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물갈이론 문서’ 파문 일파만파

늙은 것도 서러운데…딱 한번만 더 하면 안 되겠니?

[일요시사=이주현 기자]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쇄신 논란에 빠진 한나라당이 ‘총선 물갈이론’이라는 해묵은 논쟁으로 다시금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공천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한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내 대권주자들까지 물갈이론을 들고 나오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구체적인 물갈이론 관련 문건이 유출됨에 따라 그 파장은 더욱더 커졌다. 물갈이론 파문과 현재 물갈이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구와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사실상 영남권의 다선·고령 의원들 ‘정조준’한 것” 반발 확산
김형오, 박희태 의장 불출마 마음 굳혀, 이상득 ‘반드시 출마’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 패배 때부터 ‘쇄신’과 ‘물갈이론’이 수면위에 떠올랐지만 ‘수박 겉핥기 식’의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10·26 재보선에서도 수도 서울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민심이반은 가속화 되고 있고 거대 집권여당은 민심의 철퇴를 맞고 있다.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들의 충돌로 당내 혼란은 더욱더 가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고령·다선 의원들
물갈이론 적반하장


김문수 경기지사가 영남 지역 50% 물갈이를 주장하고 정몽준 전 대표도 “최대한 많이 바뀌는 게 좋다”며 물갈이론을 주장했지만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일 여의도연구소의 ‘고령 의원 대거 물갈이’ 등을 골자로 하는 문건이 노출되면서부터 되었다.

여의도연구소는 A4용지 4쪽 분량의 내부 문건에서 10·26 재보선 패배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내년 총선 및 대선 승리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특히 대대적인 외부인사 영입으로 불리한 선거환경을 극복한 YS정권 하의 1996년 15대 총선과, 고령 의원 20여 명의 자진 출마포기 선언 등의 쇄신으로 탄핵역풍에도 불구하고 궤멸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2004년 17대 총선을 전략적으로 벤치마킹하거나 잘 응용해야 한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는 이어 전략적인 정국 이슈관리와 함께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운다면 내년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다며 ‘경쟁력 있는 새로운 인물’의 대대적 영입을 통한 당 이미지 일신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파문은 거셌다. 특히 친박계 고령·다선 의원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친박계 4선의 중진인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은 지난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신한국당 시절부터 총선이 가까워오면 ‘영남 물갈이론’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가 적반하장 격으로 거론돼 왔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여야가 아슬아슬하게 맞서는 경합지역인 수도권에 참신하고 신망 받는 인사들을 공천해야 당선될 수 있고 많은 숫자를 확보할 수 있다”며 물갈이는 수도권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고령 의원 출마 포기 필요성’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민주당 의원 평균 연령이 57.7세로 56.2세인 한나라당보다 1.5세 더 많은데 왜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늙은 정당으로 보느냐,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정책에 원인이 있다”며 정책 쇄신을 주장했다.

대구 동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유 최고위원은 “연령, 지역, 선수가 공천기준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수도권과 충청, 영남의 공천 기준이 달라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당이 공천개혁이라는 말을 쓰는데 많이 바꾸자고 해야지, 바꾸지 말자고 하겠느냐”며 “공천을 말할 시점이 아니라는데 공천개혁 시기가 늦었다. 말로만 개혁하는 건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지금은 (물갈이) 시점이 아니다”고 한 데 대해 반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쇄신파의 김성식 의원은 “내 충정을 비하하지 말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정태근 의원도 “배신이라는데 대통령의 저서나 읽어봤느냐고 물어본다. 이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게 하는 게 제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정 의원은 나란히 정책위 부의장직을 사퇴해, 본격적으로 쇄신 논의에 뛰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쇄신파의 핵심인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소장직을 전격 사퇴하며 쇄신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보고서 실질적
표적은 이상득?


이렇듯 당내 혼란을 가져온 이 보고서의 실질적 표적은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정조준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 됐다.

정 소장은 MB정권 출범직후인 지난 총선 때부터 지속적으로 이 전 부의장의 불출마를 주장하며 줄곳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바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부의장은 그러나 내년 총선에도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에 출마해 반드시 ‘7선 고지’에 오른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권 재창출을 이뤄낸 뒤 국회의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친이계 의원들은 자신들의 ‘수장’이나 다름없는 이 전 부의장이 불출마할 경우 레임덕이 급류를 탈 것이라 여겨 이 전 부의장 편을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이 퇴임하고 이 전 부의장마저 없다면 자신들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 전 부의장이 당내 반발과 각종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국회의장에 대한 자신의 욕심과 현 정권 들어 ‘실세중의 실세’로 군림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한 점에 대한 검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여겨진다.

친박계에서 친이계로 돌아선 4선의 김무성 전 원내대표(부산 남구을)도 “딱 한 번만 더하고 물러나겠다”며 차기 총선 출마 강행 의사를 밝힌 후 지역구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정가에서 ‘친이계의 입지가 줄어들자 다시 박 전 대표와 화해하고 싶어 한다’는 설이 떠도는 만큼 김 전 원내대표의 입지도 다급해 보인다.

불출마 고민하거나 지역구 바꿔 출마 결심 하는 의원 늘어
박근혜 안에 힘 실어준 쇄신파, 친박계와 연대 가능성 제기

이런 강경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당내 중진들의 불출마가 줄을 잇고 있어 ‘고령 의원 물갈이’가 탄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난 8월 기자회견을 통해 스타트를 끊었다.

당초 부산 신공항 문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는 등 왕성한 정치활동을 하며 출마가 예상됐으나 “당이 어려울 때 백의종군하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 따라서 19대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불출마를 공식화 한 것이다.

경남 양산이 지역구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6선인데다 국회의장 출신은 명예롭게 정계를 은퇴하는 관례에 비춰볼 때 불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의장은 그간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았지만 최근 불고 있는 물갈이 압박과 쇄신론 등 당내 분위기로 보아 입장을 정리 한 듯 여겨진다.

비교적 젊은 편인 원희룡 최고위원도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서울 양천을에서 3선을 지낸 원 의원은 지난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백의종군을 위한 진정성을 나타내기 위해 19대 총선 불출마와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청와대 정무수석에 발탁된 김효재(성북을) 전 의원은 지난 8월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내년 총선 불출마도 함께 선언했다.

이같이 친이계의 일부 고령·중진 의원들은 불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분위기여서 과연 이 전 부의장이 고령 의원 물갈이 압박에 대응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친박과 쇄신파의 연대


10·26 재보선에서 기성 정치에 대한 성난 민심이 확인된 만큼 여야 모두 공천개혁 등 쇄신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그 시기는 잠시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쇄신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 25명 중 14명이  당 쇄신이 ‘정책 혁신이 우선’이라며 박 전 대표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정태근 의원은 “일부에서 물갈이론이 나오는데 지금은 정책 혁신이 우선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의 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향후 쇄신국면에서 친박계와 쇄신파 간의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는 부분이다. 당 내외적으로 갖은 어려움에 직면한 한나라당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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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