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53>새 서울시장과 시장 전망

‘박원순 시대’부동산 구조조정 초읽기


새로운 서울시장이 등장함에 따라 서울시가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의 대폭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서울시의 늘어난 부채축소를 목표로 한강르네상스 개발사업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 전면 수정내지 보류·축소, 서민용 공공임대아파트 대거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 추진하던 ‘오세훈 정책’대폭적인 변화 예고
부채 축소 목표로 각종 개발사업 전면 수정 불가피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장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은 대규모 개발사업의 위축과 대외 경제여건의 불안으로 약보합 내지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박 시장 체제가 출범하면 이미 침체에 빠진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이 큰 폭의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모았다.

이는 박 시장이 뉴타운과 같은 대규모 도심개발 사업보다는 순차적으로 낡은 단독·다세대주택을 유지·보수하는 두꺼비하우징 사업 등의 지역공동체 친화적인 개발사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지지부진한 상당수 뉴타운·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주민 투표를 거쳐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개발이익 기대감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 현상을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흐지부진 했던 뉴타운의 경우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지금도 서울시내 뉴타운 촉진구역 241곳 중 70곳은 주민들의 사업추진 의지가 없어 현재까지 조합추진위 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강남권을 제외한 일부 지역의 재건축 연한 폐지에 대해서도 주택시장 침체로 재건축의 사업성마저 떨어져있기 때문에 서울주택시장이 크게 반응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사업들 위축
“하락세 이어갈 것”
 
‘한강르네상스 사업’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오세훈 전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주요 개발사업이지만 새로운 서울시장의 등장으로 한강르네상스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박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전시성·토건성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어 대다수 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하나인 양화대교 공사는 규모가 달라진다. 박 시장은 안전상의 이유로 교각공사 규모를 줄여 진행하기로 했다.

다른 논쟁사업은 한강대교 인근 노들섬에 한강예술섬을 만드는 사업이다. 아직 착공 전인 6735억원 규모의 한강예술섬 사업은 노들섬 접근 교통망 부족으로 연결 철도 등 교통망 개선 사업을 포함, 약 1조원의 비용이 드는 낭비성 사업이라며 백지화 카드를 갖고 있다.

반포대교 남단에 떠있는 공연·전시장인 세빛둥둥섬에 대해서도 박 시장은 공공에 이익이 되는 방법으로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세빛둥둥섬은 안 했어야 할 사업”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특히 전략정비구역인 여의도나 압구정동은 주민반발이 심해, 규모가 대폭 줄어들거나 개발계획 변경이나 폐지가 될 가능성도 크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중단할 수 있는 사업을 중단하고 한강을 생태적으로 복원하겠다는 게 박 시장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착공전인 한강대교 인근 노들섬에 한강예술섬을 만드는 사업은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화대교 공사는 안전상의 이유로 교각공사 규모를 줄여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8만 가구를 건설하기로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 공약은 전임 시장이 내건 공공임대주택건설공약과 비슷한 면이 있어 기존 공공임대주택건설 계획을 세부적으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 공약내용 대로하면 서민·중산층에게는 장기전세주택을, 저소득층에게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공공시설 및 대학주변의 1∼2인 소형주택을 공급하는 민간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전세보증금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오 전 서울시장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소형위주로 공급하면서 기본틀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 기간 중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가까운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명확한 재원 조달 방안은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게 단점이다. 가령 임대주택 8만 가구를 건설하려면 3조원가량의 재원이 필요한데, 임대주택 건설 주체인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부채를 줄이겠다고 공약을 내거는 것은 모순된다.

보궐선거인 만큼 남은 서울시장 재임기간이 2년8개월밖에 남지 않아 공약이 제대로 시행될지도 의문이다. 이 기간 동안 급작스러운 큰 변화의 폭포수 같은 물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민들을 위한 작은 변화의 물줄기가 몇 차례에 걸쳐 흘러들 것으로 보인다. 단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와의 조율은 전임시장과 달리 순조로울 수 있다는 것이 정책수행에 있어서 장점이라 볼 수 있다.

