의상선택이 부적절해보여 자질까지 의심스러워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나운서들의 의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납득할 수 없다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두드러지고 있다.
“왜 아나운서들에게만 고루하고 엄격한 의상의 기준을 적용하라고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 지나치게 화려한 의상은 피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단지 무릎 위로 올라간 스커트나, 몸매가 부각되는 타이트한 의상을 입었다고 질타하는 것은 공정해보이지 않는다”는가 하면 “아나운서의 품위란 게 옷을 껴입는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의상으로 품위를 거론하는 사람들의 품위 수준이 오히려 의심스럽다”는 반응으로 여자 아나운서의 의상 논란을 비판하는 것이 그 반응이다.
아이디 qlstkfkd***는 “이제 아나운서는 단정하고 차분한 여성미로써만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라며 “언제까지 아나운서들에게 조선 시대 여성상을 방불케 하는 몸가짐을 요구 하고 사회적 관념을 강요할 것인가. 복장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요즘 방송에선 10대 걸그룹 멤버들의 아찔한 ‘하의 실종’, 파격적인 ‘상의 실종’ 패션이 앞다둬 전파를 타고 있는데 미성년자인 멤버들이 파격적인 의상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예쁘다” “섹시하다”고 하면서 왜 아나운서들에게만 유독 냉혹한 시선이 쏠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뭘 입어도 탈!”
아이디 tejin***는 “이런 논란 자체가 어이가 없다. 아나운서는 옷도 마음대로 못 입냐”라며 “초등학생까지 즐겨보는 음악방송에 나오는 여자아이돌 보면 아나운서들 보다 훨씬 벗고 나온다. 아나운서는 모두 성인인데 10대 가수들 옷이나 똑바로 입히자”라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논란과 선정성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을 뿐더러 아나운서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여성 아나운서들에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고, 여기서 벗어난다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의사가 가운이 아닌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진료를 본다면 환자들의 마음이 편할 수 없지 않겠나.
뭐든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