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49>스타들의 투자 성적표

이승엽·서태지 ‘웃고’박지성·장동건 ‘울고’

부동산 재테크는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로 일반인은 물론 유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 스타들은 인기에 비례하는 부와 명예를 얻지만, 거품과 같은 인기만 믿고 여유를 부릴 수는 없기에 늘 노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부동산 재테크의 위력을 간과할 수 없는 별(스타)들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는 오랫동안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해왔다. 최근 여러 분야 유명인들의 부동산 재벌 대열 합류로 또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별들의 재테크 성향을 살펴봤다.

안정된 노후 위해 상가매입 등 부동산 재테크
성공한 ‘투자 달인’연예인·스포츠인 극소수

사실 유명인의 재테크의 ‘달인’급 스타는 연예 스포츠계를 모두 뒤져도 한 손에 꼽을 만큼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스타들에게는 복잡한 재테크 상식을 숙지하는 것부터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별(스타)들에게 사랑받는 재테크 방법은 주로 부동산인데 벌이가 대단한 만큼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금액은 기본이고 용도 또한 다양하다. 스타의 경우 전성기 수입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특히 부동산은 비교적 안전한 재테크 방식으로 꼽힌다.

전성기 때 바짝 벌어
‘안전빵’에 묻어둔다

박찬호, 이승엽 등 스포츠 스타들은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형 빌딩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상가 투자시 점포형보다는 빌딩형을 선호하는데 스타의 이름가격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임대 수익 역시 투자형 빌딩족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얼마 전 야구선수 이승엽이 고가의 상가빌딩을 매입하면서 스타 빌딩족 대열에 합류했다. 이 건물은 서울 성수동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건물의 매입가는 307억원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스타 소유 부동산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세 상승 가치가 더욱 높을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이승엽에 앞서 빌딩족 대열에 자리 잡은 것은 박찬호다. 박찬호는 2005년 서울 신사동에 지상 13층·지하 4층 규모의 ‘PSG(Park’s Sports Group) 빌딩’을 세웠다. 이 건물의 시세는 현재 18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건축 당시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농구선수인 서장훈도 서울 양재역 부근에 ‘다보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서장훈은 1999년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이 건물을 법정경매를 통해 약 3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물론 실패한 사례도 있다. 축구선수 박지성은 경기도 용인 흥덕지구에 지하 2층∼지상 7층의 상가 건물 ‘스타프라자’를 올렸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가 관리하는 에이전트 회사 ‘JS리미티드’는 2008년 재테크를 위해 이 상가를 올렸지만 최악의 실패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용인 흥덕지구에서 완공된 상가 ‘스타프라자’의 땅 소유자는 박지성으로 개발자가 박씨다. 그러나 상가경기 침체로 분양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 빌딩족들이 소유한 건물은 자신만의 작업 공간으로 활용된다. 가요계 대표적인 빌딩족은 서태지다. 서태지는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 시가 255억원 상당 건물의 소유주다.

‘서태지 빌딩’은 겉으로 보기에는 1층에 입주한 상점을 제외하곤 병원 건물로 사용되는 평범한 건물인데 비밀은 지하에 숨겨져 있다. 지하 2∼3층에 구성된 서태지의 비밀 작업실은 지하에서 맨 위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출을 최소화하고 음악적인 소통만을 즐기는 서태지다운 모습이다.

이승철, 이승환, 신승훈
50억∼70억대 건물 소유

이외에도 이승철, 이승환, 신승훈 역시 음악 작업을 위해 시가 50억∼70억원대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싱어송 라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원활한 작업을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한 것인데 이승철은 1999년 경매를 통해 삼성동 소재 부지를 매입해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 건물을 세웠다. 이승철은 이후 자신의 음악 스튜디오와 음반 제작회사를 입주시켰고, 이 건물에서 거주도 한다.

이승환 역시 자신의 건물에서 음반 작업과 주거를 겸한다. 이 건물의 지하에 자신의 작업실을 마련했다. 신승훈은 신사동에 지상 6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건물 내에 음반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해 놓고 있다.

본인이 소유한 빌딩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연예인도 있다. 
연예계 대표적인 선행스타 차인표·신애라 부부 소유의 빌딩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차인표의 건물은 ‘교육 전문 프리미엄 빌딩’이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2008년 교육 연구 용도로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 건물을 세웠다.

건물에는 이들 부부가 한 때 직접 운영했던 어린이 교육 시설인 ‘키즈12’가 입주해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추정하는 이 건물의 시가는 200억원 이상이지만,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이 건물임대로 인한 수익이 전혀 없다. 이는 신애라의 특별한 교육 철학과 아내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인표의 지원 덕분이다.

A급 스타들은 대형 빌딩에 올인
고급 아파트·빌라로 큰 차익도

그렇다면 유명 스타들의 주거용 부동산 재테크와 그 성적은 어떨까.
주거용 고급 빌라로 큰 시세 차익을 거둔 대표적인 연예인은 가수 조영남이다. 최근 조영남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상지리츠빌’ 2차를 처분하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었는데 30억원에 샀던 아파트가 60억원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청담동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방송인 노홍철은 지난해 경매를 통해 구입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노홍철이 22억원에 낙찰 받은 이 아파트는 현재 27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도 안 돼 5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지역은 전략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아파트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 재개발 지역이나 한강변에 주택을 소유한 연예인들은 재테크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코미디언 이경실은 용산구 한강로 3가에 있는 ‘씨티파크’에 투자해 1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 씨티파크 2채를 소유하고 있는 이경실은 1채는 14억원에 분양받았고, 나머지는 분양권을 16억원에 사서 매입했다. 현재 시티파크 매매가는 20억원이 넘기 때문에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용산 개발 호재로 탤런트 사미자와 방송인 백지연도 큰 수익을 거두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파크타워’를 5억원에 매입한 이들은 300% 수익을 올렸다. 당시 3.3㎡당 1000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 4000만원으로 뛰어오르며 20억원을 넘어섰다.

옛 단국대 터에 들어서는 ‘한남더힐’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1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분양권을 받은 것만으로도 투자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영화배우 안성기, 가수 이승철, 연극인 손숙이 계약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하는 배우 이영애, 엄정화, 박예진, 수애, 서지영, 김명민은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시세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동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는 탤런트 견미리 역시 2년 전 평당 2000만원에 샀던 토지가 올해 3000만원으로 오르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용산·한남동 ‘짱’
도곡·흑석동 ‘꽝’

반면 강남구 도곡동이나 삼성동, 동작구, 흑석동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연예인 아파트라 불렸던 ‘타워팰리스’는 최근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찾는 이들이 없는데, 이는 노후한데다가 집 구조가 좋지 않고 환기가 나쁘다는 단점 탓이다.

40억원을 넘어서던 것이 올해 30억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경매가로 15억원에 낙찰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영화배우 신현준, 박중훈, 윤태영과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 심형래, 가수 이정현씨 등 많은 연예인들이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다.

삼성동도 주가가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가수 이효리와 이승기는 삼성동에 위치한 ‘브라운스톤 레전드’에 입주했다. 구입 금액은 30억원대 초반이다. 거실이 다이아몬드 형식으로 각이 져 있는데다가 위치도 좋지 않아 2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을 정도이다.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30억원대에 구입한 흑석동 ‘마크힐스’도 상승 호재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호 지역이 아닌 동작구 흑석동인 데다가 일대에 고급 빌라가 전혀 없어 부촌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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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