소형 오피스텔이나 상가, 도시형 생활주택, 원룸 같은 수익형부동산은 새로운 서울시장 취임 이후에도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입해도 좋을 성 싶다. 오히려 서울 주택시장 침체가 깊어질수록 이러한 유형의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임대주택공급확대를 포함한 서민들을 위한 주택시장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상승에 의한 기존 주택시장 활성화를 기대해 매수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서울 지역에서 주택마련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잠재매수자들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나 일반분양물량, 급매물과 경매를 이용한 저렴한 매물 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좋다.

적어도 박 시장의 취임 이후 나올 구체적인 서울시 부동산 정책과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매수시기를 내년으로 미뤄도 될 듯 싶다. 박 시장은 대규모 도심개발 사업보다는 순차적으로 낡은 단독·다세대주택을 유지·보수하는 두꺼비하우징 사업 같은 지역공동체 친화적인 개발을 정책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지부진한 상당수 뉴타운·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주민 투표를 거쳐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개발이익 기대감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 현상을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작정 개발보다
서민 주거복지를”
 
박 시장의 공약 내용대로라면 이미 찬바람이 부는 뉴타운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물론 일반 주택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도 불가피하다. 특히 한강르네상스 계획 역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압구정을 비롯한 강남권 기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이 매매보다는 전월세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서울 집값이 당분간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주택 활성화로 전세난을 해결하려는 것이 박 시장 주택정책의 핵심이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조절해 이들 사업으로 인한 이주수요가 전월세 시장에서 공급부족을 유발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박 시장의 임대주택 정책과 관련한 재원 마련과 인위적인 임대료 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뉴타운·재건축 재검토할 듯
한강르네상스도 보류·축소
서민용 아파트 대거 공급
임기 중 8만 가구 건설 공약

이런 가운데 주택 취득세 50% 감면 조치의 종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뜩이나 침체한 부동산 시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억원 미만 주택 등에 대해서는 감면 조치가 부분적으로 연장될 예정이지만 그 폭은 줄어들게 돼 거래 부진과 전세난 압박에 시달리는 주택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올해 말로 끝나는 취득세 감면 혜택의 연장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지만 부동산 현장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협회는 최근 행정안전부와 국토해양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건의서를 제출해 취득세 감면 기간을 내년 말까지로 1년 더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등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국내 투자심리가 잔뜩 위축된 가운데 세제 혜택마저 줄어들면 침체한 주택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전세난 해결을 위해 주택 매매거래를 살리고,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서는 취득세 감면이 꼭 필요하다”며 “주택 거래가 늘어나야 일자리 창출과 내수경기 활성화가 가능하고 지방세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한 1주택자나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종전 4%에서 2%로,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한 1주택자의 취득세율을 2%에서 1%로 각각 낮췄는데 세수 감소에 따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로 감면 기간을 전면 연장하지는 못 했다. 다만 9억원 이하 1주택자와 일시적인 2주택자에 한해 내년까지 1년 더 취득세를 줄여주기로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지만 세율이 올해 1%에서 내년 2%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에게는 사실상 세금이 늘어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업계가 신축주택 판매 부진과 신규 사업물량 감소 등으로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는데 취득세 혜택이 사라지면 주택 매수세가 더 줄어들지 않겠느냐”며 “건설사의 신축 분양주택, 특히 중대형 판매에 더욱 애로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 집 마련 내년에”
수익형 영향 없어

부동산 전문가들도 취득세 감면 조치의 종료가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정보업체 관계자는 “부동산은 세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취득세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세금 중 가장 비중이 크니까 취득세 환원 조치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다”며 “수요자들에게는 세금이 종전 수준으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더 오르는 것처럼 느껴질 테니 거래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토해양부도 고민에 빠졌다. 취득세 감면 연장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자체가 세수 부족으로 반발하고 있고, 3·22 대책에서 취득세 세수 감소분을 정부가 전액 재정에서 보전해주기로 했던 만큼 정부 재정상황 등을 고려할 때 연장을 고집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이 최근 주택거래량 증가에 도움이 된 만큼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취득세 감면 혜택은 지자체와 세수와 정부의 재정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취득세 감면 조치의 종료가 더 깊은 침체의 늪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엿보인다.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 우려, 금융환경의 불안 등으로 하향세를 탄 중대형 아파트와 재건축 매매가격이 더욱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발보다는 서민 주거복지를 우선시하는 박 시장의 당선으로 싸늘해진 재건축 시장은 취득세 원상 복귀가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도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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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