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자정당’ 인식 지우기 나선 내막

지킬 것 많은 의원들 선거철 다가오니 발등의 불?

[일요시사=이주현 기자]한나라당이 10·26 재보선 완패에 이어 내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자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안달이 났다. 당내에서 ‘버핏세(부유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친기업정책을 표방하며 부자감세를 줄기차게 주장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주장이다. 따라서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국민들의 시선도 ‘선거가 다가오니 또 시작이다’며 차갑기만 하다. 부자들의 ‘부자정당’ 인식 지우기 실태를 조명해봤다.

부자감세 노래를 부르더니 ‘버핏세’ 도입 논란
부자의원 상위 10명중 9명이 한나라당 의원

“한나라당을 떠올릴 때 블루컬러, 고급오픈카를 타고 농촌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지난 2일 한 케이블방송에 출연한 20대 토론자가 밝힌 한나라당에 대한 인식이다. 그만큼 한나라당은 ‘부자정당’ ‘부자들을 위한 정당’으로 인식되고 각인되어 있다. 

뿌리깊이 각인된
‘부자정당’ 인식


국민들의 인식만 부자정당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국회 299석 중 169석(56.5%)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의석수를 가지고 있는 ‘의석수 부자정당’은 물론 소속 의원들의 평균재산 역시 다른 당을 압도하고 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을 살펴보면 한나라당 의원 1인당 평균재산은 대기업 오너인 정몽준(현대중공업 등 3조6708억원)·김호연(빙그레 등 2104억원) 의원을 제외하고도 36억2942만원이다. 이는 민주당(19억85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부자의원 상위 10명을 살펴봐도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110억원)을 뺀 9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정몽준·김호연 의원에 이어 조진형(945억원)·김세연(825억원)·윤상현(212억원)·강석호(158억원)·정의화(153억원)·김무성(149억원)·임동규(113억원) 의원 순으로 1위부터 9위까지를 휩쓸고 있다.

그에 반해 하위 10명을 살펴보면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4명밖에 없다. 또한 지난해 서민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회의원 4명 중 3명이 재산을 불렸다.

재산이 증가한 의원은 전체 국회의원 292명(이재오·정병국·유정복·진수희 장관 겸임자 제외) 중 75.0%인 219명이다. 이는 2009년 293명 중 53.2%인 156명의 재산이 늘었던 것과 비교할 때 확연히 높아진 수치이다.
 
특히 1억원 이상 재산 증가자도 전체의 47.3%인 138명이었다. 주요 재산 증가 요인으로는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평가액 변동이 꼽혔다.

재산 증가 상위 10인을 살펴보면 이 또한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 금액도 실로 엄청났다.

정 의원이 2조2207억4586만원 증가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김 의원이 272억4639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윤상현(150억7011만원), 조진형(59억1905만원), 정의화(31억5107만원) 의원 순으로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한나라당 의원이 차지했다.
 
6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에는 한나라당 의원으로 8위에 13억498만원 증가를 보인 배영식 의원이 있었고 나머지 순위는 민주당 2명, 창조한국당 1명, 미래연합연대 1명씩 차지했다.

상위 10명의 재산 증가 총액은 2조2797억4795만원이었고 정 의원과 김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1년만에 317억5570만원이라는 엄청난 증가 금액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도 7800만원이 증가해 총액은 22억4000만원이 됐다. 재산 증가는 거주지인 서울 삼성동 단독주택 평가액이 오른 게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 박 전 대표의 재산에 대한 의혹들이 더해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의원 평균 재산 민주당의 약 두 배
자신의 기득권 버릴 수 있는 결단과 용기 필요


국회의원 전 직업을 살펴봐도 법조인·기업인·고위관료 등 정치권 입문 전부터 ‘기득권층’인 인사가 상대적으로 많다.
 
판사·검사·변호사 출신이 38명이나 돼 ‘한나라당=법조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밖에도 언론계(15명), 기업가·기업체 임원(10명), 관료(12명), 의약계(7명) 등 전문직 출신이 적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직 종사 경력을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와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 처리에 앞장서 국민들의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사법개혁 논의 과정에서 검찰 출신 의원들이 여야 합의마저 뒤집으면서 검찰 쪽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힘을 쏟았고, 신문기자 출신 의원들은 지난해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 진출을 가능케 하는 ‘미디어법’ 처리에 앞장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산상위 1~9위
한나라당 싹쓸이


이렇듯 부자와 기득권 세력이 많은 한나라당에서 고소득층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물리는 ‘버핏세’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을 필두로 한 쇄신파들이 쇄신을 요구하며 도입을 공론화하고 있어 물밑 논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반발이 예상되는 버핏세 도입 주장은 한나라당이 ‘부자정당’이란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 불고 있는 쇄신 바람과도 무관치 않다. 중산층과 중도층에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일 수 있다는 점도 당 일각에서 버핏세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버핏세는 미국의 억만장자 워런 버핏이 지난해 “부유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생긴 신조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를 재정적자 감축 방안의 하나로 도입을 제안했지만,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

소장파 등 쇄신파에서 주로 거론하고 있는 버핏세는 소득세의 최고구간과 최고세율의 과표 구간을 하나 더 신설하고 증권소득과 이자소득까지 모두 합산해 종합부동산처럼 과세하는 방안이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복지수요 확대 및 재정 건전성 유지와 관련해 부자증세 문제는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버핏세는 어차피 총선 전에 야당이 한나라당을 부자 정당으로 몰면서 제기할 문제”라며 “그때 가서 수세적인 입장에서 논의하느니 차라리 한나라당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버핏세 도입에 대해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보수층과 대기업으로부터 포퓰리즘과 좌클릭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는데다, 주요 지지층인 강남권이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는 물론 친박계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도 사실상 반대하고 있어 공론화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나성린 의원은 “누진적 재산세와 종부세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부유세 효과를 보고 있다”며 버핏세 신설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고소득층에 대해 유보한 소득세 감세를 철회하기로 한 것이 엊그제인데, 다시 그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자면 그들이 우리 당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간 친서민 정책에 힘을 실어온 유승민 최고위원도 지난 9일 “버핏세는 어떤 의미의 세금인지도 애매하고, 세수 증대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고가의 그림에 대해 양도세를 매기는 등의 방식이 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부정적이긴 마찬가지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정태근 의원이 질문한 버핏세 도입에 대해 “합리적이지 않다”며 “여러 가지 부작용이 커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해 사실상 도입을 반대했다.

버핏세 도입에
당내 혼란 가중

일부에서 버핏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이지만 이를 진정성있는 주장이라 보는 시각은 사실상 드물어 보인다. 선거를 앞둔 ‘환심성 공약’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고 버핏세를 주장하기에 이들은 지켜야 할 기득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재보선 패배의 책임과 쇄신론에 등 떠밀려 보이는 일종의 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현 정부 들어 치러진 각종 재·보선에 완패해 민심의 경고등이 줄곧 켜져 있었으나, 줄 곳 입으로만 ‘쇄신’을 외쳤던 안일함을 또다시 보이고 있다.

부자인 자신들의 세금을 늘리는 결단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좌고우면’ ‘아전인수’ 식의 자세가 아니라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보여야 할 시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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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